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THEQUE DE M. HULOT

러시아 영화의 청춘 - 모스필름 백주년 특별전 본문

영화일기

러시아 영화의 청춘 - 모스필름 백주년 특별전

KIM SEONG UK 2024. 7. 15. 00:46

 

올해는 러시아의 영화제작사인 모스필름(mosfilm)의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입니다. 1923년에 설립된 모스필름의 첫 영화가 1924년에 개봉했기 때문에 올해가 모스필름의 진정한 100주년입니다.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2009년에 첫 번째 “모스필름 회고전”을 개최한 바 있는데, 근 15년 만에 100주년을 기념해 모스필름의 대표작을 상영하는 특별전을 개최합니다. 

 

거울 Зеркало / The Mirror

 

7월 17일(수)부터 28일(일)까지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러시아 영화의 청춘’이란 주제로 주로 1950년대 이후 모스필름의 새로운 물결을 주도한 새로운 감독의 작품 12편을 상영합니다.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미하엘 칼라토조프의 <학이 난다>(1957)와 채플린과 파솔리니 감독이 극찬한 전쟁의 비극을 그린 그리고리 추흐라이의 <병사의 발라드>(1959)는 러시아 영화계의 해빙기(1957~67년, 소비에트 예술계에 자유가 꽃핀 시기)를 여는 작품입니다. 러시아 영화의 새로운 젊음은 모스크바 시내를 자유롭게 산책하는 영화인 게오르기 다넬리야의 <나는 모스크바를 걷는다>(1964)와 우크라이나 출신 부부 영화인 라리사 셰피트코와 엘렘 클리모프의 <환영 또는 통행금지>(1964)와 <날개>(1966)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안드레이 콘찰로프스키의 <아샤 이야기>(1966)는 인간 관계의 단순함과 복잡성을 훌륭하게 드러낸 매우 중요한 영화입니다. 이 시기 모스필름의 국제적 성격은 모스필름과 ICAIC(쿠바 영화예술산업진흥원)의 협업으로 제작된 미하일 칼라토조프의 <소이 쿠바>(1964)와 일본의 구로사와 아키라가 연출한 <데르수 우잘라>(1975)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안드레이 루블료프 Андрей Рублёв / Andrei Rublev

 

영화가 시간 속 사물과 존재를 포착하는 예술임을 보여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세 편의 영화, <안드레이 루블료프>(1966), <거울>(1975), <잠입자>(1979)는 1960~70년대에 이르는 시기의 세계의 아름다움, 예술가의 역할, 꿈과 기억의 본성, 그리고 실존적 인간의 영혼을 담고 있습니다. 카렌 샤흐나자로프의 <배달원>(1986)에서는 1980년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로의 회귀와 페레스트로이카 시대의 젊은이의 열망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별전 기간에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연구센터와 공동 주최로 모스크바 영화제 프로그래머인 세르게이 라브렌티예프와 홍상우 교수의 대담이 열리며, 러시아 영화 전문가들의 다섯 번의 강좌도 개최됩니다.

 

상영작 

 

학이 난다 Летят журавли / The Cranes Are Flying

1957│98min│소련│B&W│DCP│15세 관람가 

연출│미하일 칼라토조프 Mikhail Kalatozov

출연│타티야나 사모일로바, 알렉세이 바탈로프, 바실리 메르쿠리예프

2차 세계대전 중 보리스는 군에 지원해 전장으로 떠난다. 그를 깊이 사랑하는 애인 베로니카는 갑작스레 혼자 남게 되고 설상가상 폭격으로 부모를 잃고 만다. 전쟁으로 인해 남겨진 이들의 고통과 슬픔을 그린 작품으로, 러시아 영화사의 ‘해빙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1958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병사의 발라드 Баллада о солдате / Ballad of a Soldier 

1959│88min│소련│B&W│DCP│15세 관람가  

연출│그리고리 추흐라이 Grigory Chukhrai

출연│블라디미르 이바쇼프, 잔나 프로호렌코, 안토니나 막시모바

독일군과의 전투에서 큰 공을 세워 휴가를 받은 알료사는 고향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위기에 처한 소녀를 도와준다. 이 일을 계기로 알료사와 소녀는 가까워지지만, 짧은 휴가 기간은 끝나간다. 해빙기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전쟁의 폐해와 실상을 그리기보다는 한 병사의 일상과 남겨진 가족의 모습을 그려 기존의 전쟁영화와 차별성을 보여주었다. 1960년 칸영화제 상영작.

