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THEQUE DE M. HU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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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일기

뭐가 당신을 그렇게 슬프게 하는 거죠?

KIM SEONG UK 2008. 3. 18.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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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정말 아름다워요.

당신 옆에 있는 게 영광이라 느낄 만큼요. 

당신 때문에 눈이 부셔요.

그게 진짜 내 감정이요


그런데 뭐가 당신을 그렇게 슬프게 하는 거죠?

당신은 내가 본 중 제일 슬픈 여자요


그런 당신이 웃으면..

마치 내게 태양이 떠오른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건

아마도 내가 아는 한 마릴린 먼로에 대한

가장 적확한 표현이자 최상의 찬사일 겁니다. 

존 휴스턴의 <야생마>에서 클라크 케이블은

마릴린 먼로에게 이런 식으로 말을 건넵니다.


알렉스 노스의

음울한 음악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의 초반 30분과

흑백의 빛이 점점 어둑해지는 밤으로 향하는 후반의 30분은

정말 마음을 울적하게 할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어두운 과거를 지닌 사람들,

무언가 상처를 입고 조화를 이루기 힘든,

그런 것들을 감내하며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힘겹게 찾아가야 할 때

마릴린 먼로는 조금은 곤혹스럽게 이런 식으로 묻곤 합니다  


"그래요. 우린 모두 죽을 수 있잖아요. 언제든지요..

그런데도 우린 서로 살아가면서 말 안하는게 많아요."


존 휴스턴의 대부분의 영화에서 

죽음은 사람들을 그런 식으로 가깝게 만들어줍니다.

운명을 공유하는 사람들 간에 공통의 연대감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렇게 죽음 직전에 있었던

클라크 케이블, 마릴린 먼로, 몽고메리 클리프트가

마지막으로 함께 어울린 <야생마>를 스크린에서 만나보세요.

아마도...

그들의 약하고 불안하고 흔들리는, 그러나 사랑스런 눈빛들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겁니다. (Hul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