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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지금 벤더스 영화를 보는 즐거움에 그 하나가 여행이 중지된 세상에서 신선한 공기의 흐름, 다른 시간, 다른 곳으로의 여행을 가능케하는 것이라면, 다른 하나는 그 반대로 멈추어서서 다시 영화를 생각해보는 것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를테면, 팬데믹이라는 감염병의 범지구적 유행은 우리를, 영화를 어떤 변화로 안내할까. 생전에, 오즈 야스지로는 작가로서 삶의 태도와 관련해, 아무래도 좋은 것은 유행에 따르고 중대한 것은 도덕에 따르고, 예술은 자신에 따른다고 말했다. 어쩌면, 벤더스는 퐁피두 센터가 그에게 ‘세계의 유행’에 대한 이 작품을 의뢰했을 때, 오즈의 말을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 벤더스는 유행보다는 이 세상에 관심을 두었다고 말하는데, 그럼에도 유행은 영화(산업)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벤더스는 ..
영화일기
2020. 5. 20. 1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