 

소이 쿠바 Я-Куба / I Am Cuba

1964│141min│쿠바, 소련│B&W│DCP│15세 관람가  

연출│미하일 칼라토조프 Mikhail Kalatozov

출연│세르지오 코리에리, 살바도르 우드, 루스 마리아 콜라소

“나는 쿠바다.”라는 의미의 <소이 쿠바>는 사회주의 혁명 시기 역동적인 쿠바의 풍경을 네 개의 시선으로 비춘다. 미국인들이 즐비한 하바나의 유흥가, 가난한 농민들의 사탕수수 밭, 학생 시위가 벌어지는 거리 등을 생생하게 포착한 카메라의 시선이 인상적이다. 소련의 모스필름과 ICAIC(쿠바 영화예술산업진흥원)이 협업한 급진적인 정치 영화로 쿠바 미사일 위기 일주일 후 제작을 시작했다. 2003년 칸영화제 칸 클래식 상영작.



나는 모스크바를 걷는다 Я шагаю по Москве / Walking the Streets of Moscow

1964│78min│소련│B&W│DCP│15세 관람가  

연출│게오르기 다넬리야 Georgiy Daneliya

출연│니키타 미할코프, 갈리나 폴스키흐, 알렉세이 록티예프

한 작가가 두 명의 새로운 친구를 만난다. 한 친구는 결혼을 준비하는 중이고, 다른 친구는 광산 노동자로 별일 없이 모스크바 거리를 돌아다닌다. 이들은 아름다운 가게 점원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엉뚱한 일에 말려들어 경찰서에 가게 된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의 일상을 그린 코믹 드라마로 사랑, 자유, 젊음에 관한 유쾌한 자화상. 1964년 칸영화제 상영작.



환영 또는 통행금지 Добро пожаловать, или Посторонним вход воспрещён / Welcome, or No Trespassing 

1964│74min│소련│B&W│DCP│15세 관람가

연출│엘렘 클리모프 Elem Klimov

출연│빅토르 코시흐, 예브게니 예브스티그네프, 아리나 알레이니코바

여름 캠프 관리자 디닌은 수영 금지 구역에서 수영을 하다 적발된 이노츠킨을 집으로 돌려보낸다. 하지만 이노츠킨은 모종의 이유로 집으로 돌아가는 대신 캠프에 숨어서 생활하기를 선택한다. 엄격한 규율로 지배되는 캠프 안에서 아이들은 이노츠킨을 숨겨주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한때 아이였던 어른들과 언젠가 어른이 될 아이들에게 바친다.”라는 서문으로 시작하는 사랑스러운 풍자 코미디. 2015년 칸영화제 칸 클래식 상영작.



날개 Крылья / Wings

1966│85min│소련│B&W│DCP│15세 관람가  

연출│라리사 셰피트코 Larisa Shepitko

출연│마야 불가코바, 잔나 볼로토바, 세르게이 니코넨코

한때 영웅적인 러시아의 조종 비행사였지만, 지금은 한 학교의 교장으로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나데즈다 페트로브나의 인간적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한 작품. 감독은 당시 가장 매력적인 러시아의 여배우 마야 볼가코바를 기용해 한 여성의 절망적이면서도 고고한 삶을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라리사 셰피트코가 러시아국립영화학교(VGIK) 졸업 후 처음으로 연출한 장편.



안드레이 루블료프 Андрей Рублёв / Andrei Rublev 

1966│189min│소련│B&W+Color│DCP│15세 관람가  

연출│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Andrei Tarkovsky

출연│아나톨리 솔로니친, 이반 라피코프, 니콜라이 그린코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두 번째 장편 영화. 『삼위일체』, 『블라디미르의 성모』 등 성화로 유명한 러시아의 화가 안드레이 루블료프의 삶을 소재로 한 영화이다. 15세기, 『삼위일체』를 그리기 위해 러시아로 떠나는 루블료프는 전쟁과 약탈, 강간과 살인의 참혹한 현장을 목격한다. 종교인이자 예술가로서 그는 예술가의 역할과 현실 참여의 문제로 갈등한다. 1969년 칸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아샤 이야기 История Аси Клячиной, которая любила, да не вышла замуж / The Story of Asya Klyachina, Who Loved, But Did Not Marry

1966│99min│소련│B&W│DCP│15세 관람가  

연출│안드레이 콘찰로프스키 Andrei Konchalovsky

출연│이야 사비나, 게나디 예고리체프, 알렉산드르 수린

척박한 시골의 집단농장에서 일하는 젊은 여성 아샤는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임신한다. 하지만 그녀의 헌신적인 사랑은 보답 받지 못하고, 홀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 그녀의 앞에 새로운 구혼자가 나타난다. 혹독한 삶 속에서 자신의 존엄을 지키는 인물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소비에트 네오리얼리즘의 대표작. 두 주연을 제외하고 대부분 비전문 배우를 기용하였다. 1988년 베를린영화제 비경쟁부문 FIPRESCI상 수상.

