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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영사기사 (2)
CINEMATHEQUE DE M. HULOT
황벼리 작가의 ‘믿을 수 없는 영화관’을 재밌게 읽었다. 영화관이 배경일 뿐만 아니라, 주인공 풀잎이 극장 노동자이기에 극장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풀잎은 처음엔 극장 영사기사로 일했다. 영사실은 보이지 않은 곳에 숨어 있는, 엄청나게 시끄럽고 어둡고 답답한 곳이었다. 하지만, 웬지 아늑한 기분이 들었던 영사실이 좋아 그녀는 쭉 그곳에 있었다. 비록 필름 영사기는 구경도 못한, 이른바 ‘스위치 기사‘였지만 영사실 일은 그래도 평판이 좋은 직업이었다. 풀잎은 영사실에서 일하면서 어떤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에 즐거워했다. 그러다 영사실이 무인화되면서 풀잎은 음료수와 팝콘을 파는 극장 매니저 일을 하게 되었다. 조용한 전락의 과정이다. 사실 극장일..
산업시대의 산물인 육중한 기계의 작동도, 전문적인 육체 노동도, 물리적 개입도 필요 없는 스트리밍의 세계와 달리, 여전히 객석 뒤편 필름 영사기가 놓인 박스를 구비한 극장의 영화는 물질과 노동의 개입, 그리고 관객의 물리적 움직임이라는 수고를 필요로 한다. 영화는 그런 삼차원으로 존재하는 예술형태로 크리스토퍼 놀란이 말하듯이 극장의 물리적 부피와 영화를 보는 관객을 필요로 하는 만큼 영사기사와 영사기를 필요로 한다. 이런 손 노동의 실천과 육체적 리듬이 부자연스럽고 가치를 존중받지 못하거나 세상의 이목을 끌지 못하더라도, 이 작업의 리듬과 작업공간은 아직까지 매혹적이며 중요하다. 2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개최하는 필름 영사 초급 워크숍, 전문가 중급 워크숍, 필름 상영을 위한 포럼, 그리고 오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