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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상상의 영화관 (55)
CINEMATHEQUE DE M. HU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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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가는 전철역에서 3년전 오늘, 이 밤에 머물던 곳이 어디였는지를 알려주는 사진을 들여다보다, 베를린 칼 맑스 스트라세 근처의 파사줴 키노에 눈길이 머문다. 자주 들렸던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곳에서 리스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연 많은 젊은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303’이란 영화를 -국내 공개제목은 ‘에브리 타임 룩 앳 유’- 1관 그 큰 극장에서 서너 명의 독일 관객과 보며 황홀했다.1910년에 오픈한, 원래는 4 층짜리 극장이었다고 하는데 1960년대 말 폐관, 오랫동안 가구점으로 사용되다 1980 년대 말에 요크 그룹이 인수해 발코니석이 있는 1관을 포함, 총 4개관의 극장으로 탈바꿈했다. 요크 그룹은 베를린의 이런 식의 구식 극장을 인수해 요크 그룹 키노라는 체인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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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관에 관한 두 가지 소식과 성명에 있었다. 그 하나는 어제 발표된 ‘원주 아카데미 극장’을 보존하자는 성명이다. ‘원주 아카데미극장 보존추진위원회’는 1963년에 개관해 2006년에 폐관했지만, 철거를 면해 기적처럼 원형이 남아있는 이 극장을 현대화하기 위해 원주시가 극장을 매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매입에 35억원, 리모델링에 15억원이 필요하다는데, 이 정도의 비용으로 거의 유일하게 남은 단관극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드는 일을 주저할 이유는 없다. 2005년 12월, 스카라 극장의 철거를 마지막으로 서울은 만회할 기회를 잃었지만 원주에는 극장의 파멸을 피할 시간이 남았다. 다른 하나는 홍대의 상상마당 시네마로, 지난해 문을 닫았다가 영화사업부를 축소하고 지금 한창 새로운 운영자를 찾아 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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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에 대한 지원이나 문화공간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당연하고 필수적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한국에서는 꽤 드물고, 때론 비난하는 이들도 있다. 문체부나 영진위 같은 기관의 경우에도 나서서 문화예술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을 내세우지는 않는 편이다. 그래서 반가운 말들이 바깥에서 들려오기도 한다. 코로나 시대에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면서 독일의 메르켈 수상이 “문화는 우선순위 목록에서 가장 위에 있다”고 했던 것처럼 말이다. 영국의 경우에도 나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의 급격한 확산으로 영국 전 지역에서 크리스마스 기간 중 모임에 엄격한 제한이 내려진 가운데, 한국의 영진위에 해당되는 영국영화협회(BFI)는 영국 전역의 202개의 독립 영화관에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문화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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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간한 영화 전문잡지 ‘FILO 필로 [2021] 18호’에는 지난해 베스트 영화들에 대한 다양한 필자들의 글이 실려있다. 흥미로운 글들 가운데에는 지난해 일본에서 코로나 감염확산으로 위기에 처한 미니시어터를 돕기 위한 Save the CINEMA 운동의 성과에 관한 스와 노부히로 諏訪敦彦 감독이 글이 실려있다.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글의 말미에 그는 다음과 같이 희망을 피력한다. “제도의 수정과 새로운 지원책을 모색하기 위해 세이브 더 시네마의 활동은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한국에서 영화 진흥위원회의 설립과 함께 '예술로서의 영화'를 지켜 나가는 구조가 영화인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일본에서는 영화 진흥위원회나 프랑스의 국립 영화 센터 (CNC) 같은 조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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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다도, 무언의 전위』 아카세가와 겐피이, 안그라픽스, 2020 후방을 돌아보아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때 전방을 주목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예술에도 전위라는 것이 있다. 낡은 것을 부수고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것이 그 역할이다. 주변은 모두 낡은 것이니 그것을 파괴하면 즉시 새로운 것이 나타날 것이다. 전위(아방가르드)에 관한 일반적 설명이 이와 같은데, 전위예술가 아카세가와 겐페이는 『침묵의 다도, 무언의 힘』에서 이를 다른 식으로 고쳐쓴다. 원래 예술이라 불리는 것들이 일상 생활에 존재했는데, 근대에 들어서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 예술을 추출했고, 예술이라는 개념이 사람들의 머리 위에 등장한다. 그때에 예술이라는 개념을 다시 일상으로 되돌리려 전위예술이 등장한 것이다. 예술을 직접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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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페렉 저/김호영 역 | 문학동네 (2019)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집에 있거나 주변을 산책하는 시간들이 많아지면서 무료한 시간들은 늘고 평소라면 눈에 잘 들어지 않는 사물들에 눈길이 머물곤 한다. 무질서하게 놓인 책상위의 물건들, 책장 사이에 끼워둔 작은 엽서들, 혹은 집 앞의 이를모를 꽃들과 언덕으로 오르는 골목길들, 집 뒤의 서달산으로 향하는 산책로와 그곳 주변을 별일 없이 돌아다니는 일들. 이런 시간의 활용은 반복적이며 평범해서 쉽게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들이다. 하지만, 개인의 삶에서 멈출 수 없을 정도의 본질적인 것이기도 하다. 덧없음과 근원성. 사람은 필수적인 것들만을 하지는 않고, 그런 식으로 삶이 지속되는 것도 아니다. 종종 말하지만, 영화(관람) 또한 우리 삶의 평범한 현실처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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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로 번역되어 출간된지 이미 5년이 지난 책이지만,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다시 꺼내본 책 중의 하나가 다니구치 지로의 『산책』이다. 사람사는 세상, 어디나 그 비슷한 감정들이 통하는 것인지, 일본에서는 지난 8월에 원작 전편을 수록한 이 책의 “완전판”이 새로 출간되었다. 코로나를 계기로 산책에 새롭게 눈을 뜬 사람들에게 추천한다는 소개도 있었다. 올해 초 4월, NHK에 드라마화 된 것이 아마도 재출간의 원래 이유이긴 할터인데, 그 이유야 어떻든, 작가 다니구치 지로가 90년에 처음 이 연재 만화를 시작할 때 가졌던 생각은 여전히 지금도 유효할 것이다. 그는 시시한 일상의 사소한 일로 보이는 것도 자세하고 깊이 관찰하다 보면 거기서 하나의 이야기가 떠오르는데, 그 이야기를 포착해서 한 편의 만화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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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루이 셰페르의 『영화를 보러 다니는 평범한 남자』(이모션 북스)가 최근 번역출간되었다. 1980년에 첫 출간된 책이니, 근 40년만의 번역이다. 이런 시대에 축복같은 책이다! 당시 영화비평지 《카이에 뒤 시네마》가 당대의 사상가, 비평가들에게 영화에 대한 글을 쓰게 한다는 취지에서 기획한 책 중의 하나로, 기호학과 정신분석학, 텍스트 분석이 과도하게 지배하던 70년대 이론의 시기를 거친 후에 새롭게 영화에 대한 논의를 확장시키기 위한 기획의 일환에서 나왔다. 1980년대는 영화와 영화비평의 ‘종말’이 떠돌던 시대로, 셰페르의 책은 그런 비관적 생각을 넘어서서 영화예술과 사유 사이의 관계가 여전히 상호적인 충격, 떨림, 영향에 있어서 풍부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동시대 출간된 몇 권의 책들과 궤적을 같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