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영화 100년을 기억했던 시네마테크의 10년


1월 12일 오후 7시. 종로 낙원상가에 위치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2012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이 열렸다.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이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서울아트시네마의 개관 10년을 맞은 첫 번째 행사답게 22명의 영화인이 친구들로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다. 개막식에서는 10주년을 기념해 김종관 감독이 만든 트레일러가 처음으로 공개됐고 10주년을 맞는 시네마테크에 대한 희망과 근심이 담긴 친구들의 인터뷰 영상이 선보였다. 배우 권해효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부터 개막작 <황금광 시대>의 상영, 그리고  훈훈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리셉션까지의 생생한 현장을 전한다.(김고운, 송은경)


 



1월 12일 저녁, 서울아트시네마 로비는 ‘2012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이하 ‘친구들 영화제’)’의 개막식을 축하하러 온 영화인들과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서울아트시네마의 새로운 한 해를 알리는 신호탄이자, 일 년 중에서 극장이 가장 활기찬 ‘친구들 영화제’를 즐기러 온 관객들의 표정에는 사뭇 설렘과 기대가 엿보였다.

 

저녁 7시부터 진행된 개막식은 첫 회부터 사회를 맡아 온 사회자 권해효 씨의 인사로 시작됐다. 어느덧 서울아트시네마가 개관 10주년을 맞이했다는 것으로 말문을 연 그는 “한국 영화계라는 참으로 척박한 환경에서 씨앗을 뿌리고 10년 동안 지금까지 버텨오는 동안 함께해주신 시네마테크 관계자 분들, 관객 여러분들, 서로 자축의 박수를 보냅시다”며 개막식의  희망찬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후 본격적인 개막식은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최정운 대표의 개막선언으로 시작되었다. 최정운 대표는 추운 날씨에도 개막식을 찾아준 영화인들과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영화제는 오늘부터 40일간의 여정으로 기획되어 있다. 이 기간 동안 여러분들이 좋은 영화, 맘에 드는 영화와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란다”며 올해에도 영화를 함께 나누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를 기원했다.

 



영화진흥위원회 김의석 위원장은 앞으로도 영화계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을 전하며, “내가 영화를 공부할 때는 이러한 극장이 없었기 때문에 프랑스 문화원이나 독일 문화원을 전전하며 영화를 보러 다녔다. 이런 시네마테크가 그때도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공간과 영화제 모두가 소중하다’며 서울아트시네마가 “영화를 배우는 사람들에게는 학교이기도 하고, 꿈의 공간이자 대화의 공간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함께한 영화들, 친구들에 감사한다

개막선언과 축사 이후에 서울아트시네마 개관 10주년을 기념한 트레일러와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인터뷰가 담긴 영상이 첫 선을 보였다. 아름답고 푸르른 바다를 배경으로 제작된 이번 트레일러는 김종관 감독이 제작을 맡았고, 뮤지션 몬구와 요조, 김종관 감독의 폴란드 친구들이 참여했다. 특히 ‘축제, 100년을 기억했던 10년’이라는 문구는 트레일러를 감상한 영화인들과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박수갈채를 받았다. 친구들의 인터뷰 영상에는 개관 10주년을 맞은 시네마테크에 대한 영화인들의 소회가 담겨 있었다. “수많은 영화를 상영한 만큼, 수많은 친구들이 찾아왔는가?”라는 자성적인 태도를 보인 류승완 감독을 발언을 시작으로, 이준익 감독은 “시네마테크 보다 중요한 것은 친구들”이라 말했고 이창동 감독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화에 대한 사랑”이라는 말을 전했다.


