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땅에서는 천국의 날들이 많아질 것이다

테렌스 맬릭과 촬영 감독 네스토르 알멘드로스는 해가 뜨고 질 때의 짧은 시간, 대략 25분간의 매직 아워에 맞춰 이 영화의 많은 장면을 촬영했다.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이 이를 반겼을리 없다. 이 한적한 작업 방식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이 제작자만은 아니다. 일부 스태프도 그들에게 일을 너무 적게 줘서 좌절감을 느꼈다 한다. 그들은 맬릭과 알멘드로스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며, ‘프로답지 못하다'고 공공연하게 말했다.

역설적으로 그들이 작업한 매직 아워의 시간은 영화 속 노동자들이 고된 일을 끝내고 예외적으로 숨 쉴 수 있는 때다. 일에 나서기 전이거나 하루 종일의 노동을 끝내고 여가를 즐기는 시간으로, 영화는 이 덧없는 짧은 시간을 가장 아름답게 필름에 담는다. 아름다움은 치명적이고 비록 그것이 상실과 슬픔의 감정을 불러올지라도, 그럼에도 이 시간에 그들은 노동외의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약속의 땅에서는 그런 천국의 날들이 많아질 것이다.

 

‘천국의 나날들’을 떠올리면 해질 무렵 낙원 옥상의 날들이 기억에 따라온다. 그곳을 떠나면서 그 날들이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게 분명했다. 낙원을 떠나던 날에 이 영화를 상영하지는 않았다. 대신, 몇 사람과 극장에서 밤을 새고는 옥상에서 해가 뜨는 풍경을 눈에 담고 나왔다. 약속의 땅을 찾아나섰다지만, 그곳에 천국의 날들에 있었다. 

 

천국의 나날들 Days of Heaven (1978)

테렌스 맬릭 Terrence Ma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