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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개관 10주년: 존 카사베츠 회고전 본문
개관 10주년 기념
존 카사베츠 회고전
John Cassavetes Retrospective
5월 10일이면 서울아트시네마의 개관 10주년이다. 이미 10년이기도 하고, 벌써 10년이기도 하다. 창립 때부터 있었으니 나도 시네마테크의 삶 10년을 맞는다. 꽤 오랜 시간이기도 하고, 영화 백 십여년의 역사를 생각하자면 1/11의 생을 시네마테크에서 보낸 셈이다.
개관 10주년을 맞아 5월 8일부터 20일까지 '존 카사베츠 전작 회고전'을 개최한다. '빅 트러블'을 제외하면(존 카사베츠은 이 작품을 자신의 작품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그의 전작 11편이 상영되는 첫번째 회고전이다. 그러고 보면 2002년, 시네마테크가 안국동에 있던 시절 서독제의 특별전으로 존 카사베츠의 영화를 튼 적은 있다. 5편의 영화를 상영했으니, 카사베츠의 특별전이 처음 열린지 10년만에 상영되는 셈이다.
카사베츠는 1959년 그의 첫 작품 <그림자들>을 시나리오나 콘티 없이 즉흥적으로 만들었다. 그 순간 유럽에서는 장 뤽 고다르와 누벨바그 감독들이, 그리고 일본에서는 오시마 나기사와 같은 젊은 감독들이 전과는 아주 다른 방식으로 자유로운 영화를 '발명'하고 있었다. 카사베츠는 그런 새로운 영화의 물결을 가장 독립적으로 헤쳐나간 인물이었고, 인간의 다양한 감정의 상태를 지속적인 흐름으로 표현해낸 흔치 않은 감독이었다.
언젠가 프랑스의 영화 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가 카사베츠에 관한 특집기사를 다룬 적이 있었다. 그의 추모 특집판이었다. 가장 흥미로운 글은 카사베츠를 자신의 진정한 스승으로 여긴 마틴 스콜세지의 간결한 에세이였다. 그는 카사베츠의 영화가 자신에게 미친 영향을 다음과 같이 말했었다.
"내가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이던 시절에 나는 처음 <시민 케인>을 보았다. 이 영화는 영화를 보는 새로운 방식을 내게 가르쳐 주었다. 내가 겪은 두 번째 충격은 존 카사베츠의 영화 <그림자들>이었다. 이어 나는 트뤼포, 고다르, 샤브롤, 안토니오니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게 가장 최고의 감독은 카사베츠였다. 그의 작품은 어떻게 에너지와 감정이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모든 물질적 어려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었다. 나는 오슨 웰즈의 모든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 스무 번 정도를 보아야만 했었다. 하지만 카사베츠의 영화는 단지 한 번만 봤을 뿐이다. 내가 그 영화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영화는 정감이 있고, 심리적으로 나를 감동시켰다. 내게 있어 카사베츠의 영화는 다양성과 현존, 삶 그 자체의 본성을 제시해 주었다. 그것은 내가 영화에서 삶을 포착하기를 바랬던 그러한 것이었다”.
사랑, 진실, 불신, 고립, 즐거움, 슬픔, 흥분, 어리석음, 불안함, 취기, 쾌활함과 번뇌, 유머, 완고함, 두려움. 그리고, 존 카사베츠, 지나 롤랜즈, 벤 가자라, 피터 포크, 세이무어 카셀을 만날 시간.
상영작(11편)
그림자들 Shadows(1959)
투 레이트 블루스 Too Late Blues (1961)
기다리는 아이 A Child is Waiting (1963)
얼굴들 Faces (1968)
남편들 Husbands (1970)
별난 인연 Minnie and Moskowitz (1971)
영향 아래의 여자 A Woman under the Influence (1974)
차이니즈 부키의 죽음 The Killing of Chinese Bookie (1976)
오프닝 나이트 Opening Night (1977)
글로리아 Gloria (1980)
사랑의 행로 Love Streams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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