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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필름2.0 - 영화의 집을 짓자, 보는 기쁨을 위하여 본문

시네마테크 이야기

필름2.0 - 영화의 집을 짓자, 보는 기쁨을 위하여

Hulot 2008. 1. 5. 02:21
영화의 집을 짓자, 보는 기쁨을 위하여
시네마테크 전용관, 어떻게 시작할까?
2007.02.14 / 김혜선 기자

시네마테크 전용관의 필요성이 대두된 지는 오래다. 이젠 언제 어떻게 누가 그런 일들을 이루어낼 수 있을지, 어떤 사례를 좇아 한국적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만들어야 할지에 대한 논의들이 뒤따라야 할 때다.

지난 1월 18일부터 2월 6일까지 서울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2회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박찬욱, 봉준호, 홍상수, 류승완, 김지운, 김홍준, 오승욱 감독, 영화평론가 정성일, 배우 유지태, 엄지원이 ‘시네마테크의 친구’를 자처했고, 작품을 추천한 이들 게스트와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는 거의 매진됐다. 이 때문에 영화제 첫 주엔 280석의 상영관에 200석이 들어차는 등 평일 평균 좌석점유율이 75%에 달했을 정도.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으로 인해 영화제는 한마디로 대박이었다. 서울아트시네마의 행사 중 가장 흥행이 잘되는 축에 속하는 ‘시네바캉스’도 평균 관람객이 100명 정도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상황이었다. 서울아트시네마 김수정 사무국장은 “19일간의 영화제 기간 동안 서울아트시네마를 찾은 전체 관객 수는 약 8,300명이다. 2006년에는 9일간 5,800명이 들었다. 기간이 19일로 늘었는데도 작년에 비해 관객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사실은 꽤 고무적”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관객들 중 상당수는 박찬욱, 김지운, 류승완을 비롯한 영화인들이 추천한 영화를 보고 싶다는 기대감, 영화를 보고 그들과 대화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영화제를 찾았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절규>와 '봉준호 감독과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대담‘은 가장 먼저 표가 매진됐고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의 추천영화 중에선 <복수는 나의 것>이 가장 빨리 매진을 기록했다. 김수정 사무국장은 “2주차로 접어들며 빌리 와일더 영화를 상영했을 때는 평소 시네마테크를 찾는 연령층의 관객들이 많았지만 감독들이 관객과 대화를 하러 오는 시간에는 관객 연령층이 매우 젊었다”고 설명한다. 신작 <절규>의 상영과 대담을 진행하고 영화제 후원차 서울아트시네마를 찾았던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이런 풍경을 보고 무척 놀라워했다. “일본에선 주류 영화감독들이 절대 이런 일 안 한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 자기 영화 찍느라 바쁘다. 어떻게 이처럼 관객 몇백만을 동원하는 현역 감독과 젊은 관객들이 한자리에 모여 영화를 볼 수 있는지 신기하다.” 하긴, 이건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풍경이다. 장 뤽 고다르, 프랑수아 트뤼포, 클로드 샤브롤 등이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 영화를 보고 열띤 토론을 했던 시절은 그들이 누벨바그의 명감독이 되기 전이었다. 기요시의 말처럼 이 신기한 풍경 속에는 시네마테크의 미래를 열어갈 중요한 열쇠가 있다.

