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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신수원 감독의 에서 “너도 언젠가 나처럼 사라질 것이다.”라는 불길한 비문에 따르자면, 마찬가지로 사라질 워기에 처한 것이 과거의 영화만은 아니다. 덧붙이고 싶은 것은 코로나 위기와 더불어 가속화한, 그 자체 역사의 창백한 그림자가 되어버릴, 폐기처분될 운명에 놓인 낡은 영화관이다. 폐관을 앞둔 극장의 천정 한 가운데 뻥뚤린 거대한 구멍은 이미 영화관을 더 이상 그림자가 거주할 수 없는 불가능한 장소로 만들어버렸다. 원래 영화관은 이미지의 빛을 위해 닫힌 공간의 어둠을 필요로 한다. 구멍으로 들어오는 빛은 그 어둠을 불가능하게 한다. 대신 그림자는 극장을 떠나 현실을 떠돈다. 영화 내내 필름의 그림자를 쫓아다니는 중년의 영화감독 지완은 그러나 불완전한 필름의 이미지를 들여다 보기 위해 영사기의 불빛 대신..

지난 4월, ‘요나스 메카스 특별전’을 개최하면서 ‘Re:Voir’의 대표인 핍 초도프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하반기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실험 영화를 정기적으로 상영하는 ‘프레임워크 Framework’라는 기획을 하기로 했다. 매달 정례 상영으로, 그 첫 시작은 ‘아메리칸 언더그라운드 시네마’의 작품을 상영하는 일이다. 2020년 존 카사베츠 영화를 아카이브로 조성하면서 그해 4월, 카사베츠 작품과 더불어 아메리칸 언더그라운드 시네마를 함께 상영하는 기획전을 생각했는데, 코로나 확산으로 계획은 무산됐고, 셜리 클라크의 영화를 상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그 아쉬움도 남았고, 탄생 백 주년의 요나스 메카스와 더불어 동시대 아메리칸 언더그라운드 시네마의 역사를 재고할 기회를 관객과 나누고 싶었다..

2022 시네바캉스서울 영화제가 7월 28일부터 시작합니다. 올해는 관객회원이 추천한 ‘시네필의 바캉스’ 9편의 영화, 신작 ‘메모리아’를 포함한 아핏차풍 위라세타쿨 미니특별전, 로버트 시오드마크에서 마이클 만까지 도주를 그린 ‘탈주하는 영화’, 필립 가렐의 잔비바르 영화 두 편을 상영하는 실험영화 월례상영, 오페라의 밤, 작가를 만나다(‘오마주’의 신수원 감독), 그리고 시네바캉스 기간에 개최되는 네마프 영화제 프로그램까지. 올해로 17회, 코로나와 함께 벌써 세 번째, 스무 살 서울아트시네마의 여름 ‘시네바캉스 서울’의 첫날 개막일. 개막작은 디지털 복원작 자크 베케르의 (1961). 장 피에르 멜빌이 프랑스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영화라 말한 작품이다. 샹테 교도소가 이야기의 무대지만 실제로는 194..

펠린 에스메르의 작품이 몇 차례 영화제에서 공개된 바 있지만, 이상하다 싶은 것은 정작 그녀의 매혹적인 작품 (2017)이 상영된 적이 없다는 일이다. 터키 근작들을 상영하는 이번 ‘유라시아 영화제’를 준비하며 이 작품을 꼭 상영하고 싶었던 이유다. 제목에 포함된 ‘쓸모’는 뒤늦게 이 영화가 도착하면서 도리어 코로나 이후 ‘필수적’인 것으로 존재 증명을 해야 했던 여행과 영화의 유용성을 떠올리게 한다. 무엇이 우리의 삶에서 여전히 유용한 것으로 남아 있을까. 이런 삶의 질문은 그녀의 전작에서도 드러나듯 특별한 장소에서 제기된다. 이전의 공간, 사이의 공간은 이제는 닫힌 ‘망루’(2012)가 아니라 여행하는 기차의 움직이는 장소로, 언제든 비어 있는 자리로 타인과 교류하고, 창문을 통해 스쳐 지나가는 삶을..

지난 해에 이어 두 번째 유라시아 영화제를 내일부터 개최한다. 지난해 포커스는 벨라르스 신예 여성감독. 올해는 그간 상영할 기회가 적었던 튀르키예 뉴웨이브 이후의 영화를 특집 상영한다. 누리 빌게 제일란의 장편 데뷔작 을 개막작으로, , , 그리고 또 다른 튀르키예 뉴웨이브의 대표적 작가인 레하 에르담의 (2016), 세미 카플라노글루의 신작 (2021), 그리고 예심 우스타오글루의 (1999)을 위시해 현재 주목받는 여성감독들, 특히 펠린 에스메르, 제이넵 다닥, 메르베 카얀, 데니스 감제 에르구벤의 근작을 상영한다. 아쉬운 일은 좋아하는 세미 카플라노글루의 ‘유세프 삼부작’이나 벨마 바쉬의 작품, 그리고 레하 에르담의 초기 작품이 모두 35mm 필름이거나 이런저런 여건상 이번에 상영하지 못했다는 것이..

새가 지저귄다. 꽃이 피어 있다. 강아지가 뛰어논다. 고양이가 낮잠을 잔다. 강물이 흘러간다. 구름의 두둥실 떠간다… 영화 속 한 장면에서 아이의 점자책 읽기를 반복하며 아이를 떠올리는 순간이지만, 그럼에도 영화 마지막에 병원 침상에 누워 창밖 풍경을 보며 오토와 노부코가 작은 목소리로 읊조리는 장면은 이야기를 넘어서 원폭 이후에도 친밀한 미지의 일상을 그 자체로 긍정하려는, 이를테면 수용적 신체의 풍경에의 용해라고도 부를법한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이미 영화 첫 장면의 뭉게 구름과 오토와 노부히코의 매혹적인 용해가 이를 예시하고 있었다. 어쨌든 바람이 불고, 구름이 떠다니고 고양이가 낮잠을 잔다. 이 특별한 영화를 오늘 35mm 필름으로 마지막 볼 기회다. 35mm Film Last Screening ..

목적지를 더는 묻지 않을게요. 어쨌든 끝에 다다를 테고 나 역시 그걸 알 길이 없으니까요. 그러니까…길이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지만 여행은 이미 끝났습니다. 06.11. 15:30 매와 참새 Uccellacci e uccellini / The Hawks and the Sparrows (1966)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 Pier Paolo Pasolini + 시네토크 “대중은 어디로 가는가 - 현대적인 방랑자와 길 위의 영화” 강의│김성욱(프로그램 디렉터)

오키나와의 가장 오래된 영화관 슈리극장이 폐관했다고 한다. 1950년 9월에 개관한 이 극장은 지난 4월 극장주가 사망한 이후 휴관중이다, 극장 노후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인계하는 사람이 없어 폐관이 정해졌다고. 오키나와에 일주일 머물던 해에 극장에 들려 오즈 야스지로의 ‘태어나기는 했지만’과 버스터 키튼의 무성영화를 연달아 변사 버전으로 봤던 기억이 있다. 즐거운 영화였지만 마음이 편치 않던 때다. 당시 관장 킨조 마사노리의 안내로 2층 영사실도 방문할 수 있었다. 필름 상영은 멈췄지만 먼지 가득한 두 대의 영사기가 여전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3대에 걸쳐 극장을 이어간 그는 물려받은 극장을 계속 지켜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슈리극장에 관한 다큐멘터리 ‘류큐 시네마 파라다이스’의 끝무렵에서 그..