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프랑수아 트뤼포
- 시네바캉스
-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 서울아트시네마
- 배창호
- 페데리코 펠리니
- 오승욱 영화감독
- 이두용
- 류승완
- 버스터 키튼
-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 배창호 영화감독
- 웹데일리
- 존 포드
- 오승욱
- 오즈 야스지로
- 고다르
- 하워드 혹스
- 영진위
- 2008시네마테크의친구들영화제
- 시네마테크 공모
- 김성욱
- 에릭 로메르
- 아녜스 바르다
- 존 카사베츠
- 박찬욱
- 최선의 악인들
- 시네마테크
- 시네마테크 사태
- 최후의 증인
- Today
- Total
CINEMATHEQUE DE M. HULOT
부뉴엘의 은밀한 매력 본문
“어떤 전통예술도 영화만큼 잠재된 것과 획득한 것 사이의 불균형이 크지는 않다. 영화는 다른 어떤 형태로 인간을 표현하는 것보다 효과적으로 사람을 자극할 수 있으며, 또 무엇보다도 효과적으로 사람을 마비시키기도 한다...영화는 자유 정신에 맡겨진 훌륭하고 위험한 무기이다. 영화는 생각, 감정, 본능의 세계를 표현하는 최상의 매체이다. 내가 영화를 통해 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들을 일깨우는 것, 그리고 모든 사람이 가장 좋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려는 체제순응주의의 모든 규율들을 파괴하는 것이다.” (루이스 부뉴엘)
2000년, 그의 탄생 백주년을 기념해 처음 개최한 회고전 이후 17편의 작품을 상영한 2005년의 대규모 회고전, 멕시코 시절의 작품을 상영한 2008년의 미니 회고전 이후 오래간만에 디지털로 복원된 부뉴엘의 영화를 상영하는 작은 회고전이 오늘부터 시작한다.
프랑스와 트뤼포는 <내 인생의 영화>라는 책에서 부뉴엘을 절망적인 세계를 그려낸 잉마르 베리만과 삶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려 힘쓴 장 르누아르의 중간쯤에 위치시킨다. 그는 부뉴엘이 ‘파괴적이지만 행복한 아나키스트였고, 스트로하임만큼 풍자적이었지만 더 가벼운 터치의 유머를 선보인 감독’이라고 평가했다. 부뉴엘은 평생을 초현실주의자로 살았고, 염세주의나 절망에 굴복한 예술가들과는 달리 삶에 대한 낙관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었다. 부뉴엘은 늘 자신이 무신론자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손 웰즈는 그를 영화 역사상 최고의 종교적인 감독으로 손꼽았다. 웰즈는 부뉴엘이 ‘오직 천주교인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신을 증오한 독실한 신자’라고 말했다. 알랭 베르갈라는 또한 부뉴엘이 평생에 걸쳐 인간으로서, 그리고 예술가로서 창조자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제한하려는 그 어떤 것과도 전투적으로 싸운 쾌활하고 사려깊은 투사였다고 말한다.
2005년의 회고전 때, 홍상수 감독을 시네마테크에 초대해 부뉴엘의 영화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감독들, 이를테면 로베르 브레송, 오즈 야스지로, 에릭 로메르를 한 명씩 호명하며 브레송은 지독한 완벽주의자로, 오즈는 자신과는 다른 그냥 참 좋은 사람이고, 에릭 로메르는 현명하고, 차분하고, 관조적이고 세상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걸 만들어내는 부러운 사람이라 했다. 부뉴엘은 감정적으로 좀더 끌리는 사람으로, 그는 부뉴엘이 솔직한 사람이기에 좋다고 했다. “우리가 갖고 있는 허구적인 믿음이나 자기기만이나, 되지도 않는 헛소리들, 이런 망상 같은 것들에 여러 가지 대처방식이 있겠지만, 부뉴엘이 보여주는 대응 방식은 너무 통쾌하고 기분이 참 좋아요, 보고 있으면.”
그가 부뉴엘에 대해 말한 표현 중에 오랫 동안 인상적으로 기억하는 말이 있다. 그는 부뉴엘이 “차분한 용기 같은 게 있는 사람 같아요“라 했다. 차분한 용기…이는 지배질서보다 더 강력하고, 더 풍부하고 더 일관된, 그가 평생 간직한 초현실주의자로서의 그의 덕목이자 태도였다고 생각한다.
부뉴엘의 시나리오 작가 장 클로드 까리에르는 부뉴엘이 논평자들의 수다에 침묵하는 태도를 유지했다 말한다. 그는 부뉴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모르면서, 19년간 함께 작업했는데 그 비밀스런 작업 방식은 이랬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까페에 앉아서 어젯밤 꿨던 꿈 얘기를 각자 하고, 친구 얘기를 하고, 읽은 신문 기사 이야기를 하고,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가 뭐가 떠오르면 같이 작업을 한다. 하루 일과가 끝날 저녁 무렵엔 각자 삼십분은 흩어져서 카리에르는 자기 방에 올라가서 30분 동안 가만히 앉아서 생각하고, 부뉴엘은 마티니를 먹으면서 생각하고, 그리고 나서 다시 만나 30분 동안 무슨 생각을 했는지 이야기를 하면서 작업을 한다. 요지는 이렇다. 운동으로 근육을 단련시키듯 매일매일 상상력을 돋우는 훈련을 해야 한다. 부뉴엘은 다른 사람이라면 참을 수 없는 모순들에도 본능적으로 평안해 했고, 영화가 ‘자유로운’ 정신에 의거한다면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여겼다.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과 더불어 <자유의 환영>에서 주목할 것이 이러한 자유, 특별히 사슬에 묶인 이야기의 자유다.
12.03. 15h10. 자유의 환영 Le fantôme de la liberté (1974) 루이스 부뉴엘 Luis Buñuel
+ 시네토크 | 게임의 규칙과 이야기의 유령
진행│김성욱 프로그램디렉터
“내 고백 하나는, 내가 정보에 대해 증오심을 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10년에 한 번씩 죽은 자들 사이에서 일어나 신문 가판대까지 걸어가서 신문 몇 개를 사고 싶다는 것이다. 다른 어떤 것도 더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겨드랑이에 신문 몇 개를 끼고 창백한 상태로 벽에 살짝씩 부딪치면서 나는 묘지로 돌아올 것이고, 세상의 재앙들을 읽을 것이다. 그리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무덤의 안식처에서 만족한 채 다시 잠들 것이다.“
루이스 부뉴엘과 스페인 영화의 현재
Luis Buñuel and New Spanish Cinema | 2022 Spanish Film Festival
'영화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아나는 영화를 쫓았던 작가 | 요시다 기주 (1933-2022) (2) | 2022.12.09 |
---|---|
바바라 루빈의 지상의 크리스마스 (0) | 2022.12.06 |
맑은 바람 - 미클로시 얀초의 ‘대결’ (0) | 2022.11.18 |
복원된 헝가리 클래식 -그리고 미클로시 얀초 (0) | 2022.11.15 |
침묵의 메아리 | 피터 골드만 (0) | 2022.1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