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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2017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2017 Cinematheque Friends Film Festival 1월 19일(목)부터 2월 22일(수) ▣ 2017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의 선정작 •구로사와 기요시 영화감독 (더글라스 서크, 1955) (리처드 플레이셔, 1968) (샘 페킨파, 1970) (조셉 로지, 1976) (스티븐 스필버그, 2005) •김우형 촬영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1975) •김의성 배우&최동훈 영화감독 (J. 리 톰슨, 1962) •김주혁 배우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2003) •박홍열 촬영감독 (크리스 마르케, 1963) •서동진 교수 (키들랏 타히믹, 1977) •윤가은 영화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 1999) •윤여정 배우 (마이크 리, 1988) •이경미 영..
2005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대만영화제에 참석한 차이밍량은 감독 자신이 직접 표를 파는 행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관객을 찾아나서는 모험을 벌이는 중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알려고 할 뿐 영화를 제대로 보지 않는다." 그는 동시대 대만 관객들이 영화가 ‘보는 예술’임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 "내 영화의 시사회장은 다른 영화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인다. 대부분의 시사회장에서는 영화가 끝난 뒤 우레와 같은 박수가 있거나 야유가 뒤따른다. 하지만 내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은 대부분 느리다. 그리고 영화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어쩔 줄 몰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차이밍량은 “제발 내 영화를 눈으로 보아 달라”고 호소했다.그로부터 대략 십년이 지..
당나귀, 우리, 발타자르 로베르 브레송의 는 그의 영화 중에서도 꽤 예외적인 작품처럼 보인다. 전작들의 긴밀하게 연결된 구조와 비교하자면 이야기가 분산적이고 산만하다. 이런 느슨한 구성은 그의 유작 과 비교해 볼 만하다. 이 말 그대로 돈의 순환을 그렸다면, 이 영화에서 순환되는 것은 당나귀이다. 에서의 우연적 연결들은 그러나 작품의 주제와 무관하지 않다. 주인공은 제목 그대로 당나귀이다. 원제 ‘Au hasard, Balthazar’에는 ‘우연 hasard’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다. 이 영화는 우연히, 그때그때 주인의 사정에 따라 다른 사람에게 양도되는 발타자르의 운명을 암시하고 있다. 당나귀 발타자르는 영화 대부분의 장면에 모습을 보인다. 발타자르는 주인공이자 사건의 진정한 증인이다. 그는..
비토리오의 질문. "주식으로 사라진 돈은 어디로 가는 건가요?" 혹은, 정서적으로 무미건조해진 헤어진 연인들의 사랑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바르트가 안토니오니를 예찬하며 말했던 것처럼 '일식'에서 안토니오니는 멈추어 서서 오랫동안 대상과 사물이, 인물이 사라질때까지 바라본다. 사물들이 소진될때까지 철저하게 사물을 바라보는 것. 우리들이 없는 세계를 보는 불안. 이는 진정한 영화(관람)의 모험이다. 일식(1962) /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Eclipse(1962) / Michelangelo Antonioni
“집에 돌아온 걸 환영해요.” 부엌에서 음식을 준비하던 아내 미즈키는 거실 뒤편에서 누군가 지켜보는 인기척을 느껴 되돌아본다. 한 남자가 서 있다. 남편 유스케다. “몇 년 만이지?” “3년이네요.” 둘의 대화는 이상할정도로 담담하게 진행된다. 이들 사이의 3년이란 시간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알 도리가 없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속내를 알기 어려운 꽤나 느긋한 부부의 대화다. 그가 3년 만에 되돌아온 유령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이런 상냥한 환대에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남편은 실제로 3년 전에 사라졌고, 시체는 발견되지 못했지만 죽은 것은 사실이다. 유스케는 자신의 몸이 바다에 있고, 고기들이 몸을 이미 씹어 먹어 버렸기에 시체를 보더라도 자신을 알아채지 못할 거라는 끔찍한 말을, 대수롭지..
보이지 않는 나루세 나루세 미키오의 영화를 좋아했던 에드워드 양은 그의 영화적 특징을 ‘불가시의 스타일’이라 말했다. 오즈와 구로사와 아키라와 비교해 보자면 스타일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에드워드 양은 의 라스트 신을 그 사례로 지적한 바 있다. 물론, 나루세의 영화에 스타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나루세 영화의 옥외 장면에서 인물들이 둘이서 걷는 순간을 천천히 카메라가 따라가며 보여주는 이동촬영은 그 자체로 완벽한 스타일이다. 오즈 야스지로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나루세의 연인들은 때론 멈춰 서고, 때론 되돌아보며 걷는다. 이토록 아름답게 연인들의 발걸음을 완성한 감독을 찾기 힘들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루세의 스타일은 비가시적이다. 그간 한국에서 공개된 나루세의 영화가 대체로 12-1..
십년 만에 아트선재센터를 찾아 영화를 봤다. ‘허우 샤우시엔 회고전’을 진진과 공동 개최하면서 개막행사 참석을 요청받았기 때문이다. 간단한 개막행사에 이어 '자객 섭은낭'을 보았다. 1시간 44분 동안 영화와 함께 과거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서울아트시네마가 처음 아트선재센터 지하에 서식지를 마련했던 시절, ‘허우 샤오시엔 회고전’을 2003년 4월에 개최했다. 당시 6,000여명의 관객들이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 해가 지나 2004년 10월 무렵, 아트선재센터가 공사를 이유로 계약을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통고를 해왔다(사실 이런 방식이 최근 벌어진 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서 놀랍기도 했다). 2000년이래로 시네마테크가(당시는 문화학교서울 영화제로 개최했다) 회고전을 계속 해왔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