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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스스로 뭔가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 왕빙의 <철서구> 본문

영화일기

스스로 뭔가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 왕빙의 <철서구>

Hulot 2020. 3. 12. 12:46

 

-당신은 어떻게 영화감독이 되었습니까?

- “나는 <철서구>와 다른 많은 영화들을 만들었지만, 스스로 영화감독이라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인생에서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게 영화를 만드는 것은 시간 낭비를 피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았기에, 스스로 뭔가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내 첫 영화는 13년전에 만들었는데, 그때 나는 서른 다섯살이었고 여전히 이상을 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인생에는 하고 싶은 것과 우리가 결코 하지 못하는 일이 있습니다.
내 영화는 내 배경과 별로 관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런 일을 할 계획은 없었습니다. 10년 정도 건축설계 스튜디오에서 일했고, 건축에 관심이 많았지만, 건축설계에 필요한 교육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몇몇 건축대학의 프로그램에 지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다른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결국 건축대학보다 영화학교에 입하는 것이 더 쉬울거라 생각했습니다. 대학입학에 성공했고, 처음에는 사진을 공부했고, 그리고나서 영화를 공부했습니다.

졸업 후 직장을 구하느라 고생했어요. 중국에서는 영화 산업에서 일하려면 내가 갖고 있지 않았던 연줄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나는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스스로 다큐멘터리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대학에서는 픽션 영화만 공부할 수 있었을 뿐, 다큐멘터리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중국영화학교에는 다큐멘터리를 커리큘럼에 포함시키는 수업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내 생각대로 촬영을 했습니다. 원하는데로 촬영을 했던 것입니다.
그 결과가 선양시에서 다녔던 예술대학 근처지구에서 촬영한 <철서구>입니다. 그 지역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눈이었어요. 겨울에는 눈이 끊임없이 내렸습니다. 내 영화에서는 눈이 내리고, 영화를 통해 계절과 그것의 지나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관객이 한 사람의 삶의 일부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배경을 같이 보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람들을 꽤 오랫동안 촬영하는 편입니다. 오랫동안 다른 사람의 삶을 보여준다면 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 Simple Stories: An Interview with Wang Bing
by Aaron Cutler (Cineaste, Vol. XL, No. 4)


철서구 鐵西區 / Tie Xi Qu: West of the Tracks(왕빙, 2002)
3월 13일(금) 서울아트시네마 Seoul Art Cinema
11:30 1부: 녹 Part 1: Rust (245min)
16:30 2부: 폐허 Part 2: Remnants (178min)
20:00 3부: 철로 Part 3: Rails (134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