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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민감한 자연과 믿음 - 알베르트 세라 회고전 본문
12월 7일부터 시네마테크에서는 스페인 영화주간에 ’알베르트 세라 회고전’을 개최한다. 지난 해 이맘 때 신작 <퍼시픽션>(2022)을 상영했는데, 올해는 <기사에게 경배를>(2006), <새들의 노래>(2008)와 같은 그의 초기작과 근작 <리베르테>(2019)를 포함, 총 7편을 상영한다. 아쉽지만 저작권 등의 문제로 이번에 상영못한 몇 작품들을 제하자면, 알베르트 세라의 영화를 2주에 걸쳐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칸 영화제 인터뷰에서 알베르트 세라는 천 명의 무관심한 관객보다 백 명의 열광적 관객을 기대한다 말했다. 관객이 많으면 좋겠지만, 그런 희망을 버리면서 영화 제작의 생각을 급진화하고, 작품과 작업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그는 미래에는 더 ‘독특한’ 영화일수록 더 많은 인기를 끌거라며 관객 수는 줄겠지만 결국 영화관은 더 특별한 아트하우스 영화에 더 집중하게 될 거라 기대했다. 모든 주장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런 변화가 생길거라는 것에는 기대를 갖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새들의 노래>에서 예언된 구세주를 만나러 떠난 세 동방박사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그들은 세상을 주의깊게 살펴보면 사물의 아름다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말한다. 세라가 믿는 고풍스런 영화의 힘이 그와 같다. 고다르가 명확하게 공식화한 것처럼, 영화는 세상에 대한 찬사를 전제한다. 세라가 종종 말하는 영화의 마법은 특별한 계시의 순간이 어쨌든 화면에 도래할 거라는 믿음이다. 동방박사의 이어지는 다음의 말을 기억하자. “이런 놀라운 걸 보게 될 줄 몰랐어. 이제 우리 두 눈으로 볼 수 있게 됐군!”
민감한 자연, 영화에서 믿음의 문제들
일시│12월 17(일) 오후 4시 <새들의 노래> 상영후
진행│김성욱 프로그램디렉터
새들의 노래(El cant dels ocells / Birdsong)
감독 : 알베르트 세라(Albert Serra)
출연 : 빅토리아 아라고네스, 루이스 카르보, 마크 페란슨
정보 : 2008 | 93min | DCP | B&W
아기 예수가 탄생할 것이란 소식을 들은 동방박사 세 사람은 예수를 만나기 위해 먼 여행을 떠난다. 광활하고 거친 산과 들을 묵묵히 걷는 현자들의 느린 발걸음 가운데 종종 예상치 못한 귀여운 웃음의 순간이 찾아온다. “새들의 노래”는 스페인의 전통 성탄절 노래이자 자장가이기도 하다. 2008년 칸영화제 감독주간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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