공간이 곧 문화

감독들은 왜 시네마테크를 사랑할까? 지난 12월 말 ‘FILM 2.0과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대담’에 참석했던 봉준호 감독의 말이 그 이유를 대변해준다. "우린 불법 카피한 비디오테이프에 길들여진 세대다. 화질이 다 뭉개진 로셀리니의 <무방비 도시>를 눈이 벌개져서 본 사람들이다. ‘세계영화사’ 책에 나온 영화들을 전부 한번 보고 싶다는 열망이 너무 강했다.“ ‘야매’ 비디오 속 다 찌그러진 영상을 보면서 영화를 공부하고 만들었던 이들에겐 그 ‘야매’들의 실체인 필름으로 영화를 본다는 사실이 놀라운 경험일 수밖에 없다. 다운로드가 횡행하는 시대, 작은 모니터나 TV 화면으로는 체험할 수 없는 스크린의 기운이 그들을 시네마테크로 불러 모으는 것이다. 그런 감독들의 체험담을 들으러 온 관객들 사이에서 미래의 감독, 미래의 배우, 미래의 평론가가 나오는 순환의 역사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 체험을 상시적으로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건 영화를 평생의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나 영화를 문화로 받아들이는 이들 모두에게 일종의 축복이다.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허하라”는 이슈는 이런 취지에서도 부각됐지만 이 얘기가 물론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2002년 1월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출범하고 2002년 5월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지하에서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운영하는 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가 개관했을 때부터 그 길고 긴 논의의 역사는 시작됐다. 서울아트시네마는 아트선재센터와의 2년 계약 후 재계약 불가를 통보받고 2005년 서둘러 지금의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로 이사했다. 그러나 전세살이다보니 새로 이사 간 집도 불안하긴 마찬가지. 올해 3월 만료 예정이었던 허리우드 극장과의 계약이 1년 연장되면 잠시 안정을 찾긴 하겠지만 임대계약 연장은 당연히 임시방편에 불과함을 관계자들 모두 인지해왔다. 불안한 세입자 신세를 청산하지 않고서야 미래를 계획할 수 없는 일. 시네마테크 전용관이 필요하다는 논의는 그렇게 촉발됐고, 2007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를 통해 그 논의는 더욱 진지한 태도를 갖추게 됐다. 특히 영화제 중반 무렵인 지난 1월 31일에는 시네마테크 전용관 설립을 위한 포럼이 개최됐다. ‘시네마테크는 전용관이 필요하다’라는 제목의 이 포럼에서 서울아트시네마는 계획 중인 새로운 전용관의 조성계획과 이 공간의 성격과 내용 등에 대해 밝혔고, 40명가량의 회원 관객들이 참석해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 '영화의 집‘을 만들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아트시네마가 내놓은 전용관 구상은 이렇다. 일단 200~250석 규모로 영화 상영과 기타 공연이 가능한 단관 상영관의 형태를 취한다. 서울아트시네마 측은 “영화를 영화로 보기에 적합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2, 3개관보다는 단관 형태가 좋다고 판단했다. 규모가 커지면 어쩔 수 없이 이벤트성 행사를 열어야해 시네마테크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생각에 단관을 지향하기로 했다”고 밝힌다. 그 안에 대형스크린이 설치돼 있고 50명 정도를 수용해 토론을 벌일 수 있는 세미나실을 둔다. 관객들의 토론문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다. 허리우드 극장의 열악한 영사실과 다른 넓은 영사실의 필요성도 부각된다. 현재는 상영회 때만 어렵게 구한 필름을 상영하고 반납하는 형태지만, 필름을 지속적으로 상영할 수 있는 아카이브가 만들어진다면, 상영설비 역시 다양한 영화들의 포맷에 맞는 시스템을 갖춰야하기 때문이다.

전용관엔 다양한 형태의 필름을 틀기 위해 16mm, 35mm 등 여러 종류의 영사기를 갖추고 한꺼번에 10여 편을 상영하는 영화제를 열 경우 필름 릴을 여러 개 보관할 수 있는 규모의 넓은 영사실을 마련할 계획이다. 필름편집기를 보유한 필름검색실도 만들겠다는 포부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영화의 감흥을 간직한 채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영화 얘기를 할 수 있게 만든 시네카페도 부대시설로 계획 중이다. 미래의 서울아트시네마 전용관은 프랑스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나 미국의 필름 포럼, 필름 소사이어티 오브 링컨 센터처럼 박물관이나 전시실, 아카이브를 포함한 화려한 규모는 아니지만 한국적 실정에 맞춰가자는 취지의 구성으로 보인다. ‘영화의 집’으로 일컬어지는 ‘메종 드 시네마’의 축소판이라고 할 만하다. ‘영화의 집’이 정확히 무엇일까? 영화 박물관인가? 영화관인가? 영화 학교인가? '영화의 집‘은 이 모든 것을 포함해야하는 곳이다. 서울아트시네마 김성욱 프로그래머는 “미래의 시네마테크는 영화를 상영한다는 것만으로 그 기능을 다한다 할 수 없다. 교육, 자료 열람이 복합적으로 이뤄지는 곳이어야 한다. 과거의 영화들도 보면서 현재의 영화를 토론하고, 미래의 영화를 만들려는 사람들을 북돋아주는 곳이 돼야 한다”며 ’영화의 집‘의 가치를 설명한다. 문제는 이런 전용관을 어디에 어떻게 세울 것이냐다.

