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특성을 그리스 예술의 특성과 비교하는 것은 한가한 일이겠지만, 이 비교는 한 가지 점에서는 유익하다. 그리스인들이 분명 마지막까지 인정하기 힘들었던 특성, 혹은 가장 무시할 만한 예술의 특성이 영화에 의해 결정적인 것이 되었다. 그것이 바로 예술작품의 개선가능성perfectibilite이다. 완성된 영화는 일사천리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영화는 일련의 연속된 이미지로 구성된다... 따라서 영화는 개선가능성이 가장 높은 예술작품이고, 이 개선가능성은 모든 '영원한 가치'에 대한 급진적 거부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를 반대로 검증하면 이렇게 된다. 예술로 '영원한 가치'를 만들어내려 했던 그리스인들은 개선가능성이 가장 적은 예술 형태인 조각-조각품은 문자 그대로 한 조각이 전체가 된다-을 예술의 위계 중 최정상에 위치시켰다. 편집할 수 있는 예술작품의 시대에 조각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 것 같다"(벤야민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 pp. 116-117)  

영원성과 대비되는 개선가능성. 그것은 디지털 시대의 예술의 한 특성이기도 하다. 가령, 고다르의 '영화사의 선택된 순간들'. 모든 것은 그런 변주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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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적인 모든 언어는 '통해서'를 필요로 한다. 보이는 것을 '통해서' 보이지 않는 세계에 접근할 수 있고, 타인을 '통해서' 다른 세계와 만날 수 있다. 영화는 그런 통하는 도구이다. 마치, 강의 흐름, 풍경, 바람, 심지어 인간의 얼굴을 '통해서' 세계를 보듯이, 우리는 영화를 '통해서' 세계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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