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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바바라 루빈의 지상의 크리스마스 본문

영화일기

바바라 루빈의 지상의 크리스마스

Hulot 2022. 12. 6. 11:25



올해 마지막 ‘실험영화 월례상영회’에서는 바바라 루빈의 전설적인 작품 <지상의 크리스마스>(1963)와 그녀에 관한 다큐멘터리 <바바라 루빈과 뉴욕 언더그라운드>(2019)를 상영한다. 실험영화 월례상영회를 기획하며, 일치감치 연말에는 이 작품을 상영할 계획을 세웠다.


그녀의 작품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은 2018년 베를린에 체류할 때다. 아스날에서 상영이 있었고, 거주하던 베딩 근처의 사비 칸템포러리(하룬 파로키 인스티튜트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에서 ‘Edit Film Culture’ 전시가 있었는데, 요나스 메카스와 나눈 바바라 루빈의 솔직하면서도 혼란스런 편지(아래의 사진들)에 눈길이 끌렸다. 그해 요나스 메카스는 아스날을 찾아 개막식에 참석하고 그의 친구들과 공연을 할 예정이었지만, 개막식에서 접한 것은 건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다는 그의 영상 메시지였다. 그는 다음 해인 2019년 세상을 떠났다.



수년 동안 요나스 메카사는 바바라 루빈과 나눈 편지와 그녀의 영화를 소중히 여겼고, 그녀가 작업과 여행 중에 요나스 메카스에게 보낸 이러한 미발표 편지는 그해 출간된 Film Culture 80호 특별호인 ‘Film Culture 80: The Legend of Barbara Rubin’에 수록되었다. 그리고, 바바라 루빈에 관한 척 스미스의 다큐멘터리 <바바라 루빈과 뉴욕 언더그라운드>가 다음 해 공개됐다. 이 다큐멘터리는 과소평가된 실험 영화 제작자 바바라 루빈의 삶을 되돌아 본다.


척 스미스는 요나스 메카스가 항상 “자신의 천사를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요나스 메카스는 바바라를 ‘나의 천사’라 불렀다. <지상의 크리스마스>에 대해 썼던 글에서 요나스 메카스는 삼단논법을 빌려 바바라 루빈은 부끄러움이 없고, 오직 천사만이 부끄러움이 없기에, 그녀는 천사라 말했다. 그러나, 불행한 것은 우리가 그것을 믿지 앟는다는 것이다. 요나스 메카스는 이렇게 썼다. "우리는 천사를 믿지 않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낙원이나 크리스마스를 믿지 않습니다." 연말의 크리스마스 시즌에 그녀의 영화를 봐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FRAMEWORK 실험영화 월례상영회
바바라 루빈(Barbara Rubin)
일시│12월 15일(목) 오후 7시 30분


1963│30min│미국│Color│Digital│청소년 관람불가
연출│바바라 루빈 Barbara Rubin
당시 18살의 바바라 루빈은 두 대의 영사기와 라디오로 구성된 상영 행사를 기획한다. 영사기 A가 스크린을 가득 채운 이미지를 영사하는 동안, 영사기 B는 그보다 작은 이미지를 같은 스크린에 겹쳐서 영사한다. 그리고 라디오는 지금 방송 중인 채널 중 가능한 강렬한 음악(이를테면 록음악 채널)을 튼다. 바바라 루빈은 짙은 분장을 한 이성애자와 동성애자의 성적 행위를 보여주는 동시에 이미지의 겹침을 통해 이를 알아보기 힘들게 만든다. 젠더 재현과 영화 장치, 상영과 퍼포먼스에 관한 급진적인 질문을 던지는 기념비적 작품. 공개 당시 제목은 “Cocks and Cunts”였으나 나중에 지금의 제목으로 바뀌었다.

바바라 루빈과 뉴욕 언더그라운드 Barbara Rubin and the Exploding New York Underground
2018│78min│미국│Color+B&W│Digital│청소년 관람불가
연출│척 스미스 Chuck Smith
출연│바바라 루빈, 밥 딜런, 앤디 워홀, 요나스 메카스
바바라 루빈은 60년대 미국 언더그라운드 문화의 중심에 선 인물이었다. 감독은 바바라 루빈의 다양한 활동과 생애를 살펴보며 그가 이룬 성취와 후대에 끼친 영향을 짚어본다. 밥 딜런, 앤디 워홀, 앨런 긴즈버그 등 바바라 루빈과 가까웠던 예술가들의 당시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