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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수정 백조 (2)
CINEMATHEQUE DE M. HULOT
영화는 실현된 역사의 재현이 아닌 가능성의 역사를 돌아보게 하는 것으로 역사를 새롭게 경험하게 한다. ‘수정 백조’의 다리야 추크 감독은 끊임없이 1990년대 구소련의 붕괴 이후의 시기, 특별히 1996년의 벨라루스로 되돌아가는데 이 때는 시위가 여전히 허용된 마지막 해였고,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었던 해였다고 한다. 전환점의 시기였다. 그 만큼 다른 가능성이 있었던 시기다. 청년들의 하위문화에 자유의 기운이 흘러들어가던 시기. 하우스 음악이 곧 자유를 의미하던 때다. 그녀의 신작 또한 9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고 한다. 2017년 이후로 다리야 추크를 포함해 벨라루스의 젊은 감독들-특별히 여성 감독들- 영화들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하는데, 이와 관련해 블라다 센코바 감독은 지난 대화..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영화를 보면 누구나 떠올리는 사람들의 과묵함은 그들의 서투름 때문에 도리어 어색한 요령의 사람들에 이상하게 마음이 끌린다. 벨라루스의 신예 감독 율리아 사툰의 ‘내일’의 인물들은 그런 카우리스마키의 북구의 무표정을 느끼게 하는데, 특히 바에서의 춤추는 장면이나 흘러나오는 음악이 그러하다. 소리들은 배경 음악없이 화면의 시공간에 흘러나오는데, 텔레비전으로 영화를 보는 장면에서도 화면은 보이지 않은채 음악과 대사만 말 그대로 흘러나온다. 장면은 보이지 않아도 워낙 유명해서 타르코프스키의 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영화 끝무렵 주인공 크리스가 지구로 귀환할 때의 장면으로 희망도 없고, 남은 것은 기다림뿐, 이라는 대사가 이 영화의 주제에 울림을 준다. 이 영화는 올해 내가 본 가장 인상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