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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1940년대 할리우드 스크루볼 코미디 장르를 분석한 스탠리 카벨은 이 장르를 특별히 ‘재혼 희극’이라 불렀다. 같은 반려자와의 두 번째 결혼으로 끝맺는 영화들로, 불화를 거친 커플이 서로 관계의 올바름을 재확인하는 이야기다. 조지 쿠커의 (1940)가 그런 재혼 희극의 대표작이다. 이야기는 이중적 과정을 거친다. 그 하나가 타인에 대한 불신과 불관용을 극복하는 것이라면, 다른 하나는 자신의 선택에 대한 불확실성을 넘어서는 일이다. 재혼 희극은 그러므로 질서와 불화의 가능성을 생각하게 하고, 불화를 넘어가는 창조적인 방법을 고안하게 한다. 불화를 용인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핵심이라는 자크 랑시에르의 말을 상기한다면, 이런 영화를 정치의 알레고리로 읽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가령 의 크레딧에 차례로 등장..
“이제 볼 수 있나요?” 1929년, 헤이즈 코드의 도래, 유성 영화의 시작, 그리고 뉴욕 주식시장의 대폭락과 빈곤의 도래로 환상의 스크린 벽이 무너지고, 맹목의 신화가 풀려 이제 제대로 ‘볼 수 있나요’라고 묻게 될 때, 도시의 불빛 아래 채플린의 영화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비통하고 별난, 순수한 러브 스토리. 채플린은 를 이렇게 말했다. 빈곤과 대량 실업, 부자와 빈자가 ‘클래스’로 구별되는 대공황의 시대를 코미디로 극화하는 일은 채플린같은 예술가의 시대적 책무였다. 부자를 공격해야 웃음이 유발된다. 비통함은 그러나 빈곤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감지된다. 가난한 장님 소녀와의 로맨스에는 맹목의 환상이 필요했다. 떠돌이 찰리는 소녀의 꿈을 위해 부자를 연기해야만 한다. 전례 없는 일이다. 비통..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는 영화 상영 후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네클럽을 개최합니다. 첫 번째 시네클럽은 고전기 영화를 중심으로 ‘클래식’ 혹은 ‘고전’이라 부르는 작품들의 현대성을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영화의 클래식은 1950년대 말까지 특정한 스타일을 선보인 영화들을 지칭합니다. 이 시기 영화의 보편성을 이뤄낸 특권화된 장소는 역시 ‘할리우드’입니다. 할리우드 영화는 스타와 장르의 결합, 명백함과 투명성, 통일성, 조화로움, 공통적인 감정의 표현 등의 특성을 갖고 있었는데, 이러한 영화의 클래식은 종종 낡은 것으로 치부되곤 하지만, 반대로 영화 매체의 유년기의 활력과 젊음 또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에릭 로메르가 말했듯이 모던에 앞서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클래식의 현대성을 이해할 필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