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오즈 야스지로
- 빔 벤더스
- 버스터 키튼
- 에릭 로메르
- 김성욱
- 시네마테크 사태
- 프랑수아 트뤼포
- 영진위
- 시네마테크
- 시네마테크 공모
- 이두용
- 서울아트시네마
-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 웹데일리
- 오승욱
- 최후의 증인
- 류승완
- 박찬욱
- 고다르
- 배창호
- 시네바캉스
- 2008시네마테크의친구들영화제
- 아녜스 바르다
- 존 카사베츠
- 하워드 혹스
- 존 포드
- 최선의 악인들
- 배창호 영화감독
- 오승욱 영화감독
- 페데리코 펠리니
- Today
- Total
목록2021/07 (7)
CINEMATHEQUE DE M. HULOT
이번주 토요일에 기욤 브락의 ‘보물섬’ 상영후에 시네토크를 합니다. 자크 로지에의 ‘거북섬의 표류자들’(1976)이 바로 전에 상영됩니다. 이 영화는 파리 서쪽 세르지 퐁투아즈의 레저섬을 배경으로 지나가는 여름의 계절적 감각을 ‘영원한 유년기’의 기억으로 담아낸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기욤 브락은 이런 여름 휴가철의 정신을 그러내면서 로버트 시오도마크와 에드가 울머의 ‘일요일의 사람들’부터 미구엘 고메스의 ‘우리들의 사랑스런 8월’,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유년기 기억을 떠올리게 한 세르지 퐁투아주 배경의 로메르의 ‘내 친구의 남자친구’등의 다양한 영화를 참조합니다. 이 탁월한 휴일 (다큐)영화의 계절과 기후, 지나가는 여름의 시간 감각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 생각입니다. *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첨언하자면,..
에릭 로메르는 무르나우를 가장 위대한 감독으로, 그의 최고작이 라 말했었다. 무르나우의 영향, 특별히 는 고갱의 폴리네시아 그림과 더불어 로메르의 과 의 서정적 순간, 배우들의 의상과 색상의 조화에 큰 흔적을 남겼다. 무르나우는 를 만든 다큐멘터리 감독 플래허티에 관심을 보였고, 할리우드 제작 방식에 실망한 둘은 의기투합해 전적으로 자신들의 생각에 근거해 자유롭게 영화를 만들 생각으로 Murnau-Flaherty Productions이라는 제작사를 차렸다. 그들은 남태평양을 배경으로 영화를 만들 결심을 한다. 무르나우에 관한 전기에서 로테 아이스너는 그가 할리우드를 떠나 자연으로 돌아가려 했다며 ‘그는 부드러운 야자수가 늘어선 에메랄드빛 바다와 부드러운 꽃 향기가 나는 언덕이 있는 꿈의 풍경을 발견했다’..
테렌스 맬릭과 촬영 감독 네스토르 알멘드로스는 해가 뜨고 질 때의 짧은 시간, 대략 25분간의 매직 아워에 맞춰 이 영화의 많은 장면을 촬영했다.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이 이를 반겼을리 없다. 이 한적한 작업 방식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이 제작자만은 아니다. 일부 스태프도 그들에게 일을 너무 적게 줘서 좌절감을 느꼈다 한다. 그들은 맬릭과 알멘드로스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며, ‘프로답지 못하다'고 공공연하게 말했다. 역설적으로 그들이 작업한 매직 아워의 시간은 영화 속 노동자들이 고된 일을 끝내고 예외적으로 숨 쉴 수 있는 때다. 일에 나서기 전이거나 하루 종일의 노동을 끝내고 여가를 즐기는 시간으로, 영화는 이 덧없는 짧은 시간을 가장 아름답게 필름에 담는다. 아름다움은 치명적이고..
영화는 휴가의 한 형식이자 휴일의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이 시간은 사람들이 자신을 직면하는 자유의 순간이다. 아마도 자크 로지에만큼 바람불어 가는 해변 쪽으로 자유롭게 항해한 작가는 없을 것이다. 그는 휴가의 작가로, 그 자유의 시간에 따라 상업적 규칙을 따르지 않았고 어떤 규칙도 지키지 않았다. 그 덕분에 영화 제작에서도 너무 긴 휴가를 보내야만 했다. 내일부터 시작하는 열 여섯번째 시네바캉스의 개막작은 자크 로지에의 ‘아듀 필리핀’(1962) 복원판이다. 오래간만의 상영이다. 2012년 그의 두 번째 장편 ‘오루에 쪽으로’(1971)를 35mm 필름으로 여름에 첫 상영한 이래로, 다음 해 여름에는 데뷔작 ‘아듀 필리핀’을, 그리고 2015년 여름에는 ‘맨느 오세앙’(1986)을 상영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전철역에서 3년전 오늘, 이 밤에 머물던 곳이 어디였는지를 알려주는 사진을 들여다보다, 베를린 칼 맑스 스트라세 근처의 파사줴 키노에 눈길이 머문다. 자주 들렸던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곳에서 리스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연 많은 젊은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303’이란 영화를 -국내 공개제목은 ‘에브리 타임 룩 앳 유’- 1관 그 큰 극장에서 서너 명의 독일 관객과 보며 황홀했다.1910년에 오픈한, 원래는 4 층짜리 극장이었다고 하는데 1960년대 말 폐관, 오랫동안 가구점으로 사용되다 1980 년대 말에 요크 그룹이 인수해 발코니석이 있는 1관을 포함, 총 4개관의 극장으로 탈바꿈했다. 요크 그룹은 베를린의 이런 식의 구식 극장을 인수해 요크 그룹 키노라는 체인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종종 들리던 익선동의 ‘4.5평 우동집’이 문을 닫았다. 주로 매운우동, 오뎅우동, 비프차슈우동을 시켰는데, 어느 날은 좋아하는 냉모밀을 먹기도 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고 익선동의 소란에서 조금 비껴있던, 작지만 사람들이 꽤 들락거리던 음식점인데,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날자를 보니 이미 보름 전의 일이다. 생각해보면 늦은 종로 산책후에 문득 우동이 생각나 후배와 들렸던 지난 달의 방문이 마지막이었는데, 폐점을 앞둔 시간이라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그날 불이 꺼지며 어둠 속으로 잠기던 4.5평 집의 마지막을 보았던 것이다. 내가 ‘그리워질 손님들’ 중의 한 명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작은 가게를 그리워할 것이다. 사연도 모르게 사라지는 곳들이 많지만, 누군가의 한숨을 헤아릴 길은 없다. ..
일화에 따르면, 미구엘 고메스는 원래 휴가철인 8월에 포르투갈의 아르가닐에서 픽션 영화를 만들 계획이었는데 예산 부족으로 영화 제작을 중단해야할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한다. 그는 작업 중단 대신 방향을 선회해 인류학적 다큐멘터리 작가처럼(말하자면 장 루쉬) 16mm 카메라와 5명의 촬영진을 데리고 지역의 여름축제 장소를 찾아 어슬렁거리며 촬영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 이르테면 축제의 인기 있는 포르투갈 음악 공연과 종교행렬, 관광객 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리하여, 픽션의 흔적과 다큐멘터리가 결합된 일종의 다큐멘터리 판타지 이 완성된다. 첫 번째 (계획한)영화의 제작 실패에서 새로운 영화가 탄생한 것이다. 아니, 실은 모든 각각의 영화는 이미 다른 영화다. 미구엘 고메스와의 온라인 토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