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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예술가에 대한 지원이나 문화공간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당연하고 필수적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한국에서는 꽤 드물고, 때론 비난하는 이들도 있다. 문체부나 영진위 같은 기관의 경우에도 나서서 문화예술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을 내세우지는 않는 편이다. 그래서 반가운 말들이 바깥에서 들려오기도 한다. 코로나 시대에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면서 독일의 메르켈 수상이 “문화는 우선순위 목록에서 가장 위에 있다”고 했던 것처럼 말이다. 영국의 경우에도 나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의 급격한 확산으로 영국 전 지역에서 크리스마스 기간 중 모임에 엄격한 제한이 내려진 가운데, 한국의 영진위에 해당되는 영국영화협회(BFI)는 영국 전역의 202개의 독립 영화관에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문화복구..
지난해 코로나 감염확산으로 입은 극장 피해 가운데 관객수와 매출 감소에 더해 큰 손실은 극장 고용인력 감소다. 영진위 통계를 보면, 해고와 구조조정으로 전년 대비 정규직 재직자가 16%, 비정규직은 70.2% 감소했다. 비정규직 극장산업 노동자들이 2019년에 11,594명이었다면 2020년 10월 시점에는 3,450명으로 대폭 줄었다. 극장의 위기는 해고로 이어졌고, 이를 막을 방법은 없었다. 지난해 3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워싱턴 포스트’에 대형 영화관이 휴관하면서 2,000여 명의 극장 노동자를 해고한 것에 안타까워하며 “영화 비즈니스는 모든 사람들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매점에서 일하는 사람들, 기자재를 운용하는 사람들, 매표를 하고, 영화를 가져오고, 광고를 판매하며, 극장의 화장실을 청소..
최근 출간한 영화 전문잡지 ‘FILO 필로 [2021] 18호’에는 지난해 베스트 영화들에 대한 다양한 필자들의 글이 실려있다. 흥미로운 글들 가운데에는 지난해 일본에서 코로나 감염확산으로 위기에 처한 미니시어터를 돕기 위한 Save the CINEMA 운동의 성과에 관한 스와 노부히로 諏訪敦彦 감독이 글이 실려있다.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글의 말미에 그는 다음과 같이 희망을 피력한다. “제도의 수정과 새로운 지원책을 모색하기 위해 세이브 더 시네마의 활동은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한국에서 영화 진흥위원회의 설립과 함께 '예술로서의 영화'를 지켜 나가는 구조가 영화인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일본에서는 영화 진흥위원회나 프랑스의 국립 영화 센터 (CNC) 같은 조직을 ..
정부 발표에 따르면 현행 2.5단계 사회적 거리두기가 설연휴까지 2주 연장된다고 한다. 거리두기 완화를 고려해-비록 소망이었지만- 마지막 상영을 9시를 넘겨 잡아 두었던 시간표를 수정해야만 한다. 이를테면 2월 2일, 2월 9일 상영작의 시간대가 각각 한 시간씩 일찍 시작될 예정이다. 오후 9시 이후에도 공연이 진행되는, 시간제한의 예외적 적용을 받는 공연장처럼 영화관도 시간이 연장되길 바랐는데, 그래야 영화를 좋아하는 직장인 관객들이 평일 퇴근후에도 식사를 하고 영화 한 편 볼 수 있는 여유가 있을텐데, 이번에도 예외는 없었다. 영화관의 상영 시간제한이 벌써 두 달을 넘겼다. 극장은 우려대로 올해가 가장 어려운 상황이다. 영화관이나 문화, 공연시설에 대한 거리두기 완화를 요구하고-이번 발표에서 일부 완..
In the Mood for Films - 25th Anniversary of Jet Tone Films 2016.香港國際電影節協會 비록 수집가는 아니지만 책이 불러오는 기억들에 의존하는 편이다. 종종 외국 여행 중에 당장의 쓸모와 상관없이 책을 구입하는 이유다. 얼마전 파리 생 미셀의 백 년이 넘는 서점 ‘지베르 죈느(Gibert Jeune)’가 코로나 여파로 내년 3월에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생 미셀의 악시옹 크리스틴이나 에스파스 생 미셀 영화관을 갔다가 자주 들렸던 이 서점에서 샀던 책들이 책장 구석에 있는데, 꺼내보기 위해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기억이 밀려 든다. 그 책들은 이제는 사라질 어떤 장소의 기억을 영원히 간직하게 될 것이다. 연말에 왕가위 영화를 상영하면서..
지난 연말에 밥 엡스타인(Bob Eckstein)의 ‘세계에서 가장 멋진 서점 일러스트 엽서 세트’를 선물로 받았다가 그림에 이끌려 ‘World’s Greatest Bookstores’라는 책을 원서로 샀는데, 나중에 보니 ‘지구상에서 가장 멋진 서점에 붙이는 각주’라는 제목으로 ‘현대문학’에서 책이 번역되어 나온 것을 알게 됐다. 영화관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늘 공간과 건축에 관심을 두게 되는데, 솔직히 도서관이나 서점이 늘 부럽다. 몇 년 전 다케오도서관에 들렀을 때 이를 실감했다. 다케오온센역에서 내려 산기슭까지 이십 여분 여유있게 걷다보면 나오는 작은 온천도시에는 상상하기 힘든 규모의 도서관이 있다. 20여만 권의 장서에 1층 왼편에는 수만 편의 CD와 DVD가 책장에 빼곡히 꽃혀있는 대여점도 있었..
12월에 출간된 계간 『영화가 있는 문학의 오늘』 겨울호(통권 제37호)에 ‘코로나 위기는 영화에 기회가 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제목과는 달리 예언자를 자처할 생각이 없기에 대신, 지난 2월부터의 코로나 상황으로 우리의 경험에 새롭게 들어온 영화(관)에 대한 생각들, 주로 노동과 자본, 영화가 필수적인가에 대한 논란들을 시간 추이에 따라 경험적인 측면에서 정리했다. 섣부른 주장보다 브뤼노 라투르의 말처럼 모든 것이 멈추었을 때 모든 것을 새롭게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따랐다. "대유행은 지금까지 숨겨져 있던 영화의 이면을 ‘폭로’한다. 그것은 영화가 겉면에서 보여주고 조합하고 있는 모든 것의 이면에 있던 돈과 노동의 비밀이다. 나는 이런 주장으로 질 들뢰즈가 에서 언급한 ..
다큐 매거진 DOCKING에 지난 11월에 세상을 떠난 페르난도 솔라나스 감독에 관한 글을 썼다. 1968년 6월, 페사로 영화제에서 그의 작품 가 처음 국제적으로 공개되고, 다음 해에는 ‘제 3영화를 위하여’라는 선언문이 발표된다. ‘제 3영화의 길’을 둘러싼 논의가 워낙 많아서 주요한 본론은 아마도 다음에나 가능한 일이겠지만, 그의 작품과 ‘제 3영화’를 둘러싼 논의와 논쟁에 대해 다루면서 어떻게 여전히 변화의 이미지가 가능한지에 대해 말해보고 싶었다. --- 지난 11월 6일 페르난도 솔라나스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 부고를 알리는 로카르노 영화제 홈페이지 1) In Memory of Fernando Solanas, https://www.locarnofestival.ch/LFF/news/20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