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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영진위, 시네마테크 전용관 공모제 내년으로 연기

KIM SEONG UK 2009. 2. 26. 20:38

영진위, 시네마테크 전용관 공모제 내년으로 연기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오늘(25일) "올해는 공모제 전환을 철회한다. 시기상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내년으로 연기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서울아트시네마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비공식적인 경로로 공모제 전환이 내년으로 연기될 것이라는 정보는 있었지만, 영진위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취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이로써 서울아트시네마는 공모제 전환 위기를 일단 내년으로 넘기긴 했지만, 서울아트시네마뿐 아니라 그간 지정위탁으로 운영됐던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미디액트 등도 모두 내년에 공모제로 전환될 예정이어서 논란은 여전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진위 영상문화조성팀 김종호 팀장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올해 초 국정감사에서 특정단체에 지정위탁을 하는 것에 대한 지적과 함께 공모제로의 전환을 요구받았다. 공모제 역시 개선방향을 찾던 와중 나온 해결책이다. 일단 내년에 공모제가 시행되기는 하겠지만 그 전에 서울아트시네마나 다른 위탁업체들과도 충분한 토론과 합의를 진행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다양한 의견들에 귀를 기울이고 보다 합리적인 대안들을 모색해 나가겠다는 것. 공모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행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와 한국독립영화협회 등 당사자들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겠다"고만 밝혔다.

▲ 서울아트시네마는 일단 올해 공모제 위기는 넘겼지만, 서울아트시네마를 비롯한 3개 공간이 내년 공모제로 전환될 예정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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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위의 정책과 관련해 영화평론가인 김영진 명지대 교수는 "한마디로 넌센스다. 문화학교서울 시절부터 시네마테크를 해온 역사성과 대표성, 그리고 서울아트시네마를 계속 운영해온 전문성이 있는데, 공모제를 한다는 건 이 모든 걸 모두 무시하겠다는 처사 아니냐. 누구보다도 이를 잘 알 만한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식의 발상을 한 건지 모르겠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대체할 기관도 없을 뿐 아니라, 만에 하나라도 일반 극장에서 공모에 응했을 경우 모양새가 우스워지지 않느냐는 것. 김영진 교수는 "문화관광부에서 그런 식을 종용해도 영진위가 나서서 이를 막아도 부족할 판이다. 그런데 왜 알아서 먼저 기는가. 시네마테크나 독립영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국회의원들이 하는 물정 모르는 소리에 왜 영진위가 부화뇌동을 하는가"라며 강하게 문제제기를 했다. 또한 그는 "이 사태에 영화계가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도 문제다. 돈이 나올 데가 영진위밖에 없어서 다들 영진위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인가"라며 영화계 전반을 꼬집기도 했다.

문화 행정에 있어 '지원은 하되 간섭은 않는다'는 원칙이 필수적인 자세인 만큼, 현 영진위의 정책방향이 '열악한 지원에 지나친 간섭'으로 흐르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김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