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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추모의 밤 - 시네마테크의 후견인 故 최정운 본문
소격동 지하 공연장을 임대해 극장을 시작한 게 2002년 5월 10일이니, 이제 곧 서울아트시네마가 이십 주년을 맞는다. 수익성 없는 극장이니 오래 못할까 싶어 정말 무리를 해서 일하고, 영화 상영하고, 책을 냈다. 하필 십 주년 몇 해 전에 이명박 정부의 퇴행적인 문화정책으로 시네마테크 공모가 강행되고, 공모 반대로 영진위 지원이 중단되면서, 반대로 오기로라도 버티자 결심해 극장을 계속해 지금까지 오게 됐다. 그때 정세 따라 현명하게 문을 닫았다면 이후 십 년의 어려움도 겪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개관 20년까지 함께 하자던 약속을 지키기도 전에, 두 해 전부터 조금씩 기억을 잃어가던 대표님은 지난 1월 5일 조용히 우리 곁을 떠났다. 그는 큰 역사를 만들 생각도, 성과를 만들거나, 좋은 자리에 오르려 욕심내지도 않고, 돈 벌 궁리도 하지 않고, 그저 자신이 하고 싶던 일을 하는 사람들 뒤에서 도움을 주고, 조용히 후원하고, 격려를 잊지 않았다. 드러내지 않던 삶 때문에 그가 기억을 잃기 전에 이미 그의 시간은 흐르고, 스쳐 지나가고, 흩날려 사람들도 그가 했던 일을 잊었을 것이다. 시간은 그를 기다리지 않았고 사람들도 그랬다. 그는 친구들이 모여 좋아하는 일을 해온 우리들의 작은 역사에 긍지를 가졌고, 거기에 만족했다.
추모의 밤 - 시네마테크의 후견인 故 최정운
일시│5월 12일(목) 저녁 7시 30분
상영작│<안녕, 용문객잔>(차이밍량, 2003)
*영화 상영 전 故 최정운 대표의 추모 행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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