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CINEMATHEQUE DE M. HULOT

아틀리에의 예술 - 알랭 레네의 유작, 사랑은 마시고 노래하고 본문

영화일기

아틀리에의 예술 - 알랭 레네의 유작, 사랑은 마시고 노래하고

Hulot 2023. 1. 25. 18:56



알랭 레네는 자신이 아니라 영화 그 자체가 팀의 전체, 촬영 기사, 배우, 미술 스태프, 그리고 연출가를 끌어간다고 말했다. 영화는 그에게 ‘개인’ 작가의 예술이 아니라 ‘아틀리에‘ 혹은 ’스튜디오 예술’로, 늘 집단을 구성해 다른 이들을 끌어들이는 작업이다. 누보로망 작가들의 문학, 희곡의 영화화는 물론이고 엠마누엘 리바, 델핀 세리그, 사빈느 아제마, 피에르 아르디티 등의 무대 배우들을 영화에 기용했고, 오페레타와 뮤지컬, 만화, 범죄 영화, 멜로드라마 등의 장르를 적극 활용했다.


레네는 게다가 <X-파일>의 음악을 듣고 마음에 들어 마크 스노우와 유작 <사랑은 마시고 노래하며>(2013)를 포함해 네 편의 영화를 함께 했고, <지난해 마리앵바드에서>를 시작으로 유작까지 세트 디자인을 설계한 미술감독 자크 소르니에와 오랜 세월 작업을 함께 했다. 연극성은 레네가 장르의 컨벤션과 인공성을 영화에 새롭게 가져오고 장소의 강박성을 벗어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제작의 경제성을 가능케 했다.


후기 레네 작업의 탁월함은 이러한 제작 과정에 있다. 신작이 정해지고 일단 각본의 최종 초안이 전달되면 오랫동안 세심한 데쿠파주를 하고 배우나 스태프와 리허설을 거듭해, 실제 촬영에 들어갈 때에는 이미 모든 것이 완성되어 있었다고 한다. 레네는 유작 촬영시에 편집실에서 아무 것도 버린 컷이 없었다고 말했다. 오랜 세월 함께 세계를 공유해 온 동료들과의 팀워크가 이를 가능케 했다.

사랑과 죽음을 둘러싼 희극, <사랑은 마시고 노래하며>는 그런 협업의 마지막 완성이다. 오늘 마지막 볼 기회다.

01.25. 20h. 사랑은 마시고 노래하며 Aimer, boire et chanter (2013) 알랭 레네(Alain Resn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