서울아트시네마가 밝힌 전용관 구상에 따르면 전용관 건립비용은 60~7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 정도 비용은 정부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뜻있는 대기업이 기업이름과 이미지를 내걸고 대폭 지원금을 낼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어려운 일이다. 그 때문에 서울아트시네마는 영화진흥위원회와의 연계를 통해 서울시와의 면담을 추진 중이다. 서울아트시네마 측은 오세훈 서울 시장과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대중을 이끄는 예술가들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투자라고 봤을 때 60~70억의 건축비용이나 대지 마련이 결코 많은 액수가 아님“을 피력할 계획이다. ”영화에 대한 담론을 만들어나가는 것은 곧 문화적 경쟁력을 갖추는 것"임을 설득하려 한다. 시네마테크를 지지하는 박찬욱, 봉준호 감독이 '문화 로비스트‘로서의 사명을 띠고 이 만남에 시네마테크의 대변인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2006년 12월에서 올해 2월로 연기된 이 만남은, 그러나 좀처럼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시네마테크 서포터스, 모여라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짓는 게 플랜 A라면,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건립할 때까지 무사히 혹은 꾸준히 현재의 시네마테크를 지켜내는 것은 플랜 B다. 플랜 B의 어려움은 시네마테크 운영의 어려움과 직결된다. 2006년 영화진흥위원회의 전국 시네마테크 지원금은 총 3억 7천5백만 원인데, 서울아트시네마가 허리우드 극장에 내는 임대료만 해도 그 액수의 1/3가량 되는 1억 4천만 원이니 운영재정의 열악함은 말로 다 못한다. 한정된 예산 하에서 프로그램을 위해 필름을 수급하고, 번역과 자막작업을 하는 등의 업무를 온전히 해내기란 당연히 어렵다. 절대비교를 할 순 없지만 미국 뉴욕의 대안극장이자 예술영화 전용관인 ‘필름 포럼’의 1년 운영예산이 35억 원임을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프로그램 운영과 필름 수급 등을 원활히 하려면 역시 지금보다 더 많은 서포터스가 필요하다.

시네마테크의 ‘붉은 악마’라 할 열혈 서포터스는 몇몇 영화감독들과 배우들의 모임인 '시네마테크의 친구들‘(대표 박찬욱 감독)이다. 올해는 문화적 연대의 차원에서도 시네마테크를 지지하는 미술가들이 참여해 전시회를 연 바 있다. 서울아트시네마는 이 외에도 서포터스 그룹을 하나둘 늘려나갈 요량이다. 추후 가장 눈에 띄는 서포터스그룹으로 떠오르는 이들은 한국영화감독조합(이하 ’감독조합‘)이다. 김성욱 프로그래머는 “감독조합의 감독들이 매달 시네마테크에서 상영하는 영화들 중에서 한 편을 골라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한다. 그 시작은 2월 말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영국 프리시네마 특별전부터다.

첫 타자는 <타짜> 최동훈 감독. 존 슐레진저의 <어 카인드 오브 러브>를 소개하고,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기로 했다. 최동훈 감독은 “한때 놀랍게도 한국에 시네마테크가 없었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은 시네마테크의 존재가 위협받고 있다. 감독조합 차원에서 마음의 응원 이상의 물질적 응원을 하겠다는 공론이 모아져서 참여하게 됐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보고, 관객들과 필름으로 영화를 보는 그 놀라운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한다. 최동훈 감독 외에도 감독조합의 봉준호 감독, 김대승 감독, 정윤철 감독, 김태용 감독 등이 적극적인 동참의 의지를 피력했다. 감독조합은 거시적 차원에서 상업적 이유가 아닌 시네마테크 상영을 위한, 혹은 소장가치가 있는 고전영화의 필름과 상영권을 구입해 시네마테크에 기증하겠다는 계획도 논의 중이다. 최동훈 감독은 “지금 한국 영화산업이 위기라고들 하는데, 이럴 때일수록 문화적 저변을 넓혀야하는 게 사실이다. 얼마 전 시네마테크에서 장 피에르 멜빌의 <그림자 군단>을 보고 이걸 필름으로 볼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해서 거의 울다 왔다. 본다는 것의 소박한 기쁨을 영화광이 아닌 일반인들에도 알려주고 싶다. 무식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해외로 유학 가 시네마테크에서 영화를 본 기억이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한국에 시네마테크가 건재하면 더 이상 유학 갈 필요도 없지 않겠나”라고 말한다. 사실 그렇다. 감독조합의 이런 움직임은 프랜시스 맥도먼드, 존 터투로 같은 배우들과 영화, 음악, 연극, 문학, 분야 기부자들이 참여해 미국 필름 포럼을 후원하는 집단 '서클 오브 아티스트’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서울아트시네마는 이 외에도 더 많은 배우들, 촬영감독조합, 소설가 집단이나 그 밖의 문화예술 단체들과의 연계를 통해 시네마테크 서포터스의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정부와 기업, 투자하라

