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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아키 카우리스마키 (2)
CINEMATHEQUE DE M. HULOT
이 영화의 과거가 없는 남자란 내면이 텅 빈 일종의 투명인간, 혹은 죽은 자를 보존하는 미라와 같은 것으로, 영화의 오랜 과거, 이를테면 움직이는 미라(바쟁)로서 (기차와 함께) 도착한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하여, 붕대가 풀리면서 최고의 이야기가 작동한다. 그 하나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말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로 과거가 없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과거가 없음으로 해서 행복한 공동체를 구성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마련될 수 있는 것일까. 이를테면, 컨테이너 마을 마당에서의 상실되고 손상된 과거 없는 영혼들의 연약하고 위태로운 공동체의 모습에서.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진 카페와 바, 지나간 노래들에서. 이 영화에 등장하는 바는 일찍이 헬싱키에 있던, ..
지배의 공허한 영광- 마노엘 데 올리베이라, 빅토르 에리세, 아키 카우리스마키, 페드로 코스타의 (2012) 포르투갈의 북서부에 자리한 구시가지 기마랑이스 지구는 포르투갈의 발상지라 불리는 최초의 수도이다. 2012년, EU는 이 지구를 ‘유럽 문화수도’로 지정했고 1년간 집중적으로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렸다. (2012)는 이 문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되어 제작됐다. 감독들에게 던져진 질문은 이러했다. 1143년 포르투갈 왕국이 성립된 후 8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이 거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성립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따라 유럽의 영화계를 대표한 네 명의 감독이 제작에 참여했다. 북유럽 핀란드 출신이면서 포르투갈에 거주하는 아키 카우리스마키, 스페인의 빅토르 에리세, 그리고 포르투갈을 대표해 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