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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할 하틀리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겼나? 이상한 일이지만 할 하틀리는 미국영화에 대한 최근의 논의에서 언제나 배제되어 있었다. 토드 헤인즈, 거스 반 산트의 신작이 여전히 극장의 스크린을 장식하고 있는 것에 비하자면 하틀리의 영화는 극장에서건 영화제에서건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90년대 '문화학교서울'과 같은 비디오테크에서 미국 인디영화를 소개할 때마다 그가 관객들로부터 언제나 거대한 환대를 받았던 것을 감안하자면 근래의 그의 영화에 대한 무관심은 지나칠 정도라 여겨진다. 물론 그때도 하틀리의 영화가 극장에서 필름으로 공개되는 일은 거의 없었다. 2005년에 공개된 가 한국의 국제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었던 비교적 그의 최근작이었다. 미국 평론가인 조나단 로젠봄이 왕가위의 바그너적인 과 비교하면서(두 편 ..
옛날 옛적, 세르지오 레오네가 있었다 비평적 거리를 확보하기 힘든 영화들이 있다. 이를테면 프랑수아 트뤼포가 히치콕과 인터뷰를 하면서 “는 제가 일주일에 두 번씩 보기도 했죠. 영화를 볼 때마다 세세한 장면들이 어떤지, 카메라의 움직임을 어떻게 하는지 등을 자세히 봐야겠다고 마음먹지만 이게 막상 영화가 시작하면 등장인물과 스토리에 빠져버려 아직까지도 영화의 기술적인 부분을 모르겠네요”라고 고백하는 것처럼 말이다. 나로서는 세르지오 레오네의 중후기 작품들(특히 1967년 이후에 만든 세 편의 영화)인 (이하 )와 (이하 )가 그런 영화들이다. 레오네의 영화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열렬한 팬으로서 어떻게 그의 영화에 도취되었는지를 슬며시 고백하는 것과 같다. 나는 그의 위대한 영화가 장 피에르 멜빌과 마찬가지..
2006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시네바캉스 서울’은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운영하는 서울 유일의 비영리 시네마테크 전용관인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여름 영화축제입니다. ‘시네바캉스 서울’은 고전영화와 함께 떠나는 즐거운 여름휴가로, 과거에 영화를 접했지만 이제는 영화관을 찾지 않는 중장년층 관객들, 고전 영화를 제대로 접할 기회가 없었던 젊은 관객들, 그리고 함께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가족 관객 등 서울 시민들이 자유롭게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영화제입니다. ‘2008 시네바캉스 서울’ 프로그램으로는, 이탈리아 웨스턴의 거장 세르지오 레오네의 대표작 (1961), (1965), (1966), (1968), (1971), (1984) 등을 모은 '세르지오 레오네 회고전', 90년대 미국..
우리가 이별을 고할 때마다 2003년에 ‘데릭 저먼 회고전’을 처음 시네마테크에서 개최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그의 특별한 영화세계에 지극히 감성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의 영화는 소수자적 정서, 특히 동성애적 세계를 그리고 있지만 그럼에도 지극히 정서적이고 가슴을 울리는 보편성을 갖고 있다. 몸으로 수용하고 가슴으로 기억하는 그런 이미지들이 눈을 시리게 할 만큼 강렬하게 다가온다. 마음이 먹먹해질 정도였다. 크리스 리파르드가 편집한 데릭 저먼에 관한 작은 책은 ‘내몰린 천사By Angels Driven’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데 이는 보들레르의 에 실린 ‘연인들의 와인’이라는 시에서 따온 것이다. 보들레르는 이 시에서 ‘오늘 세상은 찬란하다/재갈도 박차고 고삐도 없이/술 위에 걸터 타고 떠나자꾸나/거룩한 선..
종종 오락영화라 치부하며 간과하는 영화들이 있다. 혹은 지나칠 정도로 모든 미국영화를 정치적인 영화로 평가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9.11 테러 이후의 미국영화들, 이런 식으로 말이다. 모든 할리우드의 제작자들, 감독들은 그럴 경우 시대의 현실을 영화에 담아내는 민감한 정치영화감독들로 둔갑한다. 미국영화를 미학적으로 바라볼 필요를 느끼지 않는, 사회정치적 시각으로 영화들을 바라보는 이런 편중된 시선은 대신 아시아 영화들이나 유럽영화들을 볼 때는 별로 발생하지 않는다. 한국영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상할 정도다. 반대로 말하자면, 미국영화는 그렇다면 유럽영화가 그러지 않았던 것과 달리 언제나 시대의 민감한 표상작용을 했던 것일까. 일단 이야기를 하고자 했던 것이다. 를 보며 들었던 처음 들었던 생..
변화의 가능성과 희망을 쫓다 2005.09.14 / 김성욱(영화평론가) * 마찬가지로 2005년 '대만영화제'에서 참석한 허우 샤오시엔, 차이밍량 감독의 마스터 클래스, 개별적인 만남등을 바탕으로 당시 열렸던 영화제에 관해 썼던 글입니다. 허우 샤오시엔과 차이밍량 감독이 '대만뉴웨이브영화제'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기자 회견, 마스터클래스, 심포지엄 등에 동행한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김성욱 프로그래머가 두 감독과 대만 뉴웨이브의 오늘을 말한다. 지난 8월 24일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대만뉴웨이브영화제’에서 가장 기대했던 순간은 허우 샤오시엔과 차이밍량을 만나는 일이었다. 각종 영화제를 통해 두 감독을 만날 기회가 있었고 가볍게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있지만 이번엔 경우가 좀 달랐다. 이번 영화제는 대..
그들은 어떻게 대만의 역사를 새롭게 창조했나? 2005.08.23 / 김성욱(영화평론가) * 2005년도에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대만영화제'에 관련해 '필름2.0'에 썼던 글을 참고로 올립니다. 대만 뉴웨이브 20주년을 맞아 대만에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는 대만의 뉴웨이브가 70년대 영화적 암흑기를 거쳐 어떻게 태동하게 되었는가를 말해준다. 70년대 말 대만영화는 매너리즘, 새로운 오락의 출현, 홍콩 뉴웨이브의 출현과 비디오의 범람으로 인해 거의 궤멸 직전의 상황에 처해 있었다. 경제적으로 비약적 성장을 이뤘음에도 정치적으로 대만은 여전히 계엄령 하에 있었고, 게다가 영화 제작에 있어서는 촬영 전 대본 심사와 같은 엄격한 검열이 있었다. 하지만 몇몇 낙관주의자들은 이 암흑의 시기가 영화를 새롭게 갱신..
“과거와 소통하고 현재를 살아가며 미래를 꿈꾼다” 지난 2005년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운영하는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한 도시, 세 가지 이야기’라는 주제 아래 대만 뉴웨이브 영화의 세 거장 허우샤오시엔과 에드워드 양, 차이 밍량의 대표작을 망라하는 제1회 대만 뉴웨이브 영화제가 열렸습니다. 영화제 기간 동안 허우 샤오시엔과 차이밍량 감독이 내한하여 마스터 클래스를 열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2005년에 이어 대만 현대사에 대한 탐구 속에서 새로운 영화미학의 지평을 넓혀온 대만 뉴웨이브 영화와 그 후예들의 현주소를 살펴보는 제2회 대만영화제가 다시 한 번 관객들을 찾아옵니다. 특히 이번 영화제에서는 지난 해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과 슬픔을 자아낸 에드워드 양을 추모하며, 대만 현대사회의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