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THEQUE DE M. HU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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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영화관

작가의 아틀리에

KIM SEONG UK 2013. 4. 4. 20:07

 

 

Editorial

 

지난 3월 22일. 서울시청 신청사 대회의실에서 서울시가 주최한 ‘서울시의 영화산업 및 영상문화 발전을 위한 청책워크숍’이 열렸다. 2006년 이래로 시네마테크는 꾸준히 서울시가 시네마테크에 관심을 가져주길 제안했고, 근 7년 만에야 처음으로 시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이 자리에서 서울아트시네마 측은 서울에 시네마테크 전용관의 마련을 제안하는 발언을 했고, 연이어 정윤철 감독, 변영주 감독 등이 ‘감독들의 숙원사업’이라며 시네마테크 전용관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에 안정적인 시네마테크 전용관 마련을 촉구한 것은 2002년 개관 이래로 진행된 일이지만 영화인들의 공식적 의견으로 모아진 것은 2006년 1회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를 시작하면서이다. 그 결과 2007년에 독립영화관, 예술영화관, 시네마테크가 함께 입주하는 ‘다양성 영화 복합상영관’을 영화진흥위원회와 서울시가 마련하는 계획이 마련되었다. 자료실, 개인별 관람실, 세미나실, 카페, 서점, 레스토랑 까지 확보하는 대규모 복합상영관을 2010년까지 250억을 들여 지상 8층, 지하 4층 규모로 세우는 것이 당시 계획이었다. 하지만 2008년 새 정권의 등장과 그 해 5월, 4기 영진위가 새롭게 출범하면서 복합상영관 건설계획은 표류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2009년에는 영진위와 서울시의 무관심으로 계획 자체가 무산되었다. 그런 가운데 부산에서는 시네마테크 부산이 이전하는 새로운 영화복합공간인 ‘영화의 전당’이 건립되어 2011년 9월에 개관했다. 2010년 1월에 3‘서울에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건립하기 위한 추진위원회’가 발족된 것은 무산된 전용관 건립의 계획을 이어가기 위해서였다. 2011년, 12월 20일에는 서울시의회가 영상진흥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통과시키면서 예술․독립영화, 시네마테크 전용관 지원에 대한 규정이 신설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해 서울시는 전용관 지원에 대한 아무런 후속조치를 마련하지 않았다. 뒤늦긴 했지만 이번 워크숍이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마련하기 위한 첫 번째 의미 있는 자리였기를 기대하고 있다.

 

 

3월말부터 서울아트시네마는 새로운 연속기획으로 영화감독에 관한 다큐멘터리와 그의 주요작품을 함께 상영하는 ‘시네아스트의 초상’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프랑스 국영텔레비전(ORTF)이 제작한 ‘우리 시대의 시네아스트Cinéastes de notre temps’라는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차례로 소개할 예정이다. 영화평론가 앙드레 라바르트와 자닌 바쟁(앙드레 바쟁의 미망인)이 1960년대 초에 기획한 이 시리즈는 작가를 소개하고 그의 영화에 대한 비평적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첫 시작은 자크 리베르가 만든 장 르누아르에 관한 세 편의 다큐멘터리이다. 이 작품을 가장 첫 번째로 소개하는 것은 단지 장 르누아르에 대한 존경심 때문만은 아니다. 자크 리베트의 작업에는 더 큰 의미가 있다. 그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 3주간 르누아르와 시간을 보냈고, 이 작업에서 착상을 얻어 작가로서 그의 진정한 출발을 알리는 <미치광이 같은 사랑>(1969)을 만들 수 있었다. 말하자면 ‘시네아스트의 초상’은 거장들의 작업비밀을 몰래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작가의 아틀리에에 관객들을 초대한다.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