 

개막 영상이 공개된 후 사회자인 권해효 씨의 인상적인 말이 이어졌다. 그는 “내 생각엔 서울아트시네마는 매일 영화를 압도하는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가 뭘 만들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당황하는 영화학도들에게 과거의 넘치는 상상력을 보고 용기를 얻어 돌아가게 해주는 곳”이라며 “100년 이상 존재했던 영화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그 영화들을 볼 수 있게 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이 있었다”며 감상을 전했다. 이어 ‘2012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을 대표해 이해영 감독이 무대에 올랐다. 이해영 감독은 “작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 참여하면서 영화가 갖고 있는 원초적인 기쁨, 관객과 나눌 수 있는 가장 본질적인 즐거움을 공부하고 깨닫게 됐다. 올해도 그런 기쁨을 누릴 수 있어서 굉장히 기쁘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에 배우 신하균 씨와 함께 선택한 <부기나이트>가 요즘 드라마로 인기몰이 중인 신하균 씨 덕택에 빠르게 매진됐다면서 “나와 작품을 했을 땐 한 회 매진도 어려웠다. 과연 지금 드라마를 찍는 신하균은 누구고, 나와 작품을 한 신하균은 누군가. 이런 불편한 진실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라는 익살스런 농담을 해 개막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채플린의 무성영화를 다음에는 서울시향과 함께

모든 축사가 끝난 뒤에는 이번 영화제에 참여한 친구들의 소개가 있었다. 이번 영화제에는 영화감독 13인, 영화배우 7인, 영화평론가와 아티스트 각 1인이 참여하여 총 22인의 친구들이 참여했다. 친구들이 선택한 작품은 모두 19편이다. 이어서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의 손소연 사무국장의 발표로 지난해 서울아트시네마의 성과보고가 있었다. 지난 해의 운영 상황과 후원금에 관한 보고가 있었다. 지난 2011년에는 16개의 기획 프로그램, 정기상영회 56회, 대관행사 16건으로 총 325편의 영화를 상영했다고 한다. 손소영 사무국장은 보고를 마치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사실 매우 단순한 것이다. 좋아하는 영화를 많은 사람들과 보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46일의 영화제 기간 동안 상영될 영화 30편의 하이라이트 영상이 소개됐고, 마지막으로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가 무대에 올랐다. 그는 먼저 “작년 연말에 서울시의회에서 전용관 지원 조례가 통과됐다. 서울시가 시네마테크 전용관 혹은 독립영화, 예술영화 전용관을 지원해야 한다는 조례다. 조례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지난 한 해 동안 수고해주신 김미경 의원님 감사드린다”며 개막식에 참석한 김미경 의원을 소개했다. 이어 이번 영화제의 프로그램과 개막작으로 선정된 <황금광시대>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채플린이 “배고픔과 허기를 웃음으로 만들어 낸 위대한 작가”라며 지난 한 해 동안 극장뿐만 아니라 사회적 현실에서도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 영화를 통해 배고픔과 허기가 또 어떻게 즐거움으로 바뀔 수 있는지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개막작 선정과 관련해서는 “이번에 상영하는 영화는 채플린이 내레이션을 넣은 1942년의 유성버전이다. 원래 이 영화의 1925년 오리지널 버전을 상영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오리지널 버전을 상영하기 위해서는 오리지널 스코어를 연주해야 하는 조건이 있었다. 지난 해 전 세계적으로 이 영화가 영화제나 시네마테크에서 상영됐는데, 모두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있었다. 뉴욕에서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함께 했다. 이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했을 때,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서울시향과 함께하는 게 꿈이었지만 장소의 협소함으로 그러지 못했다(웃음). 그런 점에서는 아쉽지만, 아마 다음에는 서울시의 지원으로 그런 소망이 실현되었으면 한다”는 말을 남겼다.

 

모든 사전 행사가 끝난 후, 곧바로 개막작 찰리 채플린의 <황금광 시대>가 상영됐다. 채플린의 영화로 관객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웃음과 행복을 얻을 수 있었다. 상영 이후에는 ‘리셉션 및 후원의 밤’ 행사가 극장 근처의 인사광장에서 열렸다. 따뜻하고 풍성한 먹거리와 영화인의 맥주 MAX가 준비되어 있었고, 인사광장을 가득매운 사람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행사장의 열기는 11시가 넘도록 식을 줄 몰랐다. 
이제 지난 10년이 그러했듯, 앞으로의 시간도 친구들과 함께 즐길 차례만이 남았다. 올해로 10년을 맞는 첫 번째 행사인 ‘2012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이제 함께할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김고운, 송은경 |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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