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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0/05/25 (3)
CINEMATHEQUE DE M. HULOT
호사다마라 해야할까.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상영에 문제가 생겨, 상영을 취소하고 대신 원래 상영하고 싶었던 ‘룸 666 Room 666/Chambre 666’을 상영할 수 있게 됐다. 아쉽지만, 또 기쁜 일이기도 하다. 게다가 무료 상영이다. 칸 영화제가 개최되던 1982년. 벤더스 감독은 영화제 기간에 호텔 마르티네즈 666호에 감독들을 초대해 영화의 미래에 대해, 영화는 죽어가는 예술인가에 대해 질문했다. 이 작업에 고다르, 스필버그, 안토니오니, 몬테 헬만, 수잔 세이들먼, 헤어조그, 파스빈더 등이-파스빈더는 한 달 후 세상을 떠났다-참여했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영화의 미래에 대한 같은 질문은 올해도 제기됐고, 벤더스의 작업을 계승해 미국에서 ‘Room H.264: Quarantine, A..
일부러 찾았던 것은 아니지만, 베를린을 한 두달 돌아다니다보면 벤더스의 천사가 머물렀던 곳들을 지나치지 않을 수 없다. 극중 피터 포크가 파괴된 역이 있는 공터를 지나며 “기차가 멈추는 역이 아니라, 역이 멈춰지는 역"이라 말할 때의 Berlin Anhalter Bahnhof, 혹은 좋아하는 장면 중의 하나인 천사들이 쇼원도우를 통해 연인들의 키스를 바라보는 장면의 Maison de France, Cinema Paris 그리고 Kaiser-Wilhelm-Gedächtniskirche 등. 서커스 공연이 있던 빈 공터는 지금은 건물이 들어서 있다. 천사의 날개는 영화박물관이 아니라 68혁명 기념 사진전을 보러 갔던 Charlottenburg-Wilmersdorf Museum에 있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
그는 이 영화에서는 어찌된 일인지 돌아갈 집이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연주회를 가고, 술집을 오가고, 레스토랑에 들르지만 몇 년전 같은 감독의 영화에서처럼 최종적으로 ‘집으로 돌아가련다’고 하는 것도 아니다. 수도원으로 갈거라는 옛 애인에게 그는 ‘내게 수도원은 알코올’이라 말한다. 둘의 만남은 고급 레스토랑에서인데, 그 내부 공간에는 고풍스런 벽지와 그림들이 놓여있다. 그들은 과거를 말한다. 몇 개의 촛불들만이 그들을 비쳐 준다. 계속 음식을 먹고 샴페인을 마신다. 그리고 그녀가 말을 꺼낸다. 젊었을 때는 욕망했지만, 나이가 들어 그것은 사라졌고, 이제 남은 영혼은 어디에서 거처를 찾을까요? 둘은 되돌아갈 자리를 찾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난다.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 많은 작품들 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