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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프리츠 랑의 아메리카 본문

영화일기

프리츠 랑의 아메리카

Hulot 2011. 8. 24. 04:20

'프리츠 랑의 아메리카 특별전'이 이번주로 끝납니다. <블루 가디니아>를 제외하면 한번씩은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지난번 오승욱 감독님과의 시네토크에서도 서로 나눈 이야기이지만 프리츠 랑의 미국영화는 독일시절의 영화들보다 (개인적으로는) 더 매혹적입니다. 가능한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특히, 점점 급진적인 페시미즘의 세계로 빠져든 프리츠 랑의 50년대 영화들이 그러합니다. <빅히트>나 <도시가 잠든 사이에>를 보면 밀통과 음모, 시스템과 파워게임, 기계장치들의 표면과 깊이의 드라마가 아주 탁월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이런 영화의 묘미는 '스토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 스토리 '텔링'에 있습니다. <도시가 잠든 사이에>을 보는 즐거움이나 놀라움은 살인자의 이야기를 대수롭지 않게 처리하는 랑의 작법에, 그리고 <빅히트>의 특별함은 영화의 첫 시퀀스에 이미 내재해 있습니다. 예술가로, 펄프픽션의 스토리텔러로, 때로는 엔터테이너로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고민해야만 했던 미국시절의 프리츠 랑이 만든 영화는 현재에도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만듭니다. 시간이 없으신 분들을 위한 추천작은 이미 영화를 보신 다른 분들이 해주셨으면... 저로서는 50년대 랑의 모든 영화를 가능한 다 보셨으면 합니다. 쉽게 볼 수 있는, 극장에서 볼 기회가 많은 영화들이 결코 아닙니다.   

가을에는 시네마테크에서 그동안 묵혀두었던 영화강좌를 개설합니다. 예전 '카페 뤼미에르'라는 제목으로 일본영화와 아메리칸 시네마를 강좌를 통해 살펴본 적이 있었고, 영화제가 열리면 매번 시네토크'나 '관객과의 대화'시간을 준비하긴 하지만 영화에 대해 좀더 꾸준한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라면서 10월 17일부터 매주 수요일 7시 30분 부터  10번에 걸쳐 '영화의 매혹'을 살펴보는 연속강좌를 준비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추후 공지를 통해 나가겠지만,  미리 예고해 드리자면 이번 연속강좌는 영화와 시각성(주은우), 막스 오퓔스의 무대위의 삶과 이동하는 카메라(홍성남), 자크 투르뇌르의 영화미학(이수원), 영화에서의 미술(정은영), 루키노 비스콘티와 멜로드라마(한창호), 한국영화와 모더니티(김소영), 살인의 해부: 1960년대말 미국/일본/프랑스 액션영화 커넥션(오승욱), 구로사와 기요시의 복수연작과 장르성(김영진), 마이클 만과 아메리칸 시네마(김성욱), 영화와 테크놀로지: 공각기동대와 매트릭스(이정우) 등, 철학자, 사회학자, 영화비평가, 영화감독 등이 참여해 각각의 주제로 이와 관련한 영화장면의 클립들을 함께 보면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이번 강좌를 통해 시네마테크에서 영화애호가들끼리의 나름의 커뮤니티가 또한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김성욱)


2007/10/28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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