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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0/10 (2)
CINEMATHEQUE DE M. HULOT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간된지 이미 5년이 지난 책이지만,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다시 꺼내본 책 중의 하나가 다니구치 지로의 『산책』이다. 사람사는 세상, 어디나 그 비슷한 감정들이 통하는 것인지, 일본에서는 지난 8월에 원작 전편을 수록한 이 책의 “완전판”이 새로 출간되었다. 코로나를 계기로 산책에 새롭게 눈을 뜬 사람들에게 추천한다는 소개도 있었다. 올해 초 4월, NHK에 드라마화 된 것이 아마도 재출간의 원래 이유이긴 할터인데, 그 이유야 어떻든, 작가 다니구치 지로가 90년에 처음 이 연재 만화를 시작할 때 가졌던 생각은 여전히 지금도 유효할 것이다. 그는 시시한 일상의 사소한 일로 보이는 것도 자세하고 깊이 관찰하다 보면 거기서 하나의 이야기가 떠오르는데, 그 이야기를 포착해서 한 편의 만화로 ..
장 루이 셰페르의 『영화를 보러 다니는 평범한 남자』(이모션 북스)가 최근 번역출간되었다. 1980년에 첫 출간된 책이니, 근 40년만의 번역이다. 이런 시대에 축복같은 책이다! 당시 영화비평지 《카이에 뒤 시네마》가 당대의 사상가, 비평가들에게 영화에 대한 글을 쓰게 한다는 취지에서 기획한 책 중의 하나로, 기호학과 정신분석학, 텍스트 분석이 과도하게 지배하던 70년대 이론의 시기를 거친 후에 새롭게 영화에 대한 논의를 확장시키기 위한 기획의 일환에서 나왔다. 1980년대는 영화와 영화비평의 ‘종말’이 떠돌던 시대로, 셰페르의 책은 그런 비관적 생각을 넘어서서 영화예술과 사유 사이의 관계가 여전히 상호적인 충격, 떨림, 영향에 있어서 풍부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동시대 출간된 몇 권의 책들과 궤적을 같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