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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지금 뭔가가 일어났어. 하지만 배우간에만 일어났을 뿐이야. 다음 단계가 있어. 관객에게 그걸 열어가야해…” 리액션을 하나의 사건으로 만들고 싶은 가후쿠의 열망은 체호프의 연극을 경유하지만 영화적이다. 브레송이나 로메르가 그러했던 것처럼. 제니스 창과 이유나가, 각자 자신의 모국어로 연기하는-이유나는 수화를 한다-야외 리허설 장면에서 가후쿠가 말하듯이 정말 뭔가가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둘의 미묘한 얼굴 표정의 변화와 리액션을 실감하지 않고는 느낄 수 없기에 그의 말은 역설적이다. 가후쿠 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에게 그들이 등을 지고 연기를 하는 장면에서 스크린의 관객은 연극 관객과 달리 등장인물과 같은 자격으로 행위에 참여한다. 제4의 벽이 여기에는 없다. 얼굴의 미묘한 표정의 변화, 풍부한 리액션의 ..
시네마테크의 서울극장 시절(2015-2021)을 마감하는 마지막 프로그램 ‘극장의 시간’이 내일부터 시작합니다. 방역 강화 발표가 내일 있을 예정이라지만, 어쨌든 삶은 계속되고 극장은 영화를 상영할 것입니다. 보름간의 마지막 기획전이 12월 31일 끝나면 지금의 서울극장은 폐관합니다. 그러니 이번 기획전이 서울극장을 방문할 마지막 기회입니다. 2002년 5월 개관해 극장을 옮기는 일만 벌써 네 번째. 물론 마지막을 함께 하지 못한다 해도, 새로운 곳에서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어디에서든 누구에게든 영화는 영원한 젊음으로 남아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새로운 기억들과 조우할 거라 생각합니다. 극장의 시간 The Last Picture Show 12월 16일(목) ~ 31일(금) “그리하..
Members Only 2021 회원의 밤 서울극장에서의 마지막 회원의 밤 행사가 될 이번 자리에 서울아트시네마의 후원/관객회원 분들을 초대합니다. 영화 퀴즈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에 이어 따뜻한 분위기의 영화를 함께 감상하는 시간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일시 | 12월 18일(토) 오후 7시 상영작 | 상영관에서 공개 예정 대상 | 서울아트시네마 후원/관객 회원(초대자)
올해 ‘스페인 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한 는 사라고사 출신의 80년생 필라 팔로메로의 데뷔작으로, 한국에서 개봉했던 의 감독 카를라 시몬과 더불어 지금 가장 주목받는 여성 작가다. 지난 달, 호나스 트루에바의 신작 을 상영한 바 있지만, 최근 스페인 젊은 영화인들-대체로 80년대생 작가들-의 작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팔로메로는 원래 촬영 전공으로, 2013년 벨라 타르의 영화학교 ‘필름 팩토리’에서 영화제작 과정을 수학했다. 는 1992년, 사라고사의 보수적인 수도원 학교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는 소녀가 침묵과 무덤속에서 목소리를 내는데에 이르는(영화 초반부의 인상적인 클로즈업과 라스트의 장면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소녀의 이야기로, 4:3 화면비에 담긴 청소년기의 폐색감, 특별히 주인공 소녀 안드레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