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변화의 이미지가 가능한가?

 

다큐 매거진 DOCKING에 지난 11월에 세상을 떠난 페르난도 솔라나스 감독에 관한 글을 썼다. 1968년 6월, 페사로 영화제에서 그의 작품 <불타는 시간의 연대기>가 처음 국제적으로 공개되고, 다음 해에는 ‘제 3영화를 위하여’라는 선언문이 발표된다. ‘제 3영화의 길’을 둘러싼 논의가 워낙 많아서 주요한 본론은 아마도 다음에나 가능한 일이겠지만, 그의 작품과 ‘제 3영화’를 둘러싼 논의와 논쟁에 대해 다루면서 어떻게 여전히 변화의 이미지가 가능한지에 대해 말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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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6일 페르난도 솔라나스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 부고를 알리는 로카르노 영화제 홈페이지 1) In Memory of Fernando Solanas, https://www.locarnofestival.ch/LFF/news/2020/11/fernando_solanas.html 에 실린 글처럼 그는 현대 영화와 우리가 영화에 대해 인식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작가였다. 남미 혁명의 불꽃이 타오르던 1960년대, 솔라나스에게 영화제작은 신식민주의에 맞서기 위한 집단 영화제작으로, 이는 신식민주의 체제에 대항하는 무장해방투쟁, 즉 게릴라 투쟁에 가까운 것이었다. 게릴라 투쟁이 억압적인 신식민지 정권에 대항하는 혁명적 대안인 것처럼, 자본의 영화산업 지배에 대항한 게릴라 영화는 혁명적 대안이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고, 이런 생각을 근거로 옥타비오 헤티노와 함께 ‘해방영화그룹’을 결성해 1968년에 <불타는 시간의 연대기>라는 혁명적, 정치적, 논쟁적 영화를 제작했다. 다음 해에는 이 경험을 근거로 ‘제3영화를 향하여’라는 선언문을 세계에 공표했다. 1969년 10월, 장 뤽 고다르와 만난 솔라나스는 영화감독의 혁명적 의무가 무엇인지를 묻는 고다르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영화를 무기나 총처럼 사용하고, 작품 자체를 하나의 사건, 행위, 혁명적 행동으로 바꾸는 것이다. 2) Godard by Solanas. Solanas by Godard, 『Cinema Comparat/ive Cinema 』, Vol. IV · No 9 · 2016.p.15.

 

1968년 6월. 이탈리아의 페사로 영화제에서 솔라나스의 <불타는 시간의 연대기>가 처음 국제적으로 공개됐다. 당시, 페사로 영화제는 실험적인 새 영화들이 거래되는 국제적 만남의 장소로, 파솔리니, 바르트 등이 참여해 새로운 영화에 걸맞는 새로운 영화언어를 모색하는 컨퍼런스가 열리기도 했다. 1965년에는 체코 뉴웨이브 영화를, 1966년에는 뉴저먼 시네마, 1967년에는 뉴 아메리칸 시네마, 그리고 칸 영화제가 문을 닫은 1968년에는 중남미 영화를 소개하면서 <불타는 시간의 연대기>를 상영했다. 반복해서 회자되는 첫 상영에 관한 기록이 있다. 영화 1부가 끝날 무렵, 귀청이 터질듯한 타악기 리듬에 극단적인 클로즈업으로 체 게바라의 데드 마스크가 화면에 보이고, 영화를 본 관객들 모두는 일제히 일어나 구호를 외쳤다. 일부 사람들은 어깨에 영화감독을 메고 돌아다녔다고 한다: “끝없는 갈채, 열광적인 환호, 혁명적인 외침이 있었다. 조금 전, 스크린 아래 아직 비어 있는 곳에, 우리는 손에 잡히는 것은 무엇이든 고정시켜서, 붉은 글씨로 프란츠 파농의 다음과 같은 말이 적힌 종이를 고정해두었다. “모든 구경꾼은 겁쟁이거나 배신자다”. 이것이 이후 수십 년 동안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그 이미지들의 잠재적인 힘을 변화시킨 정치적이고 전투적인 영화의 서사시의 시작이었다. 3) Mariano Mestman, Tracing the winding road of The Hour of the Furnaces in the First World, 『A Trail of Fire for Political Cinema: The Hour of the Furnaces Fifty Years Later』,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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