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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오시마의 제국 - "오시마 나기사" 회고전 본문

서울아트시네마소식

오시마의 제국 - "오시마 나기사" 회고전

Hulot 2010. 6. 25. 10:45



 

이미 말씀드렸던 것처럼, 7월 9일부터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22편의 영화가 상영되는 '오시마 나기사 회고전'이 열립니다.

오시마 나기사 감독은 군국주의 일본의 국가와 사회, 광기와 검열에 대해 격렬하게 비판한 지적인 감독으로 5-60년대 새로운 영화가 전세계적으로 꿈틀거리고 있을 무렵, 가장 전위에서 서서 세계영화의 한 흐름을 주도한 감독입니다. 이번 ‘오시마 나기사 회고전’에서는 쇼치쿠 누벨바그의 시작을 알리는 대표적인 걸작 <사랑과 희망의 거리>, <청춘 잔혹 이야기>, 60년대 일본열도를 뒤흔든 혁명운동에 대한 성찰이 담긴 <일본의 밤과 안개>, <신주쿠 도둑일기>, <도쿄전쟁전후비화>, 그리고 혁명적인 걸작인 <교사형>과 <의식>, 재일 한국인의 문제를 다룬 <윤복이의 일기>, <소년>, 성과 범죄에 대한 센세이셔널한 작품 <감각의 제국>, <열정의 제국>, 그리고 오시마 나기사의 팬들이라면 꼭 필름으로 보고 싶어하는 <전장의 메리 크리스마스> , 그리고 그동안 소개될 기회가 없었던 <열락>, <일본춘가고>, <동반자살 일본의 여름>, <닌자 무예장>, <여름의 누이>, <막스 내 사랑> 등 22편의 영화가 상영됩니다.  

오시마 나기사는 전후 일본의 영화 지도를 완전히 뒤바꿔 버린 영화 감독입니다. 그는 오즈 야스지로, 미조구치 겐지와 같은 거장들의 작품과는 완전히 다른 전후 일본의 새로운 시대적 기운을 영화에 담아냈고, 유럽 예술과 문화, 그리고 5-60년대의 지적인 기운을 섭취 대담한 영화를 만들어낸 창조자였으며 평생 성과 폭력, 죽음 그리고 일본에서 터부시되는 이야기들과 당시의 검열을 테스트하기 위한 일련의 작품을 만들어내며 가차없이 일본의 국가와 사회를 비판한 혁명가입니다. 1959년 쇼치쿠 영화사의 중견 조감독이었던 오시마 나기사는 약관 27살의 나이에 연공서열을 무시하고 <사랑과 희망의 거리>의 감독으로 발탁되어 아버지의 세대에 반발하는 새로운 영화의 물결(쇼치쿠 누벨바그)을 만들어냅니다. 가난한 소년의 희망의 좌절을 그린 <사랑과 희망의 거리>, 현대적 청년들의 기성도덕에 대한 반발을 격렬하게 그려낸 <청춘 잔혹 이야기>, 오사카 빈민가 똘마니들의 삶을 그린 <태양의 묘지>, 60년대 미일 안보투쟁을 다룬 <일본의 밤과 안개> 등으로 오시마는 2차대전의 패배, 책임을 방기하는 아버지 세대에의 반발, 급진적인 좌파 세력의 옹호 등으로 일본 영화사상 이전에 없었던 놀라운 영화들을 만들어냅니다. 이 과격한 주장에 움찔한 쇼치쿠 영화사는 <일본의 밤과 안개>의 상영을 중지시켰고, 오시마 나기사는 그런 회사에 반발해 쇼치쿠를 그만두고 독립 프로덕션인 ‘창조사’를 세워 독립영화 제작과 배급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오시마 나기사는 이후 2차 대전 당시 추락한 미군 병사에 대한 시골 주민들의 증오를 통해 일본의 ‘범죄 행위’에 날카로운 비판을 담아낸 <사육>, 전쟁으로 인해 빈곤한 삶에 처했던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윤복이의 일기>, 무엇이 올바른 것이고, 무엇이 그릇된 것인지 분별할 수 없는 시대의 고통과 그런 세계를 뚫고 나가려는 젊은이들의 위풍당당한 행진곡 <일본춘가고>, 그리고 두 명의 일본인 소녀를 강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어 1963년 사형 당한 재일 한국인 고등학생의 실화를 소재로 만든 <교사형>(1968)을 통해 일본의 군국주의와 극단적인 민족주의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의 국가와 사회, 가족에 대한 강렬한 비판을 감행한 오시마 나기사는 70년대에 들어 보다 인간의 내면에 집중, 성과 범죄에 대한 성찰과 인간이 긍정적 에너지를 표출하기 위해 성과 혁명을 결합한 놀라운 작품을 만들어냅니다. 1976년, 칸 영화제 감독 주간에 상영된 <감각의 제국>은 오시마 나기사의 명성과 그의 대중적 영향력을 세계에 알린 충격적인 작품입니다. 그는 일본에 군국주의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 1936년을 배경으로 기성의 도덕과 멀리 떨어진 채 단지 섹스와 사랑만을 추구한, 일본 연애사에 가장 센세이셔널한 사건이었던 ‘아베 사다 사건’을 소재로 남녀의 사랑을 격렬하게, 하지만 매우 슬프게 그려냅니다. 이 영화로 오시마 나기사는 재판에 회부되는 등의 고통을 겪기도 했지만, 2년 뒤에 만든 <열정의 제국>에서 다시 한번 섹스와 범죄에 대한 원숙한 예술적 표현을 성취,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습니다.


1983년에는 데이비드 보위, 기타노 다케시, 사카모토 류이치 등 호화 배우들을 캐스팅해 일본인의 서양인에 대한 이율배반적인 애증과 동성애를 다룬 아름다운 작품 <전장의 메리 크리스마스>를 발표 또 한번 세계를 놀라게 만들어냅니다. 성과 정치, 범죄 등 그간 일본 사회에서 터부시되어 왔던 주제를 영화로 만들었던 오시마 나기사는 <막스, 내 사랑> 이후 근 13년간의 긴 공백을 깨고 사무라이 영화 <고하토>를 만들어 또 다른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김성욱) 

상영작(22편) 

사랑과 희망의 거리(1959) 
청춘 잔혹 이야기(1960)

태양의 묘지(1960)

일본의 밤과 안개(1960)

사육(1961)

열락(1965)

윤복이의 일기(1965)

백주의 살인마(1966)

닌자 무예장(1967)

일본춘가고(1967)

동반자살 일본의 여름(1967)

교사형(1968)

신주쿠 도둑 일기(1969)

소년(1969)

도교전쟁전후비화(1970)

의식(1971)

여름의 누이(1972)

감각의 제국(1976)

열정의 제국(1978)

전장의 메리 크리스마스(1983)

막스 내 사랑(1987)

고하토(1999) 

* 상영시간표는 곧 공지될 예정입니다. 서울아트시네마 홈페이지, 
카페서울아트시네마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