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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현대적인 거짓말을 양산하는 ‘인공적 시사성’의 도구들과-이에 대해서는 언젠가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개인적’ 거리를 두려다 보니 영화 소개도 미뤄두고 있었는데, 그러다보니 어느덧 극장 문도 다시 열릴 예정이라 더 늦기 전에, 주말이 끝나기전에 그래도 염두에 두었던 곳들 가운데-소개의 원칙은 공공적인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곳들이다- 하나를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의회도서관 사이트이다. 미국 의회도서관은 책뿐만 아니라 방대한 자료들의 컬렉션으로 유명하다. 필름도 보관되어 있다. 가끔 미국 고전영화들을 상영할 때, 이곳에서 필름을 빌리기도 한다. 처음에는 영화 필름을 인화지에 복제한 연속사진집인 ‘페이퍼 프린트’를 보존하다-1894년에서 1915년에 이르는 초기영화들 중 ..
2009년부터 러시아 영화제를 개최하며 꽤 많은 작품들을 소개했다지만, 그럼에도 감독전으로 전편의 영화를 함께 보고 싶은 작가들은 여전히 많다. 손꼽는 해빙기 작가들 중에 지난해 세상을 떠난 게오르기 다니예라와 마를렌 후치예프가 있다. 공교롭게 지난해 4월 ‘러시아 영화제’를 개최하던 즈음에 두 감독의 부고소식이 있었다. 러시아 영화상영 십년을 결산하는 그때의 포럼에서 말했지만, 이들의 소식은 영화잡지에서조차 다루지 않았을만큼 잊혀진 일들이다. 사담이지만, 지난해 말에 모스크바의 영화박물관을 방문했을때 해빙기 러시아를 소개하는 섹션, 이를테면 파라자노프, 타르코프스키, 그리고 코친체프의 (1964)을 소개하는 패널 옆에 마를렌 후치예프 감독의 (1964)의 그 유명한 장면이 모니터에서 반복적으로 흘러나와..
"나는 더 이상 학교에 가지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학교에서는 내가 모르는 것들을 가르치기 때문이예요." 파노라믹 쇼트로 가정집 내부가 보이면-이 쇼트는 마지막에도 강조된다- 아홉 살 소년 에르네스토가 부모에게 이렇게 선언한다. 아이는 '의무'라는 교육의 게임에 참여하지 않겠노라 결정한 것이다. 학교에 불려간 꼬마와 교장의 이어지는 철학적 논쟁들. 교장은 소년에게 묻는다. "그렇다면, 네가 아직 모르는 것을 어떻게 배울 수 있지?" 다니엘 위예와 장 마리 스트라우브의 '다가올 바보'를 그린 이 단편은, 68혁명의 영향 아래 쓰여진 뒤라스의 동화 '아, 에르네스토Ah Ernesto !'(1971)를 각색한 작품이다. 뒤라스는 별도로 1984년에 에르네스트의 이야기를 그린 '아이들'이란 영화를 만들었고, ..
집안의 주인 MASTER OF THE HOUSE, 칼 드레이어 Carl Th. Dreyer, 1925, 106 min 덴마크 필름 인스티튜트 Danish Film Institute가 지난해부터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덴마크 무성영화에의 접근이 가능해졌다. 서비스 목록 중에는 칼 드레이어의 보석같은 작품 (1925)도 있다. '남편의 억압을 자각하는 한 여성에 대한 탐구'를 다룬 주제에서나 형식에서 당시로서는 선구적인 작품으로, 실내공간의 탁월한 미장센, 섬세하고 아름다운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드레이어는 이 작품으로 프랑스에서 큰 성공을 거뒀고, 덕분에 프랑스의 초청으로 을 만들 수 있었다. 아래의 사이트를 방문하면, 드레이어의 영화뿐만 아니라 1910년대에서 20년대, 이른바 '덴마크..
영화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게 하지만, 이는 텔레비전이 보여주는 것과는 다른, 차라리 아직 볼 수 없는, 때론 일어나지 않는 것을 이미 보여준다는 점에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것들이다. 가령, 지난 10년의 크루즈호에서 우리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2010년, 고다르는 에서 지중해를 항해하는 크루즈호 코스타 콩코르디아호를 배경으로 유럽의 정치적 이상의 파국을 지난 세기에 사라진(것으로 말해지는) 두 가지 것들, 필름Film과 소셜리즘을 결합해 그려냈다. 2012년, 고다르가 촬영한 코스타 콩코르디아호는 이탈리아 질리오 섬의 해안에서 세계의 시청자들이 텔레비전 중계로 지켜 보는 가운데 침몰한다. 2018년, 폴 그리바스는 고다르의 의 메이킹 장면과 콩코르디아호 침몰 사건을 텔레비전으로 중계한..
초등학교 3학년때, 언덕배기 빼곡한 집들로 오르는 계단 위 좁은 골목 옆 이층집에 살던 친구 집에는 귀엽지만 실은 난폭한 강아지가 있었는데, 어느날 반가운 마음에 슬쩍 내민 손을 강아지가 덥썩 물어, 살갗에 붉은 잇자국을 선명이 남겼다. 어린 마음에 ‘소년생활’에 연재중이던 ‘강가딘’이란 만화에서 우연히 봤던 ‘공수병’에 걸린게 분명하다며 근거없는 망상에 사로잡혀, 당시 유행하던 영화속 시한부 인생 주인공마냥 몇 달을 마음 졸이며 강아지는 멀쩡한데 내가 물을 무서워하며 집 앞을 지날 때마다 마지막 잎새를 새어갔던 두려움의 근원지였던 곳이 이제는 건물더미와 콘크리트 덩이들로 변해, 파괴후에도 변하지 않는 유년기의 신중한 자취로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소가
나는 영화 그 자체보다 나와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에게 더 관심이 있다. 나에게 있어서, 영화제작은 이 일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을 포함하는 것이다. - 존 카사베츠 카사베츠는 한 편의 영화에서 가장 창조적인 일이 돈 부족과 우연한 일에서 발생한다고 말했었다. 물론, 그에게 우연성은 수없이 많이 준비된 계획들-가령, 리허설-에서 나온 것이다. 레오 카니가 지적하듯 카사베츠의 인물들은 불완전한 형상을 지닌 불완전한 세계의 무언가를 만드는 작업에 놓여있다. 불확실성의 세계. 여기서 그의 독특한 작업방식, 즉 공동체적communal 영화가 만들어진다. 그가 뉴욕 인디펜던트 영화의 기수가 되었던 것은 그가 영화에 대한 어떤 이념이나 관념이 확고하게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을 것이다. 만약 인디펜던트의 스피릿이 있다면..
특정한 시기의 영화정책은 미래의 합당한 시나리오를 실현하기 위해 제도적, 물질적 현실에 대한 판단과 정책수단을 결정하는 미묘하고도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이상의 실천에는 물리적 제약이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테렌스 데이비스의 (1988)은 작품 만큼이나 당시의 영화정책과 관련해 흥미로운 사례로 남았는데, 왜냐하면 긴축재정과 민영화, 복지정책의 축소를 통해 작은 정부를 구현하려 했던 80년대 대처리즘 시기에 이 영화가 출현했기 때문이다. 테렌스 데이비스 뿐만 아니라, 데릭 저먼, 피터 그리너웨이, 등 80년대 영국의 개성적인 작가들의 작품들, 이른바 ‘브리티쉬 (소셜) 아트 시네마’라 칭한 작품들이 이 시기 등장했는데, 제작의 배경에는 당시 공공 자금, 복권 수익, 텔레비전 금융을 끌어온 BFI의 새로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