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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베를린의 가장 오래된 영화관 중의 하나인 키노 콜로세움이 코로나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다고 한다. 베를린 영화관들은 7월 2일 일제히 다시 문을 열 예정이라는데, 1924년 개관한 키노 콜로세움은 이미 지난 5월 파산신청을 냈고 영업을 더는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 한다. 코로나 위기 이전부터 폐관 계획이 있었다지만, 위생 규칙과 좌석 제한을 준수하는 것으로는 비용을 감당하고 수익성 있는 미래의 운영이 불가능하다. 백년을 넘기지 못하고 극장은 폐쇄를 유지하고 철거 계획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스날과 베를린 필름뮤지엄이 함께 있는 포츠담 광장 소니센터의 시네스타도 지난해 말 문을 닫았다. 소니센터는 얼마전 20주년을 맞았다. 그럼에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이미 6월초에 10여개관에 달하는, 여름 베를린 ..
드디어 파리의 영화관이 문을 열었다. 어제(22일) 파리 시내의 영화관들이 일제히 불을 켜고 관객을 맞기 시작했다. 암흑속에 있은지 근 100일만의 일이다. 법정 시간인 22일 오전 12시를 넘기자마자 신년행사처럼 재개장을 축하하는 심야상영을 한 극장들도 있다 한다. 전쟁 중에도 닫지 않았던 영화관을 재개하는 극장 관계자들과 관객들의 기쁨은 인터뷰에서도 느낄 수 있다. 프랑스 극장협회(FNCF)의 추산에 따르면, 지난 휴관 기간 거의 6천만 명에 가까운 입장 손실(4억 유로)이 있었다고 한다. 극장들은 다소 엄격한 위생 규칙을 따르는데, 1미터 좌석 거리두기(연인, 가족, 친구들은 옆자리에 앉을 수 있다)와 상영관내 좌석 제한(하지만 50% 제한 규정은 없어졌다), 마스크 착용 권장(복도와 대기실은 마스..
“너도 한번 오노미치에 오렴.” 지극히 평범한 이 말이 지금까지 진행되던 의 이야기-세계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되돌려버린다고 생각한다. 영화속 그 말에 이끌려 내가 오노미치를 찾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도쿄를 방문한 시어머니는 노리코와 작별을 고하며 오노미치를 찾아오라 말하는데, 실은 무심한 운명이 먼저 그녀를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게 한다. 하라 세츠코가 연기한 노리코는 오노미치가 조금만 더 가깝다면 찾아뵙고 싶다며 죄송해 한다. 오즈의 가 공개된 1953년 무렵, 오노미치는 실제로 도쿄에서 꽤 먼 곳이었다. 기차로 12시간을 가야 했다고 한다. 영화속 오노미치는 그러나 멀지만 가까운 곳이기도 하다. 시어머니의 당부는 생의 마지막 말이 되었고, 노리코는 그 유언을 따르듯 오노미치를 찾는다. 어쩌면 오노미..
지난 4월 7일, 아메리칸 시네마테크American Cinematheque가 아녜스 바르다의 미공개 단편을 온라인으로 세상에 공개했다. 라는 5분 분량의 작품. 프랑스에서 LA로 건너가 아메리칸 시네마테크의 프로그래머가 된 그웬 데그리스의 사연을 바르다 감독만이 가능한 사려 깊고 우정 어린 시선으로 담고 있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 관한 홍보영상
지난해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특별전으로 소개한 하마구치 류스케 Hamaguchi Ryusuke 감독의 (2016)를 4월 26일까지 한 달간, 온라인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아래의 vimeo 사이트에서 영어자막본으로 상영한다. 이 영화는 원래 의 크라우드 펀딩의 혜택으로 기획된 단편작품이다. 이상한 일이지만,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 빗속을 걸어가는 두 사람을 보며 알랭 레네의 (2009)한 장면을 무심결에 떠올린 적이 있다. 지금까지 전혀 관계가 없었던 두 명의 삶이 엉뚱한 일로 교차하며 이들의 새로운 만남이 삶의 이상한 관계를 만들어내는 순간. 레네의 영화에서 여자는 홀로 카페에 앉아, 한 남자가 영화관에서 나오기를 기다린다. 그는 한국전을 다룬 (1954)를 보고 있는 중이었다. 이런 내레이션이 흘러..
부산의 예술영화관 국도예술관이 오늘 1월 31일 마지막 상영후 문을 닫는다고 한다. 건물주로부터 임대계약 연장 불가 통보를 받았다고. 한국에서라면 유독 흔한 일이다. 우리도 겪었던 일이다. 중구 남포동 옛 국도극장에 있던 국도예술관. 지금 그 자리는 CGV남포가 되었고, 2008년 6월 남구 유엔기념공원 근처에 있는 가람아트홀로 이전해 십년을 채우지 못하고 폐관한다. 이 또한 한국에서는 유독 흔한 일이다. 오늘 총회에 참석했던 지역 시네마테크 관계자들은 내일 극장의 마지막을 함께 할거라 한다.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개막일이 오늘이라 멀리서나마 폐관의 아쉬움을 마음으로만 보낼 뿐이다. 사람들과 헤어져 집에 돌아온 열시 무렵, 사무국장에게서 동파된 수도관에서 물이 흘러 서울아트시네마 사무실 바닥이 ..
슬랩스틱 개그의 쿨한 매력 - 버스터 키튼 회고전* 68혁명 당시의 파리를 배경으로 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2003)의 한 장면에서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를 돌아다니며 영화에 몰두한 두 명의 청년 매튜(마이클 피트)와 테오(루이 가렐)는 무성영화의 전설적인 코미디 배우에 대해 설전을 벌인다. 테오는 찰리 채플린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코미디 감독이라며 에서 채플린과 눈먼 소녀가 나중에 다시 만나는 장면을 예로 들고 있다. 매튜는 채플린을 깍아내린다. 그는 위대한 배우였을 뿐이라고. 키튼이야말로 20년대의 고다르이자 위대한 작가였다고 그는 말한다. 매튜는 키튼의 의 한 장면을 떠올린다. 채플린과 키튼, 이들 중 누가 더 위대한 무성 코미디 감독이었는가를 묻는 질문은 아마도 20년대 할리우드에서 익살희극이 등..
따지고 보면 놀라운 일도 아니다. 기록에 따르면 식민지 치하의 조선에서는 '시적 리얼리즘' 혹은 '사회적 판타지'라 명명된 1930년대 프랑스 영화들이 대거 수입되어 관객들의 사랑을 얻었다. 자크 페데나 마르셀 카르네의 영화, 줄리앙 뒤비비에의 (1936), (1937)과 같은 작품들이 특히 대중적 인기를 얻었는데, 가령 작가인 김남천은 (첫 개봉 제목은 이었지만, 전후에 재개봉할 때 이란 제목으로 바뀌었다)을 본 후의 소감을 소설에서 이런 식으로 기술한다. “어떤 날 오후, 봄이라지만, 아직도 치위가 완전히 대기 속에서 가시어 버리지 않은 날, 나는 영화 상설관에서 를 구경하고 일곱 시경에 거리에 나섰다. 저녁을 먹어야 할 끼니때가 이미 지났으나, 곧 뻐스에 시달리면서 집으로 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