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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코로나 위기는 영화에 기회가 될 수 있을까? 본문
12월에 출간된 계간 『영화가 있는 문학의 오늘』 겨울호(통권 제37호)에 ‘코로나 위기는 영화에 기회가 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제목과는 달리 예언자를 자처할 생각이 없기에 대신, 지난 2월부터의 코로나 상황으로 우리의 경험에 새롭게 들어온 영화(관)에 대한 생각들, 주로 노동과 자본, 영화가 필수적인가에 대한 논란들을 시간 추이에 따라 경험적인 측면에서 정리했다. 섣부른 주장보다 브뤼노 라투르의 말처럼 모든 것이 멈추었을 때 모든 것을 새롭게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따랐다.
"대유행은 지금까지 숨겨져 있던 영화의 이면을 ‘폭로’한다. 그것은 영화가 겉면에서 보여주고 조합하고 있는 모든 것의 이면에 있던 돈과 노동의 비밀이다. 나는 이런 주장으로 질 들뢰즈가 <시간-이미지>에서 언급한 다음과 같은 말을 참고한다: “돈은 영화가 겉면에서 보여주고 조합하고 있는 모든 이미지들의 이면에 있는 것이다.” 들뢰즈의 말을 고쳐 말하자면, 대유행이 초래한 영화의 상태는 영화(관)의 종말에 있지 않다. 대신 영화와 영화의 전체로서의 돈-노동 사이에 존재하는 구성적 관계, 그 이면에 존재하던 국제적 음모를 여지없이 드러내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영화를 침식해온 오래된 저주다. 코로나 대유행은 그러므로 한 편의 거대한 영화에 관한 영화다. 이 영화는 더 이상 돈이 남지 않았을 때 끝나게 될 것이다...나는 예언자가 아니기에 대신 대유행의 경험이 안내한 세계에의 참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새롭게 인식에 들어온 영화의 이면, 혹은 새로운 일상의 경험. 아니 진정한 의미에서 영화를 성립해 왔던 범용한 것들에 대해서 말이다. 우리의 경험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거나, 그것에 대해 신뢰할 수 없을 때, 우리의 잠재성은 낭비되고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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