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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잠깐의 친밀함과 행복 - 요나스 매카스 100 ! 본문

영화일기

잠깐의 친밀함과 행복 - 요나스 매카스 100 !

Hulot 2022. 4. 14. 17:59


베를린에 체류하던 해에 요나스 메카스 감독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키노 아스날에서 열린 ‘Edit Film Culture’ 기획전 개막일에 ‘리투아니아 여행의 추억’을 상영하면서 그가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는 상영 외에도 전시회, 강연, 그리고 그의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 하는 특별한 콘서트에 참여한다고 했다.



이미 며칠 전에는 베딩에 있는 ‘사일런트 그린’에서 필름 컬처 잡지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사진, 잡지, 편지 등과 셜리 클라크, 마야 데렌, 앤디 워홀, 그리고 전설적인 바바라 루빈의 작품을 상영하는 전시회가 열렸다. 바바라 루빈이 요나스 메카스에게 보낸 편지들, 그리고 요나스 메카스가 마틴 스콜세지 등과 나눈 필름컬처를 운영하기 위해 후원금을 요청하는 서한들, 피터 보그다노비치의 후원에 감사하는 편지들이 눈길을 끌었다. 전시장 구석에서는 바바라 루빈의 첫 단편 제작에 깊은 영향을 주었던 잭 스미스의 ‘황홀한 피조물들’이 상영되고 있었다.



아무튼, 개막일에 그를 볼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키노 아스날을 찾았다. 아스날 1관의 객석은 이미 관객들도 가득했다. 얼마 후 프로그래머가 무대에 나와 개막 인사말을 하면서 안타까운 그의 불참 소식을 알렸다. 몸이 좋지 않아 유럽을 방문할 수 없었다 한다. 대신 그가 보내온 짧은 영상이 스크린에 상영되었다. 그날 이후 그를 만날 수 있는 행운은 더는 없었다. 다음 해 그는 세상을 떠났다.


2022년은 요나스 메카스의 탄생 백주년을 맞이한 해다. 지난 해부터 올해 그의 작품을 상영할 기회를 찾고 있었고, 실험 및 독립영화 배급 레이블 ‘르:브아르(RE:VOIR)’를 운영하는 핍 초도로프 감독과 협력해 특별전을 개최할 수 있었다. 요나스 메카스의 아들이자 촬영감독인 세바스찬 메카스, ‘요나스 메카스 100주년’의 기획자 중의 한 명이기도 한 율리우스 지즈 감독이 또한 행사 기간 중에 서울아트시네마를 방문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백주년을 맞아 그의 영화를 상영하면서 그 해, 베를린에서 그와 함께할 수도 있었을 순간이 떠올라 말이 길어졌다. 그의 일기에 있는 이런 구절이 생각난다: 항상 그 자리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장소와 순간이 있다. 하지만 아니, 다음 순간 나는 사라진다. 나는 잠깐의 친밀함과 행복을 즐기는 것 같다. 찰나의 힐끗 보기. 나는 그것이 연장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다른 순간들을 내다보며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Jonas Mekas 100 !
요나스 메카스 탄생 백 주년 특별전
4월 28일(목) ~ 5월 8일(일)

건즈 오브 더 트리즈 Guns of the Trees (1961)
월든 Walden (Diaries, Notes, and Sketches)(1968-1969)
리투아니아 여행의 추억 Reminiscences of a Journey to Lithuania (1972)
로스트 로스트 로스트 Lost Lost Lost (1976)
우연히 나는 아름다움의 섬광을 보았다 As I Was Moving Ahead Occasionally I Saw Brief Glimpses of Beauty (2000)
서신교환: 요나스 메카스 - 호세 루이스 게린 Correspondencia Jonas Mekas - J.L. Guerin (2011)
행복한 삶의 기록에서 삭제된 부분 Out-Takes from the Life of a Happy Man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