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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지금 뭔가가 일어났어 -드라이브 마이 카 본문

영화일기

지금 뭔가가 일어났어 -드라이브 마이 카

Hulot 2021. 12. 23. 12:32


“지금 뭔가가 일어났어. 하지만 배우간에만 일어났을 뿐이야. 다음 단계가 있어. 관객에게 그걸 열어가야해…”

리액션을 하나의 사건으로 만들고 싶은 가후쿠의 열망은 체호프의 연극을 경유하지만 영화적이다. 브레송이나 로메르가 그러했던 것처럼. 제니스 창과 이유나가, 각자 자신의 모국어로 연기하는-이유나는 수화를 한다-야외 리허설 장면에서 가후쿠가 말하듯이 정말 뭔가가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둘의 미묘한 얼굴 표정의 변화와 리액션을 실감하지 않고는 느낄 수 없기에 그의 말은 역설적이다. 가후쿠 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에게 그들이 등을 지고 연기를 하는 장면에서 스크린의 관객은 연극 관객과 달리 등장인물과 같은 자격으로 행위에 참여한다. 제4의 벽이 여기에는 없다. 얼굴의 미묘한 표정의 변화, 풍부한 리액션의 향연은 서로를 보고 소리를 듣는, 서로가 서로를 번역해 가는 영화적 사건이라 불릴 만한 과정에서 발생한다. 여기에 연극과 영화, 체호프에서 하루키, 카사베츠에서 로메르, 키아로스타미, 그리고 일본, 한국, 중국 등 언어의 다성적 결합이 있다. 하마구치 류스케에게 (외국어로 만들어진) 영화는 어떤 식으로든 이런 다성적 풍부함의 번역의 과정이다.


오늘 ‘드라이브 마이 카’가 공식 개봉합니다. 서울아트시네마에서도 오늘 저녁 6시40분에 레드 사브900에 동승할 수 있습니다.

12.23.(목) 드라이브 마이 카 ドライブ・マイ・カー / Drive My Car (2021) 하마구치 류스케 濱口竜介 Hamaguchi Ryus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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