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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완벽한 여름 - 호나스 트루에바의 ‘어거스트 버진’ 본문
지난해 11월 ‘신나는 극장전’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호나스 트루에바의 아름다운 작품 <어거스트 버진La virgen de agosto>(2019)이 드디어 3월 개봉한다. 1981년 마드리드에서 태어난 이 주목할 작가의 다섯 번째 장편은 마드리드 사람들이 더운 여름을 피해 도시를 떠나고 남은 이들은 정처 없는 관광객들 뿐인 8월의 여름, 도시에 남아 새로운 삶을 시도하려는 에바의 모험을 그린다.
이 영화는 2018년 8월에 촬영되어 2019년 8월에 공개됐다. 덕분에 우리 앞에 갑자기 도래할, 사회적 거리두기와 사람과의 접촉의 금지, 마스크로 대변되는 코로나 봉쇄 전의 마드리드의 여름의 빛을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다. 에바는 그런 여름이 ‘완벽하다’고 말하는데, 이 의미에 대해서는 영화를 보고 나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지난 강연 ‘산책하는 영화들의 여름 연대기’에서 말했지만, 이런 계보의 영화들, 이를테면 기욤 브락의 <다함께 여름을>, 미구엘 고메스의 <우리들의 사랑스런 8월>, 그리고 이 영화가 주로 참조한 에릭 로메르의 <녹색 광선> 같은 작품들과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호나스 트루에바는 이 영화를 만들기 전에 에릭 로메르의 <녹색 광선>(1986)을 여러번 다시 봤고, 역사를 통해 화가들이 다른 사람들의 그림을 그려왔던 것처럼 직접적으로 이 영화와 대화하기를 원했다고 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화가는 그림을 재해석하기 위해 다시 그것을 그립니다. 영화 역사에는 당신보다 훨씬 더 훌륭하고 똑똑한 감독들이 있었고, 그들에게서 배우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마리 리베에라가 <녹색 광선>에서 에릭 로메르와 작업했던 방식처럼, <어거스트 버진>의 주연 여배우 이차소 아라나도 이 영화의 시나리오에 참여했다. 이 둘은 <재회>(2016)라는 작품에서 함께 했는데, 이 작품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영화 후반부의 한 장면은 브레송의 영화에서 인용한 부분으로(이른바 자살의 다리, 라 부르는 곳에서의 장면), 그외에 영화 서두에 스탠리 카벨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이 잠깐 나오는데, 이는 영화의 주제와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특별히 그가 에머슨에 대해 썼던 글은 이 영화에서 에바의 ‘희망’과 관련된다고 생각한다.
여름 개봉이 아니라 아쉬운 분들도 있겠지만, 8월의 ‘완벽한’ 여름의 시작을 기대하며 미리 이 영화를 3월에 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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