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예정한 시네마테크 프로그램에 불가피한 변경이 있습니다. 여전히 유럽의 코로나 상황이 좋지 않아, 예정했던 4월 말의 '요리스 이벤스 회고전'은 6월 초로 변경해 준비 중입니다. 그럼에도, 좋은 소식은 지난해부터 생각만 해두었던 ‘유라시아 영화제'를 4월 말에 개최하면서, 극장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쉽지 않았던 작품들을 소개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처음 소개하는, 고다르가 찬미한 작가로, 칸 영화제 처음으로 여성 감독으로 감독상을 받기도 했던(2017년 소피아 코폴라 감독이 칸 감독상을 받으면서 그녀의 이름이 새롭게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감독 율리아 솔른체바의 '우크라이나 3부작'(가운데 아쉽게도 두 작품을 상영합니다. 한 편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지만, 그럼에도 70mm 필름만 남아있어 한국에서는 현재 상영이 불가능합니다. 나중에 상영할 기회를 마련해보고 싶은데, 아울러 새로 만들어지는 전용관에는 70mm 영사기를 구입하기를 희망합니다), 영화제에서만 소개되었을 뿐 이후 극장에서 만나기 쉽지 않았던, 이 또한 감독 자신으로서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회고전이라 말한 세르게이 로즈니차의 20세기의 역사와 군중을 바라보는 5편의 작품(소비에트 붕괴 때에 레닌드라드에 쏟아져나온 군중들을 담은 2015년 작 '더 이벤트'에서 시작해, 1930년대 권력이 어떻게 군중을 속이고 독재정권을 탄생시켰는지를 다룬 2018년 작 <재판>, 그리고 20세기 최대의 스펙터클로서 스탈린의 국장을 다룬 2019년 작 '국장State Funeral'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또한 한국에서 처음으로 소개하는 최근 주목받는 벨라루스 3인의 여성 감독 작품을 상영할 예정입니다. 자세한 상영작품 소개와 상영시간표는 이후 공개할 예정으로, 유라시아 영화제는 4월 29일부터 2주간 진행됩니다. 영화 상영과 더불어 세르게이 로즈니차, 그리고 세 명의 벨라루스 감독과의 온라인 토크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솔른체바와 로즈니차의 영화에 관한 두 번의 강연도 있습니다. 여전히 코로나 상황과 영화(관)의 환경은 좋지 않지만, 이런 때일수록 시네마테크의 영화 상영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안전을 고려하면서, 영화관을 방문하는 일을 주저할 필요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