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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러시아 영화제 (3)
CINEMATHEQUE DE M. HULOT
지난 글에 이어 이번에는 '러시아 모스필름 회고전'에서 상영되는 해빙기의 러시아 영화들에 대해 소개하고 싶다. 러시아 영화사에서 1934년은 중요한 변화의 해였다. 그 해, 소비에트 예술을 새롭게 규정한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러시아의 공식 예술 이념으로 선포되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이란 19세기 사실주의에 토대를 두고 본질적으로 공산주의 계급 의식으로 무장된 영웅적인 인물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것에 몰두하는 것을 의미했다. 변화는 다른 곳에서도 발생하는데, 이를테면 이 시기에 영화 스튜디오들 또한 다른 산업과 똑같이 중앙 부서에 소속되면서 하나의 거대한 관료 조직에 통합됐다. 자연스럽게 영화 예술의 창조적 작업에 대한 통제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영화 제작이 당연히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19..
'러시아 모스필름 회고전'이 이제 중반을 넘기고 있다. 1950년대 이후의 영화들, 특히 '해빙기'라 불리는 시기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싶은데, 그 중의 한 편이 게오르기 다넬리야의 (1963)이다. 이 영화는 아마 이번 회고전에서 소개되는 영화들 중 과 더불어 가장 감미롭고 아름다운 작품 중의 하나에 속할 것이다. 같은 시기 타르코프스키나 미하일 칼라토초프의 장엄하고 엄숙한 주제, 탁월하고 강력한 영상과 비교하면 피아노 소품같은 작품이다. 그런데 이게 꽤나 활기차고 발랄해서 묵직한 감동과는 다른 감각적 환희를 선사한다. 모스크바의 평범한 젊은이들의 일상, 그것도 거의 하루의 이야기가 영화의 전부다. '모스크바, 도시의 교향곡'같은 식의 영화랄까. 영화가 활기차고 발랄한 것은 주인공들이 젊을 뿐만 아니라..
[김성욱의 상상의 영화관]영화의 영원한 젊음과 미완의 소비에트 영화혁명 시네마테크의 프로그램 기획자로서 말하자면, 러시아 영화를 소개하는 일은 정말 오랜 숙원중의 하나였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치고 젊은 시절에 러시아 영화에 빠져들지 않았던 사람이 과연 있을까? 고다르가 말하듯이, 영화의 아이들은 러시아 영화와 놀기 마련이다. 이번 주부터 한 달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러시아 모스필름 회고전'은 그래서 단지 한 나라의 영화를 소개하는 행사만은 아니다. 혹은, 영화 교과서에 실린 작품들을 단순하게 '회고'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1920년대 소비에트 영화들은 곧바로 영화의 젊음과 동일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1895년에 탄생한 영화가 20대를 맞이해 젊음의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쳤던 것이다.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