 

거울 Зеркало / The Mirror 

1975│108min│소련│B&W+Color│DCP│15세 관람가  

연출│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Andrei Tarkovsky

출연│마르가리타 테레호바, 이그나트 다닐체프, 라리사 타르코프스카야

2차 대전 중 한 여인이 통나무 울타리 위에 앉아 남편이 돌아오길 기다린다. 그때 한 의사가 그녀에게 다가와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어린 알료샤는 아버지가 어머니의 머리를 감겨주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는 거울을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개인적 삶을 바탕으로 한 작품.

 

데르수 우잘라 Дерзу Узала / Dersu Uzala

1975│142min│소련, 일본│Color│DCP│15세 관람가   

연출│구로사와 아키라 黒澤明  / Kurosawa Akira 

출연│막심 문주크, 유리 솔로민, 스베틀라나 다닐첸코

1910년, 한 남자가 ‘데르수 우잘라’의 무덤을 찾아오고 시간은 과거로 돌아가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블라디미르는 러시아 오지의 지도를 만들기 위해 탐험을 하던 중 우연히 사냥꾼 데르수를 만난다. 마침 안내인이 필요했던 그는 데르수에게 함께 동행해 줄 것을 요청하고, 이때부터 이들의 인연이 시작된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실존 인물인 데르수 우잘라의 삶을 70mm 카메라로 영화화했다. 1975년 모스크바영화제 감독상 수상.



잠입자 Сталкер / Stalker

1979│163min│소련│B&W+Color│DCP│15세 관람가  

연출│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Andrei Tarkovsky

출연│알렉산드르 카이다노프스키, 아나톨리 솔로니친, 알리사 프레인드리흐

미래에 존(Zone)이라 불리는 한 도시가 있다. 20년 전 운석이 떨어졌다는 금지 구역에는 비밀의 방이 있고, 인근 군인들은 이곳에 아무도 출입할 수 없도록 통제한다. 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이 공간에 들어가는 단 한 사람만이 자신의 소원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어느 날, 어둠 속에서 한 남자가 나타나 그 공간 안으로 사람들을 안내한다. 1980년 칸영화제 에큐메니컬 상 수상.



배달원 Курьер / Courier

1986│88min│소련│Color│DCP│15세 관람가  

연출│카렌 샤흐나자로프 Karen Shakhnazarov

출연│표도르 두나예프스키, 아나스타샤 네몰랴예바, 올레그 바실라쉬빌리

모스크바에 사는 10대 소년 이반은 대학 입시에 실패하고 한 잡지사에 배달원으로 취직한다. 어느 날, 이반은 쿠즈네초프 교수의 집에서 그의 딸 카티야를 만난다. 푸시킨을 좋아하는 이반과 프랑스어를 배우는 카티야는 너무 다른 서로에게 급속도로 빠져든다. 80년대 말, 전쟁과 개혁으로 급변하던 소련의 풍경과 불안한 청춘을 담아낸 로맨틱 코미디로 러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화 중 하나이다. 1987년 모스크바영화제 특별상 수상.

 

아샤 이야기 История Аси Клячиной, которая любила, да не вышла замуж / The Story of Asya Klyachina, Who Loved, But Did Not Marry

◆대담
1. 해빙기 러시아 영화에 대하여 
일시│7월 18일(목) 오후 7시 <병사의 발라드> 상영 후
참석│세르게이 라브렌티예프(모스크바영화제 프로그래머)
진행│홍상우 교수 (경상대학교 러시아학과)


2. 엘렘 클리모프의 세계 
일시│7월 19일(금) 오후 7시 <환영 또는 통행금지> 상영 후
참석│세르게이 라브렌티예프(모스크바영화제 프로그래머)
진행│홍상우 교수 (경상대학교 러시아학과)


 

병사의 발라드 Баллада о солдате / Ballad of a Soldier

◆강좌 
1.상승과 하강의 미학 
일시│7월 20일(토) 오후 4시 <학이 난다> 상영 후
강의│홍상우 교수 (경상대학교 러시아학과) 


2.파국과 이후의 시간 
일시│7월 21일(일) 오후 5시 30분 <잠입자> 상영후
강의│김성욱 프로그램디렉터 


3.타르코프스키의 <거울>과 시간의 각인
일시│7월 25일(목) 오후 7시 <거울> 상영 후
강의│라승도 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연구소)


4.안드레이 루블료프-이콘과 도끼 
일시│7월 27일(토) 오후 5시 30분 <안드레이 루블료프> 상영 후
강의│이지연 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연구소)


5.사라진 여인, 라리사 셰피트코의 세계
일시│7월 28일(일) 오후 3시 <날개> 상영 후
강의│이희원 교수 (상명대학교 러시아·중앙아시아지역학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