1948년 앙리 랑글루아가 설립한 프랑스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가 2005년 낡은 샤이어궁에서 나와 전용관 격인 건물을 짓고 베르시로 이전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1980년대부터 이전 논의가 계속됐고, 90년대 말부터 정부 차원에서 이전 프로젝트가 구체화됐다. 현재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는 영화 상영을 위한 네 개의 스크리닝 룸이 들어서고, 랑글루아 시절부터 축적된 엄청난 소장품을 보유한 영화 박물관과 전시실, 모든 좌석에서 DVD, CD 등 영상을 볼 수 있는 영상자료실, 그리고 영화 전문가나 관계자들을 위한 라이브러리, 레스토랑 등 부대시설이 멋지게 자리 잡고 있다. 이전하기 전에는 10만 정도의 관객이 들었지만 이전 후엔 영화를 보러 오는 관객 수와 박물관, 전시회, 자료실을 다녀가는 방문자 수를 포함해 연간 40~50만 명이 다녀가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영화문화의 토양과 역사가 판이하게 다른 한국의 시네마테크가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를 표준모델로 삼을 수는 없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가 오랜 역사 속에서 이뤄낸 것을 한국의 시네마테크가 속성으로 이뤄낼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를 영화를 포함한 더 큰 문화유산으로 여긴 프랑스 정부의 시선은 모델로 삼을 만하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는 정부와 CNC(프랑스영화진흥위원회)가 재정의 80% 이상을 지원하며 나머지 20%는 관객수입으로 채운다. 포럼 데 이마주는 파리 시가 90%의 재정을 지원한다. 프랑스처럼 일찌감치 영화를 문화적 유산으로 인정한 독일의 경우도 시네마테크가 지역의 커뮤니티가 되는 사례가 있다. 독일 전역에서 160개 정도 운영되고 있는 공공영화관 코뮤날레 키노인데, 비영리단체가 재정의 80%를, 코뮤날레 키노가 들어서는 각 지방자치 단체에서 20%를 지원한다. 국가의 관여나 제도적 장치가 아닌 시장에서의 비상업적 방식으로 영화문화를 활성화한 미국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뉴욕영화제를 하면서 상설 시네마테크로 만들자는 의견을 수렴해 1969년 문을 연 ‘필름 소사이어티 오브 링컨 센터’는 극장수입, 잡지 판매수입, 사업수입으로 재정의 50%를, 기부금으로 나머지 50%의 수입을 충당한다. 2006년 미국 연예주간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지가 ‘뉴욕 최고의 극장’으로 평가한 ‘필름 포럼’은 포드 재단의 저금리 융자와 티켓수입이 재정의 40~50%를 차지하고, 기업 조성금, 개인 기부, 공적 지원 등을 받아 민간과 기업의 도움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실상 이들 어느 곳도 우리에게 딱 맞는 모델은 없다. 김성욱 프로그래머는 “한국적인 상황을 고려해 우리 스스로 모델을 만들어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지금으로선 서울아트시네마의 전용관 구상이 단순한 구상에 그치지 않게 하는 것이 급선무다. 인구 1,200만의 도시 서울을 향한 시네마테크의 호소가 받아들여질 때 부산과 대구 등 지역 시네마테크의 미래도 단단해진다. 그러려면 문화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 그리고 서울시가 시네마테크 전용관 설립 프로젝트를 한류 버금가는 중요한 문화 프로젝트로 받아들여야 한다. 미래의 위기를 두 손 놓고 맞을 수는 없는 일이다. 시네마테크는 더 이상 영화광만을 위한 집이 아니다. 영화라는 꿈을 꾸고 보는 유년부터 노년까지의 모든 이들을 위한 것이다.

사진 이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