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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율리야 샤툰 (2)
CINEMATHEQUE DE M. HULOT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영화를 보면 누구나 떠올리는 사람들의 과묵함은 그들의 서투름 때문에 도리어 어색한 요령의 사람들에 이상하게 마음이 끌린다. 벨라루스의 신예 감독 율리아 사툰의 ‘내일’의 인물들은 그런 카우리스마키의 북구의 무표정을 느끼게 하는데, 특히 바에서의 춤추는 장면이나 흘러나오는 음악이 그러하다. 소리들은 배경 음악없이 화면의 시공간에 흘러나오는데, 텔레비전으로 영화를 보는 장면에서도 화면은 보이지 않은채 음악과 대사만 말 그대로 흘러나온다. 장면은 보이지 않아도 워낙 유명해서 타르코프스키의 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영화 끝무렵 주인공 크리스가 지구로 귀환할 때의 장면으로 희망도 없고, 남은 것은 기다림뿐, 이라는 대사가 이 영화의 주제에 울림을 준다. 이 영화는 올해 내가 본 가장 인상적인..
영화를 보러 갈때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모르는, 짐작할 수 없는 나라와 들어보지 못한 작가의 영화와 만나는 것은 실은 기쁜 일이다. 대체로 사람들은 그 반대로 기대할만한 영화를 보러 가면서 적당한 만족을 얻는 것에 즐거워할 수 있겠지만, 그 또한 영화 관람의 당연한 쾌락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한 영화의 즐거움은 대체로 기대하지 못한 여행지와 관람에서 나오기 마련이다. 영화의 관객은 효용 극대화를 추구하는 합리적 선택의 소비자와는 달리 우연과 내기를 즐기는 모험가다. 비록 특정 지리에 관한 관심에서 멀리 떨어진 나라들이 있더라도 영화의 나라에서 주목 받지 못할 나라나 개인은 없다. 게다가 특정 나라의 영화가 젊음의 기운을 갱신하는, 바로 그 피어오르는 순간에 우연히 작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란 많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