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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버블 할리우드 본문
<파티 The Party> : 버블 헐리우드
‘핑크 팬더’ 시리즈로 유명한 피터 셀러즈는 불과 5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요절한 희극배우였다. 그의 천재성은 철저한 변신술에 있다. 그의 생애를 그린 <피터 셀러즈의 삶과 죽음 The Life And Death Of Peter Sellers> (2004)이란 영화의 한 장면에서 ‘어떻게 그렇게 연기를 잘할 수 있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나 자신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무채색이기에 무슨 색으로도 어떤 모양으로도 물들일 수 있다.” 블레이크 에드워즈의 <파티>는 이 말의 완벽한 예증이다. 피터 셀러즈는 여기서 헐리우드에 불시착한 인도인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한다. 그가 전형적인 영국인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파티>는 인물에서 시작해서 인물로 끝나는 영화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정작 인물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말해야 할지 주저하게 된다. 인물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없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자크 타티의 <플레이 타임>에서 윌로에 대해 말하는 것과도 같다. 일단 그는 초대받지 못한, 아니 초대받았다고 착각하는 인물이다. 인도의 배우 박시(피터 셀러즈)는 영화출연을 위해 헐리우드의 파티에 초대받는다. 그의 초대는 전적으로 오해에 근거한 것이다. 사소한 실수로 초대장이 잘못 전달되어 헐리우드 관계자들만이 모이는 파티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그가 문을 들어서는데 상당한 시간과 곤경을 겪는다는 점을 영화의 첫 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셀러즈의 개인기가 여기에서 빛을 발한다.
박시는 헐리우드의 서부극을 동경해 멀리 인도에서 건너온 배우다. 현관에서 로비로 건너가기 위해 흐르는 물을 건너야만 하는 상황은 이를 코믹하게 풍자한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과 부족한 영어로 그는 자주 실수를 저지른다. 이미 그는 영화 촬영 중에 수습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질러 세트를 파괴하는 등의 소동을 일으켰다. 이 때문에 헐리우드 촬영소장은 그를 기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이다. 하지만, 사소한 실수가 그를 비버리힐스의 파티로 안내한다. 최신식 시설로 구비된 저택은 그에게는 헐리우드 영화만큼이나 화려한 세계로 비쳐진다. 말하자면 파티장은 영화의 첫 장면만큼이나 화려한 할리우드의 이면이다. <파티>는 그런 박시가 파티를 혼란에 빠뜨리는 일대 소동극을 코믹하게 그린다.
두 가지 흥미로운 설정이 있다. 피터 셀러즈가 하고 많은 사람들 중에 인도인을 연기한다는 점이다. 신분계층집단의 차별에 근거한 카스트 제도가 엄연히 존재하는 인도사회와 엄격한 차별과 배제로 구성된 헐리우드는 여기서 친밀한 풍자적 관계를 맺는다. 헐리우드의 중역들이 포진해 있는 파티장의 모습은 이러한 차별성의 전시장이다.
박시는 헐리우드의 문에 들어설 수 없는 인물이기에, 이 파티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모든 것들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는 절멸의 천사이다. 단지 내용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자크 타티가 <플레이 타임>>에서 보여준 것처럼 이 영화는 코미디의 민주주의라는 형식으로 이러한 차별을 넘어선다. 영화의 장소에 입회한 모든 사람들이 동등하게 평등하게 처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플레이 타임>의 레스토랑 장면에 필적하는 엄청난 파티장면이 여기에 있다.
둘째. 두 가지 상징의 충돌이 있다. 박시는 자국의 상징인 코끼리가 더렵혀진 것에 분노해 코끼리의 몸을 세척하려 하고, 이 때문에 파티장은 거품으로 뒤덮인다. 저택 전체가 거대한 거품으로 사라져버리는데, 이는 헐리우드의 허식이 거품이 되어버리는 운명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듯하다. 헐리우드가 버블이 되어가는 상황. 이 영화는 헐리우드의 파국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김성욱)
*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애서 '파열:고전영화의 붕괴'라는 섹션에서 상영하는 영화 중의 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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