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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우리가 산에 사는 것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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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산에 사는 것은…

Hulot 2021. 10. 20. 23:10


지난해 ‘브루노 간츠 회고전’을 하면서 ‘비투스’(2006)를 상영하긴 했지만, 다니엘 슈미트, 알랭 타네와 더불어 1960년대 스위스 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 ‘스위스 뉴웨이브’의 기수인 프레디 M. 뮈러 감독의 영화는 아직까지 제대로 소개될 기회가 없었다. 내일 ‘로카르노 인 서울’의 개막작으로 그의 대표작 ‘산불Höhenfeuer’을 상영하는 것은 그래서 기쁜 일이다. 필견의 작품이다.


1985년 로카르노영화제 황금표범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이른바 ‘산 삼부작 The Mountain Trilogy’을 이루는 두 번째 작품으로 나머지 두 편의 작품-1974년작인 ‘우리 산 사람들-우리가 산에 사는 것은 우리 탓이 아니다’와 1990년작 ‘초록의 산’-은 모두 스위스 산악 지대를 무대로 사람과 자연의 이야기를 그리는 고전적이고 민속학적인 의미에서 순수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산불’은 광활한 알프스 산의 격리된 땅에서 자급자족하는 4인 가족의 이야기를 극화했다.


뮈러의 영화는 험한 산에 둘러쌓인 외딴 공간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과 인간, 인간간의 커뮤니케이션의 (불)가능성에 대해 탐구하는데(영화에서 망원경과 현미경, 거울의 활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알프스 산 자연 경관의 아름다운 촬영, 말과 대화 사이의 섬세한 침묵과 자연의 다양한 소리가 우리의 감각을 열게 한다. 세계로부터 격리된 지금의 상황이 이 영화를 더 주목하게 하는데, 내일 이 영화를 극장에서 만나는 것은 그래서 독특한 체험이 될 것이다.


로카르노 인 서울 개막작
19:30 산불 Höhenfeuer / Alpine Fire (1985) 프레디 M. 뮈러 Fredi M. Murer

아름다운 풍경으로 둘러싸인 알프스 산맥의 어느 외딴 농장. 농장에 살고 있는 십 대의 남매는 나이 든 부모님의 일을 도우며 살고 있다. 교사가 되고 싶은 누나 벨리는 청각 장애인인 남동생을 보살피며 가르치지만, 사춘기에 접어든 동생은 부모님의 엄한 훈육으로 힘들어한다. 1985년 로카르노영화제 황금표범상, 에큐메니컬상 수상.


로카르노 인 서울 Locarno in Seoul
10월 21일(목) ~ 11월 7일(일)
Cinematheque Seoulartcinema


“로카르노영화제는 20세기 내내 영화라는 형식을 다듬는 문화적, 정치적 대화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했습니다. 유럽이 전체주의와 파시즘, 공산주의로 인한 진통을 앓을 때에도 로카르노는 굳건하게 서서 분명하고도 명쾌한 목소리를 내 왔고, 이는 로카르노가 선택한 이름들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드러납니다. 이탈리아의 네오리얼리즘은 바로 로카르노에서 전성기를 누렸고, 예술가와 창작자들에게 영화 문법의 규칙을 깨고 새로운 규칙을 만들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할리우드에서 일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로카르노 인 서울 영화제를 위해 선정된 영화들을 발견함으로써 이러한 매력적인 역사를 맛보실 수 있습니다.”
- 지오나 A. 나짜로 Giona A. Nazzaro
Artistic Director Locarno Film Festival



◆섹션 1. 로카르노의 스위스 영화들  Swiss Films in Locarno
샤를을 찾아라 Charles mort ou vif / Charles, Dead or Alive
1969│ 알랭 타네 Alain Tanner
빅 나이트 Le Grand Soir / The Big Night
1976│ 프란시스 로이세르 Francis Reusser
산불 Höhenfeuer / Alpine Fire
1985│ 프레디 M. 뮈러 Fredi M. Murer
젊은 여자 Das Fräulein / The Mistress
2006│ 안드레아 슈타카 Andrea Štaka
문과 창을 열어라 Abrir puertas y ventanas / Back to Stay
2011│ 밀라그로스 무멘탈러 Milagros Mumenthaler


◆섹션 2. 월드 시네마 World Cinema in Locarno
독일 영년 Germania, anno zero / Germany Year Zero
1948│ 로베르토 로셀리니 Roberto Rossellini
고뇌하는 땅 Terra em Transe / Entranced Earth
1967│ 글라우베 로샤 Glauber Rocha
인베이전 Invasión
1969│ 우고 산티아고 Hugo Santiago
인디아 송 India Song
1975│ 마르그리트 뒤라스 Marguerite Duras
향기 어린 악몽 Mababangong Bangungot / Perfumed Nightmare
1977│ 키들랏 타히믹 Kidlat Tahimik
천국보다 낯선 Stranger than Paradise
1984│ 짐 자무쉬 Jim Jarmusch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Au Nom du Christ / In the Name of Christ
1993│ 로저 그노안 음발라 Roger Gnoan M’Bala
호스 머니 Cavalo Dinheiro / Horse Money
2014│ 페드로 코스타 Pedro Costa
노 홈 무비 No Home Movie
2015│ 샹탈 아커만 Chantal Akerman


◆섹션 3. 로카르노의 한국영화 Korean Films in Locarno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Right Now, Wrong Then
2015│ 홍상수 Hong Sang-soo
초행 The First Lap
2017│ 김대환 Kim Dae-hwan
파고 Height of the Wave
2019│ 박정범 Park Jung-b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