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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로의 시네마테크/공세방어- 시네마테크사태

[프레시안 기사] 위기에 처한 서울아트시네마

Hulot 2009. 2. 18. 16:24

위기에 처한 서울아트시네마

[충무로 이모저모] 영진위, 지원 정책 재검토 들어가

기사입력 2009-02-13 오후 6:45:35







국내 시네마테크를 대표하는 서울아트시네마가 위기에 처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시네마테크 전용관 지원 사업의 방식을 변경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영진위는 그간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개관해 운영하고 있는 서울아트시네마에 시네마테크 전용관 사업을 위탁하는 형식으로 서울아트시네마를 지원해 왔으나, 올해 시네마테크 전용관 위탁을 공모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한시협과 서울아트시네마 측에 일방적으로 통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아트시네마 김홍록 사무국장에 의하면 서울아트시네마가 영진위로부터 통보를 받은 것은 지난 2일. 영진위가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거친 뒤 2009년 사업보고와 설명을 하기 위해 영진위 담당자를 만난 자리에서다. 담당자는 "다른 사업체와 달리 서울아트시네마만 회계년도가 3월부터 익년 2월까지라 아직 2008년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서울아트시네마 측은 영진위 측에 "위원장도 알고 있는 사실인가" "영진위의 공식 입장인가"에 대해 반복적으로 확인을 요구한 결과 결국 "그렇다"는 답을 받았다는 것. 또한 김홍록 국장은 "영진위에 의하면 모든 위탁사업에 대해 공모제를 실시하라는 게 문화관광체육부의 강력한 의지"라는 말도 전했다. 그러나 문화관광체육부의 대답은 다르다. 문화관광체육부의 김덕수 사무관은 "영진위의 구체적인 사업과 방식에 대해서까지 문화관광체육부가 참견하지 않으며, 그럴 수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아트시네마는 영진위의 공모제 전환 결정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7년째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운영하면서 한국 영화문화에 큰 공헌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사업에 대한 제대로 된 검토와 평가도 없었고, 우리 쪽과의 의견 조율이나 사회적 합의를 모을 공청회 등 최소한의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갑자기 공모제로 전환하라고 통고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 서울아트시네마의 입장이다. 공모제 자체에 대한 판단은 차치하고, 공모제로 전환하는 데에 대한 상식적인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이를 따르라고 하는 것부터 문제라는 것이다.

만약 공모제가 시행되면 서울아트시네마는 매년 공모제에 참가자 중 하나로 응해야 하며, 다른 단체가 시네마테크 전용관 사업에 위탁 사업자로 결정이 되면 지원을 받을 수가 없게 된다. 문제는 서울아트시네마가 지원받고 있는 금액이 공간 임대료와 장비 임대료 등 극장 운영에 있어 가장 필수적인 부분을 구성하고 있어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당장 극장의 존립에 위기가 생긴다는 것이다. 영진위 측 담당자는 "어차피 공모에 응할 다른 주체도 없는데 빨리 할수록 오히려 서울아트시네마에도 유리한 것 아니냐"란 말로 설득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런 형식적인 공모가 더 문제가 아니냐는 게 서울아트시네마의 답변이다. 올해 사업의 기획이 모두 완성된 데다 그 중 상당수는 주한 외국 대사관들과 공동주최를 하는 프로그램이고, 3, 4월 프로그램도 이미 준비를 진행중이다. 브라질영화 특별전의 경우 브라질 대통령의 방한시기와도 겹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상황에서 만약 공모전에 떨어졌을 때 진행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으며, 그러할 경우 그간 서울아트시네마가 쌓아온 신뢰와 활동은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진다는 게 김홍록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현재 영진위로부터 위탁을 받아 운영되는 곳은 서울아트시네마와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그리고 미디어센터인 미디액트 등 세 곳으로, 서울아트시네마의 경우 영진위로부터 지원되는 금액은 전체 예산의 30% 정도로 알려졌다. 미디액트나 인디스페이스 역시 전액지원을 받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공모제로 전환하겠다는 공식적인 결정을 들은 곳은 서울아트시네마 한 곳뿐이다. 미디액트의 경우 초기에는 공모제 얘기가 나오기는 했으나 이미 올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유예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액트의 이주훈 사무국장은 "서울아트시네마나 미디액트나 인디스페이스나, 모두 나름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가지고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는 곳이다. 과연 경험도 없고 준비도 없는 다른 민간업체가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사업을 대체할 수 있겠는가. 공모제 자체는 좋을 수 있지만 서울아트시네마의 경우 정당한 평가나 절차도 없이 갑작스럽게 진행하는 이유가 오히려 의아스러울 뿐"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김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