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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일본 영화의 풍경론 본문

영화일기

일본 영화의 풍경론

Hulot 2024. 4. 25. 13:40

 

5월 1일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개최하는 ‘일본영화의 풍경론” 특별전은 지난 해 8월, 도쿄사진미술관에서 열린 ‘풍경론 이후’ 기획전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으면서 또 차이가 있는 기획이다.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십여년 전부터 몇 차례 개최한 바 있는 60-70년대 일본 언더그라운드 영화를 소개한 기획전과 긴 관련성이 있기 때문이다. 2005년 ‘영화와 혁명’을 주제로 52편의 영화를 상영할 때, 일본 언더그라운드 영화를 처음 소개한 영화연구자 히라사와 고와의 협력의 결과다. 그와는 2006년 와카마츠 코지 초기 걸작선-감독이 직접 서울아트시네마를 방문했다-, 2010년 오시마 나기사 회고전을 함께 했고, 그 때마다 ‘풍경론’은 대화에서 자주 거론되곤 했다. 

 

 

지난 해 9월, 알고 지내던 도쿄사진미술관의 큐레이터 히로코씨와 오래간만에 만나-꽤 이상한 인연이지만, 베를린 아스날에서 처음 그녀를 서로 기억하지 못한 채 만났었다-이 전시회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공동 기획자인 히라사와 고에게서 이미 내용에 대해서는 전해 들었던터라 흥미를 갖고 있었다. 서울에서의 기획전를 그 때는 머리 속으로만 생각했는데 실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도쿄에서의 전시회와 같은 주제이지만, 상영작은 다소 차이가 있다. 

 

 

특별전 소개글에 쓴것처럼 ‘풍경론’은 68혁명 이후 경제 성장과 기술 진보 속에서 시대의 전환기를 맞이한 1970년 전후의 일본에 등장했다. 1970년 전후의 일본에서는 1960년대 말 학생운동의 고양이 쇠퇴하는 한편, 경제 성장과 함께 전국의 도시화, 동질화가 가속화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영화평론가 마쓰다 마사오, 영화감독 아다치 마사오, 시나리오 작가 사사키 마모루, 사진작가 나카히라 다쿠마 등이 제안한 ‘풍경론’은 고도 경제성장 하에서 급속하게 진행된 개발로 동질화되는 경관을 불가시적 권력으로서의 풍경으로 파악하는 이론이다. 좌파적 비평=운동을 지향하며 논쟁이 진행됐고, 아다치 마사오의 <약칭: 연쇄살인마>(1969)의 제작과 병행해 이론이 개척되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4K로 복원된 <약칭: 연쇄살인마>-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복원판이 공개된다-를 포함해 풍경론 논의를 촉발한 와카마쓰 고지 감독의 <가라 가라 두 번째 처녀>(1969), 와세다대학 학생들이 주축으로 결성한 일본 다큐멘터리조합(NDU)이 제작한 <모토신카카란누>(1971) 등 1960년대 말부터 70년대에 이르는 풍경론을 주제로 한 9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특별전 기간에는 아다치 마사오 감독과의 화상을 통한 대담과 히라사와 고의 ‘풍경론’에 관한 강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아다치 마사오 감독은 2012년 11월 메이지가쿠인 대학에서 열린 포럼에서 내 발표에 대해 코멘트를 해주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날 새벽까지 도쿄 시부야의 어느 바에서 술을 한잔 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십 여년의 시간이 흘러 화상이긴 하지만 다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왔다. 글을 쓰다 보니 그해 10월 와카마츠 코지 감독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나 인터뷰를 했던 기억도 떠오른다. 그게 감독님과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인터뷰를 한지 꼭 일주일 만에 그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인터뷰 말미에 그에게 앞으로의 활동을 물었을 때 그는 ”늘 그렇듯이 앞으로의 일은 나도 모른다“고 말했었다. 11월에 도쿄에서 열리는 일본영화 심포지엄에 참석할 예정이라 연락드리겠다며 연락처를 주고받은 것이 그와 마지막 나눈 인사였다. 

 

시간은 흘렀고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그가 했던 말을 기억한다. ”영화에는 시효가 없습니다.”

 

*특별전 기간에 두 번의 강연과 아다치 마사와 감독과이 화상을 통한 대담이 열릴 예정이다. 

 

일본영화의 풍경론

2024년 5월 1일(수) ~ 12일(일)

 

강연: 카메라에 남겨진 유서-친밀한 미지성의 풍경
일시│5월 4일(토) 오후 3시 40분 <도쿄전쟁전후비화> 상영 후
진행│김성욱 프로그램디렉터

 

대담: 아다치 마사오 
일시│5월 11일(토) 오후 3시 <약칭: 연쇄살인마> 상영 후
참석│아다치 마사오 감독(온라인)
진행│히라사와 고 영화평론가, 김성욱 프로그램디렉터


강연: 일본 영화의 ‘풍경론’에 대하여 
일시│5월 12일(일) 오후 3시 30분 <가라 가라 두 번째 처녀> 상영 후 
진행│히라사와 고 영화평론가

 

https://www.cinematheque.seoul.kr/bbs/board.php?bo_table=program&wr_id=1153

 

일본영화의 풍경론 > 프로그램 아카이브 - (사)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서울아트시네마)

5월 1일(수)부터 12일(일)까지 열리는 “일본영화의 풍경론”의 주제인 ‘풍경론’은 68혁명 이후 경제 성장과 기술 진보 속에서 시대의 전환기를 맞이한 1970년 전후의 일본에 등장했습니다.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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