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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0/02/02 (4)
CINEMATHEQUE DE M. HULOT
70년대 이래 빔 벤더스의 문제의식은 이러했다. 더 이상 영화에서 도움을 얻을 수 없다. 점점 영화들이 광고의 트레일러처럼 되고 있다. 의미 없는 이미지들의 범람 맨 앞에는 텔레비전이 있고, 그것이 뿜어내는 것은 광학 독소들이다. 이미지와 적대적인 시대(혹은 적대적 이미지의 시대)가 시작하고 있다. 세상은 점점 영화 없는 세계가 되고 있다. 텔레비전과 소비(생산이 아니라!) 시장의 이미지가 지배하는 세계. 관객이 아니라 소비자의 품평과 기호가 지배하며 자기 말을 반복하는 세계. 벤더스의 상황 인식은 이미지를 통한 세상과의 접촉이 끊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1973)에서 폴라로이드 사진을 촬영하는 필립은 “사진을 촬영하는 것은 증명하려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하지만 완성된 사진과 현실의 비교에서 접촉의 ..
테니스 애호가였던 세르주 다네는 자신이 서브보다는 되받아치기(리턴)에 능숙한 비평가라 말했다. 고다르가 지적했듯이 테니스 경기의 서브와 리시브는 숏/리버스 숏의 영화의 원리와 닮았다. 요점은 교환에 있다. 교환 없는 영화란 없다. 영화 촬영 또한 대상, 사물에 이미지를 되돌려주는 행위라는 점에서 교환이 발생한다. 교환이 성립하려면 영화(혹은 이미지)가 테니스 경기처럼 둘 사이의 단절의 공허를 통과해야만 한다. 임흥순과 모모세 아야의 가 특별한 것은 두 작가가 영화에 그런 ‘교환’을 가져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절(단지 현재의 한일 관계를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에 접속의 흐름을 시도한 작품이다. 두 작가는 자신이 촬영한 영상을 서로 건네주는 것만이 아닌, 그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되돌려준다. ..
영화에 관한 두 번째 책 에서 질 들뢰즈는 “돈은 영화가 겉면에서 보여주고 조합하고 있는 모든 이미지들의 이면에 있다.”고 말했다. 빔 벤더스가 (1982)에서 언급한 ‘영화의 상태’가 그러한데, 최근 마틴 스콜세지는 인터뷰에서 그 비슷한 상황을 전했다. “슬프게도, 상황은 이제 두 분야가 분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쪽에는 전 세계적인 시청각 오락이 있고, 그리고 다른 곳에 시네마가 있다. 그것들은 여전히 이따금 겹치기도 하지만, 그런 일은 점점 더 드물어지고 있다. 내가 우려하는 것은 한쪽의 돈의 우위가 다른 쪽의 존재를 소외시키고 심지어 무시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스콜세지의 발언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영화 산업만이 아닌 문화의 영역에까지 돈의 지배, 중심과 주변의 확연한 분리, 예술의 주..
베를린 미테, 로자 룩셈부르크 플라츠역 근처의 바빌론 키노에서 2월 2일 오늘 저녁 무성영화 연주 상영회를 개최한다. ‘바빌론 오케스트라 베를린’의 연주로 열리는데, 이 오케스트라는 바빌론 극장이 지난해 개관 90주년을 맞아 설립한 무성영화 전문 관현악단이다. 16-21명의 전문 연주자로 구성되어 있다. 베를린에서 거주하던 해에 소니센터의 ‘아스날 키노’만큼이나 가장 자주 갔던 곳이 이곳 바빌론 키노이다. 극장 로비에 앉아 벡스 맥주를 마시며 한적한 시간을 보내는 게 가장 즐거운 일이었다. 아스날 키노의 프로그램들도 마음에 들긴 했지만, 사실, 잘 꾸며진 현대식 건물의 극장보다는 오래된 이런 극장들이 편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베를린 도처에 있는 요크 그룹의 유서싶은 극장들, 에 나온 키노 인터내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