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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영화의 가능한 힘 - 다르덴 형제의 <토리와 로키타> 본문

영화일기

영화의 가능한 힘 - 다르덴 형제의 <토리와 로키타>

Hulot 2023. 5. 20. 09:19

"나는 우리가 그 두 아이의 상황에 놓일 수 있는 것이 영화의 힘이자 가능성이라고 믿는다.” - 장 피에르 다르덴

영화는 돌이킬 수 없는 순간들을 담고 있기에,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우리는 다시 몇몇 장면으로 되돌아가 아이들이 처한 어쩔 수 없는 운명, 이야기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다른 가능성, 말하자면 이 아이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서울아트시네마에서의 토크에서 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에 대해 질문했을 때, 다르덴 형제는 그것이 지금 시대에 대한 자신들의 ‘분노’라 말했다. 하지만, 이 분노가 현실의 절망에서 나온 것이라도 영화는 다시 우리들을 영화의 첫 장면 난처한 아이의 얼굴로 데려간다. 아이는 난민 체류증 발급을 위해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중이다. 


얼굴과 마주한다는 것은 그런데 이런 식의 인터뷰 화면과는 다른 것이다. 가령, 영화의 놀라운 장면 중의 하나가 얼굴과 마주하는 것이 얼마나 절박한 사건인지를 보여준다. 토리는 동굴 같은 방에 갇힌 로키타를 만나기 위해 벽의 환기구 열린 틈에 구멍을 내어 몰래 잠입을 시도한다. 다르덴 형제의 카메라는 아이의 움직임에 함께 하는데, 아니 달리 말하자면 아이와 함께 살기 위해 그것에 참여한다. 그리고 이는 얼굴을 발견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우리는 작은 구멍 사이 희미한 빛 사이로 로키타의 얼굴을 보게 된다. 


난민인 두 아이들은 함께 있지 않으면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혼자인 것에 대한 절박한 심정이 다른 한쪽을 향한 그들의 감정을 강렬하게 한다. 그리하여 대단히 예외적으로 다르덴 형제는 이 영화에서 이 둘 사이에 노래와 그림이라는 청각과 시각의 상징을 두고 있다. 영화는 움직임, 생각, 감성을 위한 공동의 수단이다. 게다가 팬데믹의 시기에 뤽 다르덴이 말했듯, 영화관에 가는 것은 여전히 사회적 행위다. 

디르덴 형제의 신작 <토리와 로키타>는 아트나인, 아트하우스 모모, 더숲 아트시네마 등의 예술영화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