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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팬데믹을 겪으면서 안타까운 일이지만 전 세계 극장의 폐관 소식을 부고처럼 실 시간으로 접하곤 했다. 이미 코로나 전에도 매년 폐관한 극장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이런 저런 영화제서 상영해 보곤 했는데, 이제는 더 그런 일이 많아지고 있다. 올해 ‘EIDF 2022’에도 극장과 작별을 고하는 작품이 포함되어 있다. 방콕의 스칼라 극장 폐관에 관한 다큐 (2022)다. 이미 폐관 소식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전에 접했는데, 들려보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로 너무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스칼라 극장은 1969년에 개관한 1,200석 규모의 단관 극장이다. 2020년 9월 폐관했고, 철거에 반대하는 이들이 사적으로 보존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지난 해 11월 건물 철거가 진행됐다. 조금 더 늦었을 뿐, 예전 충무로에 있던..

오키나와의 가장 오래된 영화관 슈리극장이 폐관했다고 한다. 1950년 9월에 개관한 이 극장은 지난 4월 극장주가 사망한 이후 휴관중이다, 극장 노후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인계하는 사람이 없어 폐관이 정해졌다고. 오키나와에 일주일 머물던 해에 극장에 들려 오즈 야스지로의 ‘태어나기는 했지만’과 버스터 키튼의 무성영화를 연달아 변사 버전으로 봤던 기억이 있다. 즐거운 영화였지만 마음이 편치 않던 때다. 당시 관장 킨조 마사노리의 안내로 2층 영사실도 방문할 수 있었다. 필름 상영은 멈췄지만 먼지 가득한 두 대의 영사기가 여전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3대에 걸쳐 극장을 이어간 그는 물려받은 극장을 계속 지켜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슈리극장에 관한 다큐멘터리 ‘류큐 시네마 파라다이스’의 끝무렵에서 그..

“내게 찻집은 커피 맛이 좋은지 나쁜지가 기준이 아닙니다. 그곳에 감도는 공간이나 배어든 시간 따위를 좋아하지요.” 새로운 도시 경제 모델에 관한 글을 읽다가, 요지는 토지 이용계획에 대한 공공 부문의 재정 투입 감소와 도시의 민영화, 금융화 과정에서 물리적 특성보다 재정적 특성을 고려하여 부동산을 구입하는 상황에서 도시에 영화관을 만드는 일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를 설명하는 것인데, 그러다 생각난 교토 로쿠요샤의 영업비결을 다룬 에서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던 구절을 떠올린다. 도심에서 좋아하는 카페란 이런 느긋한 시간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어떤 이들은 이런 시대에는 미지의 커피를 초대해 커피를 재해석하고 상상하고 담론을 형성하며 모험적이고 야심찬 기획을 하는 그런 카페가 되야 한다고 주장하..

무주산골영화제가 출간한 작고 예쁜 보라색 표지의 ‘정치와 저항의 시네아스트-클레베르 멘돈사 필류’를 오늘 받아 읽다가, 올해 칸 영화제서 그가 했던 발언과 지난주 브라질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일에 대해 덧붙여 말하고 싶어졌다. 올해 칸 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멘돈사 필류는 기자회견에서 브라질 시네마테크가 처한 재정적 어려움을 언급하며, 세계 영화인의 관심을 촉구했다. 지난해 브라질 시네마테크는 재정 지원 중단으로 문을 닫았다. 모든 기술자와 전문가가 해고 됐고, 시설은 방치되었다. 멘돈사 필류는 이러한 상황이 문화와 영화에 대한 경멸의 증거라며 정부에 보존의 사원인 시네마테크에 지원을 요구했다. 그의 경고와 우려가 지난 주에 현실로 벌어졌다. 지난 7월 29일 목요일, 상파울루의 브라질 시네마테크 창..

종종 들리던 익선동의 ‘4.5평 우동집’이 문을 닫았다. 주로 매운우동, 오뎅우동, 비프차슈우동을 시켰는데, 어느 날은 좋아하는 냉모밀을 먹기도 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고 익선동의 소란에서 조금 비껴있던, 작지만 사람들이 꽤 들락거리던 음식점인데,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날자를 보니 이미 보름 전의 일이다. 생각해보면 늦은 종로 산책후에 문득 우동이 생각나 후배와 들렸던 지난 달의 방문이 마지막이었는데, 폐점을 앞둔 시간이라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그날 불이 꺼지며 어둠 속으로 잠기던 4.5평 집의 마지막을 보았던 것이다. 내가 ‘그리워질 손님들’ 중의 한 명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작은 가게를 그리워할 것이다. 사연도 모르게 사라지는 곳들이 많지만, 누군가의 한숨을 헤아릴 길은 없다. ..

베르트랑 타베르니에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미국 영화를 너무 사랑한 이 프랑스 감독을 처음(이자 사실 마지막이다) 만났던 것은 2002년 6월의 일이다. 센트럴시네마에서 열린 서울 프랑스 영화제에 그의 신작 이 상영됐고, 주연 배우와 함께 그가 극장을 찾았다. 그의 영화가 정식 개봉된 적은 없기에, 기자들의 질문이 온통 배우에게만 집중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는 영화 탄생 백주년을 맞던 해에 ‘미국영화사 50년’이라는 꽤 두툼한 책을 출간하기도 했던 미국 영화광으로, 나중에는 라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도 했다. 고다르가 말했듯이 그는 해방과 시네마테의 아이로, 어린 시절 봤던 영화의 기억을 희망과 비슷한 감정으로 기억한다. 이를테면 그는 1944년 고향 리용의 해방을 알리는 하늘을 뒤덮은..

가모 강변에서 도시샤 대학을 향해 걸어가다 시장거리에서 우연히 들린 곳이 ‘데마치 좌’라는 교토의 영화관이다. 벚꽃이 만발하던 4월 이맘때다. 세타 나츠키의 라는 영화를 상영하고 있었다. 1층에는 다양한 영화서적이 구비되어 있고, 가볍게 커피와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라운지 카페가 있고, 2층 계단을 올라가면 상영관이 있는 작고 예쁜 영화관이다. 별도의 매표소 없이 일본의 라멘집처럼 자동판매기로 표를 구입할 수 있다. 최근, 이 극장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 확대로 나날이 심각한 상황에 빠져 수익이 70%나 감소해,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3개월 이내에 폐관을 피할 수 없다고 한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왕래하는 영화관은 지금은 사람들이 피해야 할 장소가 됐다. 영화관은 관객들을 적극적으로 초대할 수도..

초등학교 3학년때, 언덕배기 빼곡한 집들로 오르는 계단 위 좁은 골목 옆 이층집에 살던 친구 집에는 귀엽지만 실은 난폭한 강아지가 있었는데, 어느날 반가운 마음에 슬쩍 내민 손을 강아지가 덥썩 물어, 살갗에 붉은 잇자국을 선명이 남겼다. 어린 마음에 ‘소년생활’에 연재중이던 ‘강가딘’이란 만화에서 우연히 봤던 ‘공수병’에 걸린게 분명하다며 근거없는 망상에 사로잡혀, 당시 유행하던 영화속 시한부 인생 주인공마냥 몇 달을 마음 졸이며 강아지는 멀쩡한데 내가 물을 무서워하며 집 앞을 지날 때마다 마지막 잎새를 새어갔던 두려움의 근원지였던 곳이 이제는 건물더미와 콘크리트 덩이들로 변해, 파괴후에도 변하지 않는 유년기의 신중한 자취로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