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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극장의 관람 환경을 잃지 않기 위해서 본문

영화일기

극장의 관람 환경을 잃지 않기 위해서

Hulot 2021. 3. 18. 00:44

 

원래는 후카다 고지 深田晃司 감독의 <옆얼굴 よこがお> 상영 후에 실시간 온라인으로 관객과의 대화를 시도하려 했었다. 하지만, 매년 작품을 선보이는 이 부지런한 감독은 지금도 새로운 영화의 작업중이라, 시간을 예정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본인은 매번 작품 제작이 성립 가능한지 엄청난 긴장감을 느끼고 있고, 늘 영화를 찍을 수 있다는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만들고 있기 때문에, 그리 안정된 상태는 아니라 말한다.

 

사전 인터뷰 영상에서-사전 인터뷰는 지난 2월 25일 밤에, 대략 40여분 줌을 통해 진행했다-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해외 영화제에 가서 프랑스, 한국, 모로코 등의 저와 동년배 혹은 저보다 젊은 감독들과 얘기해 보면 대부분이 저보다 2배 이상의 예산을 책정해서 찍고 있더군요”라며, 일본은 지원금이나 문화 예산이 너무 적은 나라이며, 영화 업계 안에 KOFIC처럼 영화진흥을 위한 단체가 존재하지 않아 독립영화나 작가성이 강한 영화 제작 환경이 너무 힘들다 말한다. 그의 작품 대부분의 촬영 일수는 3주라는데, 그럼에도 <옆얼굴>의 카메라 위치, 숏의 구성이나 연결은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면서도 흥미롭고 미학적으로 잘 구성되어 있다. 나는 그의 영화와-이를테면 <진심의 증거>를 포함해-최근 일본 영화 몇 편을 다른 자리의 강의에서 한국 독립영화와 비교해 데쿠파주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주의깊게 살펴본다면 흥미로운 점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의 라스트도 인상적인데, 특히 마지막 숏은 자동차 백미러에 비치는 주인공의 얼굴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한 질문에 그는 "저는 영화를 찍을 되도록이면 3인칭으로 그리려고 의식합니다. 등장인물 명에게 감정 이입해서 관객의 감정을 컨트롤하기보다는 오히려 관객 자신도 발짝 떨어진 시점에게 보게 함으로써 보는 사람 자신, 관객의 상상력을 유도하지 않길 바라는 거죠. 이 영화에선 이치코의 감정선을 따라 가지만 최후에는 이치코 역시 어떤 커다란 공간 , 불분명한 누군가의 시점 안에 있는 인물이죠. 마지막의 차창 숏 그렇지만, 3자의 시선에 의해 보여지는 이치코의 존재, 즉 누군가에 의해 보여지는 이치코의 존재를 의식해서 찍었습니다'라고 말한다. 인터뷰 말미에, 코로나 시대에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는데, 그는 극장을 찾는 중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정말로 지금 영화관에 와 주시는 관객분들께는 그저 감사하기만 할 뿐입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다른 영화 감독들도 그렇겠지만 처음부터 인터넷 상영을 상정해서 제작한 작품이 아니라면 영화 감독, 스태프들 모두가 영화관의 스크린과 영화관의 음향으로 상영될 것을 전제로 찍고 있고, 영화관에서 최고의 효과를 발휘하게끔 만들고 있습니다. 화집이나 작품 카탈로그가 있으니 미술관은 필요 없다는 말은 안 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인터넷 스트리밍이나 DVD가 있으니 영화관은 필요 없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영화관에 와 주시는 분들께는 그저 감사할 수밖에 없고 앞으로도 이런 관람 환경을 잃지 않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생각하고 싶습니다. 이건 일본에서든 한국에서든 마찬가지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