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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생 사이의 하늘 - 고모리 하루카의 <하늘에 귀 기울여 空に聞く> 본문
고모리 하루카의 다큐멘터리 <하늘에 귀 기울여空に聞>의 제목에 있는 '하늘 空'은 두 가지 의미를 지시한다. 그 하나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있을 하늘이다. 그 하늘 아래 이와테현 리쿠젠타카타시에 살고 있는 아베 씨는 그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2011년부터 작은 규모의 동네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면서 하늘을 향해 귀를 기울인다. 라디오 방송의 전파가 공중으로 발사되는 상태, 방송중(on air)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른 하나는 사라진 마을이 다시 재건되고 있는 미래에의 하늘이다. 이 하늘은 영화의 몇 장면들에서, 그리고 특별히 영화의 마지막에 가게의 뒷 문으로 바다로 향한 신작로 길과 새로 건설되는 시가지의 모습으로 중요하게 부각된다. 이 두가지를 담아내는 것으로 우리는 하늘의 풍경에 대해 말할 수 있고, 재난 이후의 두 가지 시간, 두 개의 생에 접근할 수 있다. 아베씨의 라디오 방송이나 고모리 하루카의 영화는 이 둘을 매개하려 한다. 그것이 재난 이후의 예술이 시도하려는 것이다. 바쇼의 시, '두 사람의 생, 그 사이에 피어난 벚꽃이어라 命二つの中に生きたる桜哉'가 말해주듯 생은 하나로 살아갈 수 없다.
영화는 프로파간다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왔기에 이를 부정하기는 힘들고 여전히 의심보다는 확신의 메시지를 중시하는 이들의 큰 목소리에 동조하기 쉽다지만, 그런 것으로 영상이 사회 운동에 포함된다고는 하더라도, 본질적으로 영화에 이끌리는 것은 하나의 특정한 견해로는 확언할 수 없는 이런 영상의 다양성에 있다. 가장 인상적으로 기억하는 풍경은 가게 뒷문으로 바다로 향해 나아 있는 간선도로가 쭉 뻗은 새로 마을이 재건되고 있는 풍경이다. 이런 비교가 적절할진 모르겠지만, 내게 그것은 흡사 존 포드 웨스턴의 풍경처럼 다가온다. 두 개의 생 사이에 하늘이 있고, 아베씨의 라디오 방송이 있고, 그리고 고모리 하루카의 영화가 있다. 내일(토), 고모리 하루카의 <하늘에 귀 기울여> 마지막 상영후에 이 작품에 대해, 재난 이후의 영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시네토크
일시│3월 20일(토) 오후 7시
<하늘에 귀 기울여 空に聞く Listening to the Air>(2018, 고모리 하루카 小森 はるか) 상영 후
참석 | 이승민(영화평론가) , 김성욱(프로그램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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